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쉬핑 쉬핑 클럽’이라는 불명예를 쓴 ASSC

배송은 안 해도 출시는 하는 브랜드에 대하여.

패션 
44,581 Hypes

이름부터 직설적인 안티 소셜 소셜 클럽(이하 ASSC). 스투시 마케팅 매니저 출신의 닉 루크(Neek Lurk)가 설립한 스트릿웨어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태극기를 모티브로 한 제품군이 주목을 받으며 인지도가 상승했다. 잽을 날리는 듯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이름과 어딘지 모르게 비관적인 문구, 간결하지만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는 실루엣. 이토록 매력적인 ASSC를 손에 넣기 위해 치열한 직구 전쟁을 치러야 하지만, 이들의 가치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충분했다. 대중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년. 여느 브랜드 못지않은 애호가층을 이끌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ASSC는 <하입비스트>에서도 독자의 감응이 좋은 브랜드 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러나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정확히 2017 가을, 겨울 컬렉션 예고 이후 남다른 기류를 피부로 느꼈다. 그 시기에 몇몇 독자가 배송 관련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렸고, 이후 대중의 외면을 받는 브랜드로 전락해버렸다. 그뿐만 아니다. 최근 <하입비스트> 이메일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제보가 쇄도했다. 메일은 공신력 있는 매체에서 이를 심도 있게 다뤄주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었다. 사연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죽 허탈했으면 그랬을까 막연하게 짐작해볼 뿐. 아래는 실제 독자들이 보낸 이메일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정확히 3월 4일 주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 어찌하면 좋을지 당신의 의견을 알려달라.”

“안티 소셜 소셜의 악명이 워낙 높아 일전에 주문한 것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정책상 배송 이전의 주문은 취소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환불은 커녕 소통조차 불가능하다. 페이팔을 통해 언쟁 중인데,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육두문자가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가?”

“<하입비스트>가 안티 소셜 소셜 클럽의 배송 관련 문제를 취재 중이라는 인스타그램 포스트를 보았다. 나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 7월 4일 제품 두 개를 구매했다. 배송지가 영국이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3달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다. 웹사이트는 주문 처리에 7일에서 10일, 배송은 24일 정도 걸린다고 안내했으나 이미 지난 지 오래다. ‘선 주문 후 제작’ 방식으로 운영하는 모양인데,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나? 배송비만 30파운드를 지불했다. 고객을 우롱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

“7월에 후드를 주문했다. 배송에 관련한 그 어떤 안내조차 없다. 이메일도 여러 번 보냈는데 회신이 없다. 쇼피파이(Shopify)에 문제점을 제기한 상태다.”

“6월에 주문했다. 1백 불이 넘는 후드티 가격에 영국 배송료까지 얹어 지불했다. 열 받는 건 여러 차례 보낸 이메일은 답변이 없었으나 법적 대응을 준비한다는 메일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답장했다. 확인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고의로 무시한 거다. 이점을 꼭 밝히고 싶다.”

사건의 원인은 배송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무응답으로 일관한 브랜드의 태도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참다못한 고객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충성 고객층은 등을 돌렸다. 마치 거품이 꺼지듯 대중의 관심이 자취를 감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매정한 건 고객이 아니라 그 어떤 응대조차 하지 않은 브랜드인 것. 실제 온라인에서 ASSC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진행 중이며, 이러한 기만적 사태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보고되었다.

사실 ASSC의 한계는 오래전부터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는 미숙한 운영은 물론이거니와 단조로운 디자인 전개가 단단히 한몫했다. 특히 협업. ASSC의 컬레버레이션 제품군은 눈이 휘둥그레지기보다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진다. 본디 협업이란 각기 다른 둘 이상의 브랜드가 만나 또 하나의 새로운 창작물을 생성하는 활동이 아닌가. 다른 말로 공동작업, 협력 그리고 합작이라고 일컫는 이 행위는 높은 완성도와 유다른 가치 형성으로 귀결되는데, 그 점에서 보았을 때 확실히 아쉬움이 크다.

필자의 견해로는 ASSC가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문제는 고질적이고, 개선의 의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은 오롯이 오너의 몫이다. 새로운 컬렉션을 제작하기 전에 고객의 불편에 대한 조속한 대책 마련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 보기

이전 글

프라그먼트 디자인 x 안티 소셜 소셜 클럽 2023 가을 컬렉션
패션

프라그먼트 디자인 x 안티 소셜 소셜 클럽 2023 가을 컬렉션

풍성한 구성으로 돌아왔다.

빌리네어 보이즈 클럽 x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캡슐 컬렉션 살펴보기
패션

빌리네어 보이즈 클럽 x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캡슐 컬렉션 살펴보기

반짝이는 우리들.

윌렘 대포, 성기가 너무 커서 대역을 쓴 적 있다
엔터테인먼트

윌렘 대포, 성기가 너무 커서 대역을 쓴 적 있다

그의 누드 신을 찍은 감독이 직접 밝힌 말.


제임스 건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에서 욕설을 쓴 이유를 밝혔다
엔터테인먼트

제임스 건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에서 욕설을 쓴 이유를 밝혔다

MCU 최초였다.

이안 코너 내세운 마르쉐 누아르 2017 FW 룩북
패션

이안 코너 내세운 마르쉐 누아르 2017 FW 룩북

& 런던 팝업 정보.

크리스토퍼 레이번, 컬러와 공동 작업한 포터의 두 가지 협업 컬렉션
패션

크리스토퍼 레이번, 컬러와 공동 작업한 포터의 두 가지 협업 컬렉션

열정과 노고에 박수를.

헤리티지플로스 2017 FW 컬렉션
패션

헤리티지플로스 2017 FW 컬렉션

그리고 새 이태원 매장.

구글 픽셀 2 스마트폰 가격 유출
테크

구글 픽셀 2 스마트폰 가격 유출

갤럭시와 아이폰의 대항마.

드웨인 존슨, 잭 블랙, 케빈 하트 주연 <쥬만지> 2차 예고편
엔터테인먼트

드웨인 존슨, 잭 블랙, 케빈 하트 주연 <쥬만지> 2차 예고편

이번에는 비디오 게임.


치프 키프와 릴 야티의 새 음원 미리 듣기
음악

치프 키프와 릴 야티의 새 음원 미리 듣기

ft. 릴 우지 버트 & 릴 펌프.

애플 iOS 11의 숨겨진 기능 11가지
테크

애플 iOS 11의 숨겨진 기능 11가지

갈아탈까.

#HypebeastMix: 에이펙스 마틴의 'Wily! Phase 1'
음악

#HypebeastMix: 에이펙스 마틴의 'Wily! Phase 1'

빈틈없다.

PRRC x 러셀 애슬레틱 재팬 협업
패션

PRRC x 러셀 애슬레틱 재팬 협업

이왕 달릴 거 멋지게.

케힌데 와일리의 뒤를 이을 페인터 하모니아 로잘레스
미술

케힌데 와일리의 뒤를 이을 페인터 하모니아 로잘레스

사무엘 L. 잭슨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More ▾
 
뉴스레터를 구독해 최신 뉴스를 놓치지 마세요

본 뉴스레터 구독 신청에 따라 자사의 개인정보수집 관련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