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슈프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질 샌더로 이적
루크와 루시 마이어 부부의 차기 행보.

질 샌더가 지난달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내려놓은 로돌포 파글리아룽가를 이을 디자이너를 발표했다. 차기 주자는 OAMC 설립자 루크 마이어와 그의 아내 루시 마이어. 루크 마이어는 8년간 슈프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했다. 그는 현재보다 규모가 작았던 초창기 시절 슈프림의 정체성을 창설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2014년 슈프림을 퇴사한 이후에도 그는 슈프림의 후광을 받아 OAMC를 설립하는 즉시 ‘럭셔리 스트릿웨어’의 중심적인 인물로 자리 잡았다. 한편, 그의 아내 루시 마이어의 일 배경은 사뭇 다르다. 그녀는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그리고 디올 등에서 실력을 쌓으며 스트릿계보다는 럭셔리 소비자를 위해 디자인 해 온 경력이 있다.
이 둘이 질 샌더에서 보일 행보는 어떨까. 루이비통처럼 ‘하이 앤드’에 속하는 브랜드가 슈프림 같은 스트릿 레이블과 협업하는 이 시대에 실제로 슈프림을 감독했던 디자이너는 샌더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을까. 또한, 마이어 부부의 스타일은 7년간 질 샌더를 책임진 라프 시몬스와의 감각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루크 마이어는 ‘스트릿’과 럭셔리의 결합에 대해 <CR 패션 북>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요즘 ‘스트릿웨어’라는 단어가 매우 무거워졌다. 애초에 단어가 상징하고자 하던 바와는 많이 다르게 쓰인다. 이제는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겠다. ‘스트릿웨어’는 스웨트 셔츠를 입는 것인가? 어떤 특정한 운동화를 신는 것인가? 하도 흔히 쓰여서 뜻도 모호해졌고 더는 스트릿 움직임을 시작한 선배들의 창조성을 존중하지도 않는다. 80년대의 션 스투시만 예를 들어도 볼 수 있다. 그가 당시에 스트릿 움직임을 위해 성취한 것들은 현재 고급 브랜드들이 하는 것보다도 더 창조적이었다.
마이어 부부는 이번 2017년 리조트 시즌 남성과 여성 컬렉션으로 질 샌더 데뷔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