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사키 인터뷰 - 화려한 갤러리 페로탕 데뷔

무라카미 다카시는 나의 전부다.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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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워너비’. 아티스트 매드사키에게 종종 붙는 수식어다. 하지만 숱한 비평가들을 조롱이라도 하듯 그는 고작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빠르게 성장해왔다. 무라카미 다카시인스타그램에서 발굴하고, 카우스가 소속된 도쿄의 카이카이 키키 갤러리로 영입되며 스트리트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매드사키. 그는 최근 예술 잡지 <적스타포즈>와 협업한 벽화를 전시하며 버질 아블로, 닥터 로마넬리 같은 인플루언서들의 팬심도 얻었다. 일본과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매드사키가 그의 데뷔 개인전을 갤러리 페로탕에서 열기로 했다. 총 15점의 작품으로 구성한 <바다빙, 바다붐> 전시는 매드사키의 대표적인 ‘앤디 워홀 꽃’ 시리즈와 페로탕만을 위해 특별히 작업한 ‘영화 캐릭터’ 시리즈를 포함했다. “이 코트는 닥터 로마넬리 커스텀이야.” 매드사키가 흐뭇한 표정으로 뽐내며 말했다. 성공적인 컴플렉스콘 전시를 마무리하고 내한한 그는 즐거움과 흥분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호탕했던 그와의 대화를 여기에 기록한다.

매드사키 갤러리 페로탕 서울 <바다빙, 바다붐> 전시 인터뷰 2017 madsaki galerie perrotin seoul interview

‘매드사키’의 뜻은?

뉴욕에서 퀵 배달 기사로 일할 때 얻은 별명이다. 퇴근하면 친구들이 “야, ‘매드 사케’ 마시러 가자”라고 부르곤 했다. 미국에서 ‘mad’는 ‘엄청, 아주 많이’ 등을 의미하는 슬랭이다.

이번 전시의 이름은 <바다빙, 바다붐>이다. 영화 <대부>에서 소니 콜레오네의 애드리브로 처음 등장한 대사다. 이후로 이탤리언 몹의 스테레오타입이 된 이 말을 왜 전시 이름으로 선정했나?

사실 그 말의 유래가 <대부>인지도 몰랐다. <대부>도 참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굿펠라스>가 최고다. 322번은 넘게 봤을 거다.

<소프라노스> 드라마 시리즈에서 토니 소프라노의 클럽 이름도 바다빙 바다붐인데.

이제 모든 게 연결되는군! 하지만 ‘Bada bing, bada boom’은 무언가가 시원시원하게, 신속히 처리될 때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 작품도 그렇지 않은가.

매드사키 갤러리 페로탕 서울 <바다빙, 바다붐> 전시 인터뷰 2017 madsaki galerie perrotin seoul interview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작업한 고전 영화 캐릭터 시리즈에 관해 이야기해달라.

시리즈의 소재로 쓰인 영화는 내게 특별하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봤고, 내 부모님도 보며 자랐다. 고등학생 시절 클럽에서 놀다가 취한 상태로 집에 왔는데, 그때 부모님께서 보고 계셨다. 그때부터 록 음악을 틀고 취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이번 캐릭터 시리즈는 당시에 내가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한다.

당신은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 학교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했다. ‘완벽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그리기엔 자신이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파슨스는 전 세계적으로 명문 있는 학교 중 하나라 다소 아이러니하다.

파슨스가 가장 좋았던 점은 4년 동안 미술사를 배운 거다. 교수들은 “파슨스에서 졸업해도 절대 예술 시장에서 성공하진 못해. 그게 현실이니까 돈 낭비하기 싫으면 그냥 오늘 자퇴해”라고 종종 말했다. 하지만 난 교수들이 하지 말라고 충고했던 모든 걸 하고 나서 이 자리에 오게 된 거다. 파슨스 교수들은 나의 작품이나 내가 쓰는 소재를 보면 예술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봄 론 잉글리쉬에게도 물었다. 스트리트 아티스트로서 미술사를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기초는 알아야 한다. 역사를 알아야 그걸 ‘fuck up’ 할 수 있다. 모르는 사람은 표면적인 작품만 내놓는 거다. 반 고흐의 작품과 인생에 관해 모르면서 그의 작품만 베낀다면, 그건 아무런 의미나 깊이가 없는 행위다. 문맥을 공부해야 흥미가 더해진다.

매드사키 갤러리 페로탕 서울 <바다빙, 바다붐> 전시 인터뷰 2017 madsaki galerie perrotin seoul interview

눈동자는 종종 영혼을 상징하는데, 당신 캐릭터의 눈은 눈동자가 없는 점에 불과하다. 물감이 흘러내려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고, 딱딱한 로봇처럼 이모지 같은 미소를 지을 때도 있다. 감정이 있는 듯, 없는 듯한데.

그게 꼭 우리 세대 같지 않은가. 그냥 재미있고 웃긴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 아티스트로서, 사람으로서.

1980년 여섯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갔다. 학교에서 유일한 아시아인이었다. 백인만 있는 뉴욕에서 미국인들과 똑같은 문화 속에 살았지만, 난 어딜 가나 ‘일본인’이었다. 동시에 완전히 일본인도 아니었다. 어릴 땐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다. 내가 누구인지 몰랐고 내 고향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미국의 <루니 툰>을 보다가도 일본 망가를 읽었다. 그래서 그 ‘이중 문화’가 내 작품에 항상 드러난다.

한국은 요즘 ‘인생 뭐 뭐’가 유행이다. 당신의 ‘인생’ 만화는?

<루니 툰>.

매드사키 갤러리 페로탕 서울 <바다빙, 바다붐> 전시 인터뷰 2017 madsaki galerie perrotin seoul interview

<드래곤볼> <피터팬> 등 당신이 그리는 만화의 캐릭터는 어린이를 위해 탄생했다. 거기에 욕설을 삽입하고 순수함을 제거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게 내가 자란 방식이기 때문이다. 미국 가서 처음 배운 영어 단어는 ‘진주만(Pearl Harbor)’이었다. 매번 집을 나서자마자 동네 아저씨나 형들이 여섯 살짜리 꼬마였던 나에게 돌을 던지며 욕했다. “집에 가라, 진주만! Fucking Jap!” 이걸 시작으로 영어를 배웠다. 특히 뉴욕에서 퀵 배달 일을 할 때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는 나의 일부가 된 기분이다. 맨해튼 로워 이스트사이드와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서 살았는데, 당시에는 둘 다 아주 게토(ghetto)했다. 폴란드 아저씨들이 아침부터 보드카를 마시는 그런 동네였다. 미국에선 ‘fuck’ ‘shit’을 학교에서 말하면 안 되는데, 아이러니하다. 말할 수 없는 단어를 뭐하러 만들어? 욕은 나의 일상이다.

어린 자녀에게 이런 작품을 어떻게 설명하지?

아직 욕을 모른다. 영어도 모른다. 하지만 설령 알게 되더라도 상관없다. 나의 아버지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는데, 직업적인 영어밖에 몰라서 항상 집에 오면 내게 물었다. “‘Fuck you’는 어떨 때 쓰는 거야? 다른 슬랭도 가르쳐줘.” 아버지는 내가 일어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집에서 영어를 금지했다.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영어를 할 수 있을 때가 아버지에게 욕을 가르칠 때였다.

매드사키 갤러리 페로탕 서울 <바다빙, 바다붐> 전시 인터뷰 2017 madsaki galerie perrotin seoul interview

무라카미 다카시가 당신을 인스타그램에서 발굴했다. 그는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

그는 나의 보스, 나의 사부, 나의 전부다.

당신도 무라카미처럼 다른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아직 없다. 난 아직 갈 길이 멀다.

무라카미 외 버질 아블로, 닥터 로마넬리와 친분도 있다. 이들을 각각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버질 아블로: 크다. 키도 크고 존재감도, 영향력도 크다.
닥터 로마넬리: 사랑. 그는 사랑이 많다. 아주 순수하지.
무라카미: 将軍.

매드사키의 <바다빙, 바다붐> 전시는 2018년 1월 13일까지 아래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 페로탕 서울
종로구 팔판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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