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로우가 만든 서울의 공간, '프롬 서울' 팝업
서울을 위해 그리고 ‘나’가 아닌 ‘우리’를 위해.
가방다운 가방, 신발다운 신발, 안경다운 안경을 만드는 브랜드 로우로우. 사실, 이들을 재미있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건 아버지 덕분이었다. 지난 2015년 어느 날, 광장시장에서 원단 집을 운영하시는 아버지가 조그마한 매신저백을 매고 집에 오셨다. “아빠, 이거 어디서 났어?” 튼튼한 가죽끈과 고유의 왁시드원단, 앞 지퍼 디자인은 누가 뭐래도 로우로우였지만, 만일 카피 된 가방을 산 건 아닐까 하는 걱정 앞선 물음이었다. 아버지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먹자골목 지나서 라오라오인가 뭐 생겼던데? 신발도 팔고 카드지갑도 팔고 예쁜 것 많아.” 아버지를 통해 광장시장 점 오픈 소식을 듣게 된 필자는 놀라기도 전, 궁금증에 휩싸였다. 그 주변은 ‘구제시장’처럼 활성화된 곳도 아닌데 굳이 왜일까. 이 아이디어를 직접 떠올렸을 로우로우 이의현 대표를 만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2년이나 머릿속에 묵혀둔 그 궁금증은 지난 2월 문을 연 로우로우 명동점에서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롬 서울’이란 주제로 단 3개월만 운영될 이곳은 로우로우 매장이기는 하지만 로우로우만의 공간은 아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외계인 방앗간’ 쌀 빵, 17년 동안 뻥튀기만 튀긴 ‘김용석’ 장인과 아시아 최초 케틀콘 사 ‘파퍼스 케틀콘’의 합작인 한국식 팝콘, 명인 ‘김규흔’의 약과와 제과제빵 대가 ‘김영모’의 쿠키를 함께 모은 어울림 세트 국내 최초 지역 병맥주 강서 맥주, 그래픽 스튜디오 제로퍼제로 등 온갖 ‘서울다운’ 것은 다 모았다. 한 마디로 깔끔하게 정의해 본다면 ‘로우로우가 만든 서울의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과 이곳에 사는 우리 에게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의현 대표에게 물었다. 앞으로는 어떤 움직임으로 서울을 표현할 것인가. 그의 대답은 아래와 같다.
유행이 어떻든 우리는 서울을 좋아해서 광장시장에 매장을 개점했다. 왜 콜라보는 유명브랜드, 디자이너랑만 할까? 하다가 오래된 공장과의 협업, 첫 사용자와의 협업 등의 행동으로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남들보다 잘하진 못해도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얘기를 브랜드 망할 때까지 하고 싶다.
한국과 서울은 어쩜 우리에게 촌스러운 존재로 몰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로우로우와 서울은 앞으로도 멈춰있지 않을 것이다. 또 어떤 것을 할 것이고, 우린 다시 한번 놀랄 것이 분명하다. 서울을 위해 그리고 ‘나’가 아닌 ‘우리’를 위해 나아가는 로우로우에게 참 고맙다. 프롬서울의 주소는 아래와 같다.
프롬서울 바이 로우로우
서울시 중구
명동 8길 27
엠플라자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