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시 x <032c> 협업 티저
19세기 독일 시의 재해석.

<032c>가 스투시와의 협업을 살짝 공개했다. 티셔츠로 추정되는 소재에 둘의 로고가 겹쳐진 모습이다. <032c> 디자이너 마리아 코크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19세기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이름과 그의 작품 제목 ‘표범’이 태그되었다. 아직 아무런 정보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뜻밖의 인물 언급이 새롭게 다가온다. 스투시와 <032c>는 과연 어떻게 릴케의 작품을 풀어낼까. 알아보기 전에 릴케의 ‘표범’을 아래에서 먼저 감상하자.
표범 – 파리의 식물원에서
창살을 넘나들기에 지친 그의 눈길은
이제 아무 것도 지니지 아니한다.
그에게는 천 개의 창살이 있고 천 개의 창살
너에게는 어떠한 세계도 없는 것과 같다.
날렵하고 센 걸음걸이의 살풋한 거닒은
움츠러들어 작은 맴을 돌고, 그것은
커다란 의지가 마비되어 멈춘 중심을
두고 회전하는 힘의 춤과 같다.
때로 눈동자의 장막이 소리없이
열리고 — 그럴 때면 영상은 안으로 들어,
사지의 팽팽한 고요 속으로 흘러가다
심장에 이르러 멈추어 스러진다.
- 고려대학교 교수 김우창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