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미드나잇 플레이리스트 - 한 여름밤의 꿈
안 들으면 후회할 것.


코스모스 미드나잇(Cosmo’s Midnight). 쌍둥이 코스모와 패트릭 라이니로 결성된 호주 시드니 출신 디제이 듀오다. 한국 대중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들은 편안하고 개성 있는 음악으로 전 세계의 지지를 받으며 자라나는 신예이다. 2017년 발매한 싱글 ‘History’는 호주의 라디오 스테이션 트리플 제이(Triple J)에서 가장 많이 재생한 트랙으로 등극할 정도.
성대하게 치른 미국과 호주 투어부터 아시아 주요 도시를 순회한 올여름의 일정까지. 뮤지션으로서 황금기를 맞이한 코스모스 미드나잇은 그 어떤 아티스트보다 진솔하고, 긍정적인 기운을 내뿜었다. 딱 그들의 음악만큼 사랑스러웠던 거지. 여러 번의 내한 계획 끝에 국내 팬들의 염원이 실현된 그 날, <하입비스트>가 코스모스 미드나잇을 만났다.
Walk with Me
코스모스 미드나잇의 음악을 들으면 따스한 햇볕이 비눗방울 터지듯 사방으로 번지는 장면이 떠오른다. 비유하자면 ‘백일몽’ 같달까. 차근차근 이어지는 비트가 듣는 이를 행복이 샘솟는 판타지로 몰고 간다.
“우리가 추구하는 게 바로 그거예요! 사실 ‘영감의 원천’ 같은 거창한 건 없어요. 우리의 음악은 정체성 그 자체예요. 사실 저와 코스모의 삶이 정말 행복하거든요. 그게 음악에 고스란히 묻어난 거고.”
그래서일까? 코스모스 미드나잇의 음악은 도입부에서 듣는 이를 단숨에 매료시키는 ‘마력’을 지녔다.
“코스모스 미드나잇 음악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다면 ‘Walk with Me’라는 곡을 들어보길. 발표까지 3년 정도 걸렸어요. 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어느 날, 잠시 접어둔 곡을 우연히 다시 듣게 되었는데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맞아 이런 게 코스모스 미드나잇이지’하고 머릿속에 느낌표가 새겨진 거지. 우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운드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이 곡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요. 코스모와 저의 피와 땀이 들어간, 사연 있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흐름도 개성이 있어 ‘코스모스 미드나잇’을 알고 싶다면 이 곡이 그 해답이에요.”
Walk with Us
2017년 8월 4일. 코스모스 미드나잇이 한국에서의 첫 공연을 펼쳤다. 그것도 이태원에 새롭게 자리 잡은 클럽 소프에서 말이다.
“한국에서 공연한다면 소프에서 하고 싶었어요. 꽤 흥미로운 아티스트를 큐레이팅해 눈여겨보던 베뉴이기도 했고. 섭외를 담당하는 부킹 에이전트를 통해 한국 공연의 제의가 들어왔고, 마침 장소가 소프라 기뻤죠.”
여러 번 무산된 내한 계획이 내심 신경 쓰인 모양이다. 현재 한국에서 자신들과 ‘결’이 비슷한 아티스트는 어느 곳을 찾는지, 코스모스 미드나잇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드러내야 가장 효과적일지 고심한 듯 보였으니까. 한창 반짝이는 아티스트의 ‘첫’ 내한이라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장소를 택할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이들이 원했던 베뉴가 신생 클럽이라니. ‘의외’라는 표정을 지은 필자에게 “지금이 적재적소라 생각해요. 완벽한 시기에 소프 서울 공연으로 내한하게 되어 설렙니다. 그리고 이곳, 굉장히 멋지잖아요”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허례허식은 제하고, 솔직담백하게. 이렇게 코스모스 미드나잇은 이들의 음악을 닮은,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한여름에 우리를 찾아온 것이다.
공연은 국내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신예’의 것임을 고려하면 꽤 성공적이었다. 아마 코스모스 미드나잇은 첫 내한으로 ‘짜릿함’을 맛보았을 거다. 시작 전까지 입장 줄은 길게 늘어섰고, 공간을 빽빽하게 채운 팬들의 ‘떼창’도 불러일으켰으니. 공연 후 관객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코스모와 패트릭은 그 감흥을 오롯하게 느꼈다. 말 그대로 한 여름밤의 꿈이었다. 코스모스 미드나잇은 감동을 안겨준 팬들의 애정에 보답하듯 <하입비스트>에게 작은 선물을 보내왔다. 공연의 셋리스트를 공개한 것. 그날의 열기를 살짝이나마 맛보고 싶다면 아래 목록에서 음악을 감상해보자. 당신을 낭만적 황홀경으로 이끌게 분명하다.
코스모스 미드나잇 서울 공연 셋리스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