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아블로 x 나이키 '더 텐' 서울 전시 후기

그에게 던진 질문.

신발 
31,284 Hypes

비판받을 생각을 하고 디자인하진 않는다. 난 뭘 해도 비판받을 것이다.

버질 아블로에게 물었다. “당신의 디자인을 비판하는 이는 없는가?” 그다지 참신한 질문은 아니었다.  누구든 비판을 피해갈 없는 당연하니까. 제아무리 인기가 많고 인정받는 사람이라해도 말이다. 오히려 아블로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수록 사람들은 더 두꺼운 돋보기로 그를 관찰하며 지적하려 들 것이다. 질문의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답변도 간단명료했다. 그가 나이키 ‘더 텐’ 서울 기자 회견에 모인 관객에게 말했다.

“당연하지.”

질문을 던진 이유는 하나였다. 자신의 시그너처 디자인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이 궁금했다. 티셔츠에는 “SHIRT”, 신발 끈에는 “SHOELACES”, 에어 밑창에는 “AIR”. 지극히 정직한 헬베티카 폰트 문구만으로 이케아 프락타 백을 하나의 ‘조각’으로 승화시키고 클래식한 운동화를 모든 이가 열광하는 ‘잇템’으로 만들어버리는 그가 신기했다. 그의 텍스트는 마치 디자인이 없는 디자인 같았다. 그저 여러 가지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라벨을 붙이는 수준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었다. 그의 설명이 필요했던 이유다.

내가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패션이 더 많은 것을 말해주길 원해서다. 접근하기 쉽고 친근한 방법으로 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문구는 스마트폰이든 어디서든 항상 접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만의 시그너처를 개발하고 싶었다. 그래서 타자기를 보며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이 알파벳으로 나만의 시그너처를 만들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비판받을 생각을 하고 디자인하진 않는다. 난 뭘 해도 비판받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창조물이 30년, 50년 후에 기억되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누구의 비판을 신경 쓰기 보다는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을 창조해냈는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자 회견의 참석자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확고한 비전과 자신감은 과연 스트릿웨어 애호가들을 홀릴 만했다. “스니커즈는 인류를 단결시키는 데 효과적인 매게체다. 그 어떤 외교 정치나 종교보다도. 나이키와의 협업이 대화와 소통에서 시작되었듯, 나도 ‘더 텐’ 컬렉션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결국, 내가 진행하는 모든 협업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난 결과물이다.”

버질 아블로 x 나이키 '더 텐' 꼼데가르송 virgil abloh nike the ten comme des garcons seoul 2017

더불어 아블로는 나이키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열정을 표했다.

오프 화이트 컬렉션의 가격이 높은 이유는 제품의 질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내가 생산하는 티셔츠와 후디는 모두 프라다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제작한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명분 하에 제품의 질을 희생시키고 싶진 않다. 나이키와 작업할 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내가 원하는 퀄리티의 제품을 높지 않은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초대 손님을 위한 아블로의 디제잉 퍼포먼스. 공연에 앞서 그가 관객에게 마지막으로 되물었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는 누구인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럼 아티스트는? 패션 업계는 꼭 디자이너만으로 채워야 하는 게 아니니까.”

아블로의 말대로 어젯밤 행사에는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참석했다. 타투이스트부터 러너, 피규어 아티스트, 레스토랑 오너 나이키 코리아를 대표하는 각계각층의 인플루엔서들이 자리를 빛냈다이들이 자신의 ‘더 텐’ 컬렉션 운동화를 뽐내며 즐긴 지난 밤 현장의 열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버질 아블로 x 나이키 ‘더 텐’ 컬렉션은 꼼데가르송 서울에서 오는 11월 18일까지 전시된다. 기타 국내 판매처 정보는 여기서 알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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