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소년의 렌즈가 캡쳐한 스테레오 바이널즈
유진 허버트와의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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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레오 바이널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허재영은 ‘이런 사람이다’라 단정지을 수 없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고 8년간 영국에서 전시 디자이너로 활동한 그는 테이트와 V&A 뮤지엄과도 작업할 만큼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면서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인재다. 먼 유럽에서 전시에 관한 일과 동시에 국내 브랜드를 병행할 만큼 욕심도 많다. 그런 그가 파트너 김기환과 전개하는 스테레오 바이널즈는 그의 개성과 재능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디뮤지엄의 <유스>에서 전시 중인 그의 작품과는 또 다르게, 보다 상업적이고 전략적인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시장에 판매하는 의류 브랜드라해도 스테레오 바이널즈는 허재영의 예술적인 ‘집착’을 내려놓지 않는다. 허재영은 브랜드를 위해 장 줄리앙, 치 모두와 같은 아티스트들과 꾸준히 협업하며 교감한다.
어느 날 허재영은 모르는 소년에게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포토그래퍼 및 디자이너이자 고등학생인 17살 영국 청년 유진 허버트는 영국에서 여러 번 룩북을 촬영한 스테레오 바이널즈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마침 런던 출장을 고려하던 허재영은 그를 만나보기로 결심했고, 아니나다를까 교감했다. 서로가 지닌 디자인과 예술에 대한 관심이 통했던 걸까. 간단한 점심 식사 자리에서 둘은 즉흥적으로 함께 작업하기로 하고 바로 다음 날 작업에 임했다. “17세 소년의 눈으로 바라보고 연출되는 에디토리얼을 진행하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허재영은 도전적이고 겸손하다.
허버트는 칸예 웨스트의 돈다 출신 비쥬얼 디렉터 GEO의 콘셉트 스토어 디자인과 촬영을 도맡을 만큼 어린 나이에 이미 인정받으며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렌즈가 스테레오 바이널즈의 컬렉션을 캡쳐하러 향한 곳은 그가 즐겨 찾는 템즈강과 영국 비밀 정보국. 런던의 안개 낀 회색 하늘과 빗속에서도 청년들은 자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