슈프림 x <아키라> 상상 컬렉션
상상은 자유니까.

<아키라> 감독 오토모 카츠히로가 최근 갤러리 X에서의 인터뷰 중 그가 슈프림과 협업할 것을 발표했다. <아키라>는 1980년대 만화책 시리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 영화로 전개된 일본의 ‘사이버 펑크 장르’ 명작. <매트릭스> <터미네이터>와 같은 헐리우드 공상 과학 영화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도 하다. 현재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실사판 영화 제작을 계획 중이며 <겟 아웃>의 조던 필과 <토르: 라그나로크>의 타이카 와이티티가 감독 후보로 거론되면서 또다시 이슈되고 있다.
오토모는 인터뷰에서 슈프림의 제안을 수차례 거절한 끝에 결국 설득당했다고 밝혔다. 협업은 이번 달에 발매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9년 ‘네오 도쿄’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기에 2019년이 아닌 2017년에 출시한다는 점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대다수의 슈프림 협업은 그래픽, 프린트 혹은 로고 플레이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발매한 협업 3개만 봐도 알 수 있다. 스톤 아일랜드, 안드레 세라노 그리고 히스테릭 글래머 모두 주로 기본적인 의류 실루엣에 다른 브랜딩을 입힌 것 뿐이다. 착용하기에 부담 없고 각 협업자의 팬들에게는 반가운 제품군이지만, <아키라>와의 컬래버레이션만큼은 영화 장면이나 캐릭터 그림 하나를 티셔츠 앞면에 프린트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에디터의 욕심이다. 그만큼 <아키라>는 이례적이고 전설적인, 완성도 높은 명작이기 때문에.
그래서 <아키라> ‘덕후’들을 위해 선정했다. <아키라> x 슈프림 컬렉션에 출시했으면 하는 제품 몇 가지. 단, 아직 <아키라>를 모른다면, 내용 누설이 있으니 주의할 것.
바이크 액세서리
‘아키라’하면 주인공 카네다의 상징적인 빨간색 오토바이와 작업복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재현한다면, 그의 복장보다는 액세서리가 더 흥미로울 듯하다. 대표적으로 카네다와 하시리야 폭주족이 거리를 질주할 때 착용하는 고글이나 바이크 장갑이 있다. 이미 2015 가을, 겨울 시즌 스키 고글을 출시한 슈프림이기에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네오 도쿄 프린트
온갖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네오 도쿄. 도시의 고층 유리 빌딩과 알록달록한 형광 조명에서 영감을 얻은 올 오버 프린트나 반짝이 디자인 디테일이 기대된다.
아키라 내장 프린트
죽은 아키라의 내장은 실험을 위해 캡슐 안에 하나하나 냉동 보존된다. 전자 기계와 교묘하게 합쳐져 괴물 같은 힘을 발휘하는 아키라의 신체 조직. 안드레 세라노의 ‘피와 정액‘ 무늬와는 또 다르게 신선한 결과물을 예상해본다.
넘버즈 잠옷
마사루, 키요코 그리고 타카시로 구성된 넘버즈 삼총사. 슈프림이 이들의 파스텔 계열 잠옷을 재해석하면 이들의 못생김에도 조금이나마 호감이 생길 것 같다.
넘버즈 장난감
넘버즈 삼총사는 밤중에 장난감으로 위장해 테츠오의 병실에 침입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진격의 거인>을 섞은 듯한 기괴한 장면의 연속. 이를 연상시키는 피규어나 인형은 어떨까. 다니엘 아샴의 무서운 곰 인형이나 발렌시아가의 귀여운 버전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시키시마 대령 넥타이
슈프림은 온갖 제품에 브랜드의 박스 로고를 부착하지만, 최근 넥타이를 선보인 적은 없다. 팔라스가 이번에 신사다운 클래식 로퍼를 소개했듯이 슈프림도 젠틀맨을 위한 실크 타이나 행커치프, 포켓 스퀘어를 발매하면 반가울 것이다.
실험 대상 ‘패턴’ 프린트
오오니시 박사가 아키라와 넘버즈를 비롯한 실험 대상들을 분석할 때 관찰한 각 대상의 ‘패턴’. 그들의 에너지 레벨과 뇌파를 표현하는 무지갯빛의 ‘패턴’을 미러 선글라스로 해석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