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이 향기를 기억하는 방법

귀환: 자신에 대한 기록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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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 어디에서도 유칼리 냄새만 맡으면 잃어버린 아드로게 지역을 떠올릴 수 있다. 오늘날 그곳은 오로지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귀환: 자신에 대한 기록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이 ‘향’으로 가득한 전시를 성황리에 마쳤다. 싱가포르 나이트 페스티벌의 10주년 축하를 위해 개최한 이번 전시는 ‘귀환: 자신에 대한 기록’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싱가포르 나이트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싱가포르가 들썩이는 축제의 장이다. 첫 시작 후 10년이 흐른 지금은 전 세계인의 축제로 통한다.

내셔널 뮤지엄의 갤러리 10에서 열린 ‘귀환: 자신에 대한 기록’ 전시는 향과 기억 사이에 내재하는 연결고리를 의미한다. 매개체는 이솝의 브랜드 핵심인 보태니컬 성분 조합으로 만든 아로마 세 가지. 베르가못, 샌달우드 그리고 올리바넘이다. 손으로 직접 빚어진 스틸 소재 우물 10개 중 9개는 각 아로마의 향을 제각기 담았고 마지막 1개의 큰 우물은 세 가지 아로마를 블렌딩해 망라했다.

전시 공간은 후각 외에도 시각과 청각을 대동했다. 우물 속 아로마 표면에 맞닿는 전구가 빛의 성질을 이용하기 위한 시각적 재료로 쓰인 것. 덕분에 축소와 확대의 이면과 빛에서 발현하는 에너지로 감각을 충족할 수 있었다. 공간에서 흐르던 음악은 후각을 청각으로 승화한 결과물로 아로마가 물에서 태동하는 음파에 기반을 뒀다.


세 가지 아로마의 원천

베르가못 : 세 가지의 아로마 중 가장 기본적인 베르가못은 제라늄 리프 바디 클렌저에서 채집한 향. 시트러스의 향긋함이 남아 긴장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샌달우드 : 마라케시 인텐스 오 드 뚜왈렛에서 찾은 샌달우드는 이름처럼 우디하고 묵직한 향이 일품이다.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따뜻한 느낌을 선사하며 기억을 끌어올리기 좋다.

올리바넘 : 이솝의 고농축 스킨케어 라인인 루센트 페이셜 컨센트레이트는 올리바넘을 품는 대표적인 제품. 사용 시 다소 스파이시하고 강한 느낌이 들지만 혼돈에서 벗어난 차분함을 찾을 수 있다.


파동을 기반으로 제작한 음악 감상


이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샤 메레디스의 이야기

이솝 2017 싱가포르 나이트 페스티벌 '귀환' 전시 aesop-singapore-night-festival
“기념일은 과거를 돌아보는 순간입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향과 기억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잠시 멈춰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향은 우리 기억의 특정 순간에 각인되는 능력이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향과 함께 개인의 추억이 깃든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제품의 효능을 위해 사용된 보태니컬 성분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이솝 제품의 향은 이솝이라는 브랜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서도 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베르가못, 샌달우드 그리고 올리바넘을 선택했습니다.”


에디터 노트

이솝 2017 싱가포르 나이트 페스티벌 '귀환' 전시 aesop-singapore-night-festival
후각은 오감 중 가장 먼저 발달한 감각이다. 일상 중 예로 맛집이 밀집된 먹자골목에서 또는 와인, 위스키 따위의 술을 마실 때를 떠올려보자. 저절로 후각을 따라 혀끝의 맛을 상상하는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무언가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과정에서 첫 단계는 후각, 즉 향이다.

능동적으로 취향을 전하는 액세서리. 시계나 목걸이, 팔찌 등과 같은 패션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 말 건네지 않고도 강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향’의 이야기다. 기억은 향에서 발현한 행위로 채워진다. 제 취로 타인에게 여운을 남기는 사람은 기억 속에 오랫동안 자리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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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레딧
Aesop / Marc Tan, Hypebeast Kr / Camera Provided by Le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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