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프림 협업에 등장한 19세기 예술가, M. C. 에셔
컬렉션 발매는 이번 주.



















슈프림의 다음 협업 주인공은 M. C. 에셔다. 슈프림 마니아라면 이틀 전 인스타그램에 유출된 티셔츠 한 장을 이미 보았을 것이다. M. C. 에셔는 자칫 힙합 엠씨의 이름으로 착각할 만 하지만, 현대 스트릿과 힙합 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먼 인물이다. 19세기 말 마우리츠 ‘마우크’ 코르넬리츠로 태어난 에셔는 유럽에서 활동해온 네덜란드 출신 그래픽 아티스트다. 그는 건축과 장식 디자인 학교를 재학하고 이탈리아, 벨기에 그리고 스위스에서 공간과 패턴을 연구했다. 그리고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수학적 관찰이 반영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컴퓨터도 존재하지 않았던 당시 마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활용한 듯한 세밀한 스케치를 고집한 에셔는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했지만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이슬람 문화의 전통 모자이크처럼 반복되는 무늬 그리고 인간과 공간의 관계에 매료되었던 에셔. 슈프림은 그가 70년대에 죽기전 까지 창작한 약 2천여 점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상대성’, ‘뫼비우스의 띠’, ‘상승과 하강’ 그리고 ‘하늘과 물’ 등을 이번 협업의 주 그래픽으로 활용했다.
기하학과 다면체를 주로 다룰 만큼 수학적이었던 에셔도 활동 시기와 겹치는 초현실주의 예술 세대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다다이즘에 뿌리를 둔 30년대 초현실주의 아트 무브먼트는 불가능한 현실을 마치 사실처럼 표현했다. 에셔의 작품에는 착시 효과, 무한대 모양 그리고 중력을 무시하는 시각 등에서 그 영향을 볼 수 있다. 현재 팔라스 브랜드 로고에 등장하는 펜로즈 삼각형도 이때 만들어진 불가능한 모양 중 하나다.
슈프림은 경량의 봄 트렌치, 후디, 야구 셔츠, 티셔츠, 반바지 그리고 챙 모자로 구성한 제품군으로 에셔의 위 작품들을 흑백으로 콜라주 했다. 팔레트 역시 흑백이며 이 외 더해진 것은 계절과 어울리는 간단한 연분홍과 하늘색뿐이다.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그림은 실제 에셔의 자화상이 반사되는 ‘유리구슬을 든 손’.
슈프림 x M. C. 에셔 컬렉션은 5월 4일 슈프림의 웹 숍 및 뉴욕, 로스앤젤레스, 런던 그리고 파리 매장에 발매되며 일본에는 5월 6일 발매된다.
마지막으로, 아래는 에셔가 힙합퍼가 아니라서 실망한 이들을 위한 <패밀리 가이>의 엠씨 에셔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