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라이언 맥긴리, 故 렌행의 마지막 캠페인
토템 컬렉티브의 ‘바오’.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중국 현대 예술가 중 하나는 아마 아이 웨이웨이일 것이다. 반항스러운 정치적 발언들 덕에 중국 정부에서 추방당하고 실형을 살만큼 박해받았던 웨이웨이. 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국에서 검열당한 예술가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지난 주말 생을 마감한 비운의 포토그래퍼 렌행이다. 살아 있었다면 다음 달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을 어린 렌행은 우울증을 앓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녀 구별 없이 해방적이고 예술적인 누드 사진을 추구했던 렌행의 작품은 그의 고향에서 철저히 배척당했다. 하지만 해외 패션계에서만큼은 라이언 맥긴리와 비견될 정도로 두꺼운 팬층을 지녔던 렌행. 독학으로 사진을 배우며 어두운 시를 쓰던 자신을 압박하는 베이징의 사회적 환경, 예술의 혼을 충족시키고 싶은 깊은 열망 그리고 자기 내면의 해결되지 않는 슬픔과 외로이 맞서 싸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마지막으로 임했던 작업이 그의 고별 소식이 발표된 당일 <하입비스트>에 전해졌다. 누구도 이 타이밍을 의도하진 않았다. 렌행이 최근 신진 가방 브랜드 토템 컬렉티브와 캠페인을 촬영한 시점과 우연히 맞아떨어졌다.
렌행의 마지막 거주지 베이징에서 촬영한 위 캠페인의 이름은 ‘바오’. 성조에 따라 중국어로 각각 ‘가방’, ‘보물’, ‘아기’, ‘폭발’의 뜻을 가진 단어다. 살아있다면 렌헹도 이 작업물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어리고 영민한 아티스트의 죽음이 이보다 더 안타까울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