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귀한 커피와 함께한 완벽한 주말
‘하입비스트’가 제안하는 완벽한 커피 타임.
에디터 노트
처음엔 몰랐다. 이렇게 친해질 줄은. 커피는 그저 어른들의 음료라 생각했다. 성년의 날을 치르고 카페인과 경계선이 사라진 뒤 커피와 죽마고우가 됐으니 애호가라 불려 마땅하다. 탕비실 문턱을 넘는 건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본능이 규제한 원칙이다.
커피의 크레마는 입술과 혀를 자극하는 마약 같은 존재. 주관적인 해석에 의하면 커피 섭취를 갈망하는 원인이다. 맛보지 않더라도 크레마 상태를 보면 추출 원두의 신선도를 알 수 있다. 삶에 꼭 필요한 필수 3요소인 의식주와 마찬가지로 커피의 필수 3요소 중 하나인 셈이다. 크레마의 기준은 색과 입자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정답을 내놓는 카페는 흔하지 않다.
소위 말해 인스타그램 성지. 그냥 예쁘고 예쁜데 예쁜 인테리어로 가득한 곳. 균열이 깨진 크레마를 띤 에스프레소. 이는 유명 거리에 즐비한 카페 대부분이 해당하는 취약점이다. 이마에 절로 내 천(川)자를 그리게 한 태운 커피도 5천 원이 넘는다.
시간과 가격, 맛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 프리미엄 퀄리티의 커피를 느낄 방법은 없는 걸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대안은 홈 카페. 네스프레소 머신과 커피로 양질의 커피를 추출해 즐긴다. 앞서 강조한 크레마도 여느 카페 못지않게 실현하니 금손이 아니어도 쉽고 간단하다. 게다, 맛도 다양할뿐더러 집에서 유유자적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나. 진정 커피 타임을 즐기고 싶을 땐 주말을 활용한다. 가볍게 오전과 오후 두 번. 적적한 공기를 채우는 건 음악의 힘을 빌린다.
오늘 커피는 에티오피아와 콜롬비아를 탐험하며 찾아낸 진귀한 싱글 오리진 커피, 네스프레소 익스플로레이션즈2. 네스프레소 클럽 회원을 위한 특별 혜택 소식을 듣고 청담 네스프레소 부티크로 한달음에 달려가 구매했다.
AM 10:00
스케줄을 정리하고 크루아상 샌드위치로 허기를 채운다. 별 볼 일 없는 여느 주말 아침을 더욱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 디자인부터 남다른 익스플로레이션즈2 커피 컬렉션 중 하나의 커피를 집어 들었다. 블렌드 커피가 아닌 싱글 오리진 커피. 커피 자체의 진귀함과 희소성 덕에 ‘숨겨진 보물’이라는 수식이 붙는다.
아침에 즐길 커피의 고향은 콜롬비아 아과다스. 커피를 담은 캡슐 디자인도 콜롬비아 전통 모자인 솜브레로 브루엘티아오(Sombrero vueltiao)에서 영감 받았다. 수공예 직조 패턴을 보존하고 보색대비로 색을 표현해 캡슐 자체만으로 영롱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 커피는 콜롬비아 고산지대에서 자란 커피 열매를 손으로 정성스럽게 선별 후 완벽한 선 드라이 방식을 통해 탄생했다. 로스팅은 미디엄. 설탕에 조린 듯 감미로운 과일 향을 담았다. 달콤한 캐러멜과 베리 향은 부드러운 산미와 만나며 풍미를 증폭시킨다. 모닝커피로 더할 나위 없는 그윽함이 코끝을 찌른다.
오전에 맛보는 플레이리스트
PM 03:00
엉덩이가 무거운 현대인의 표본이라도 근력운동은 빼놓지 않고 한다. 시원하게 땀으로 옷을 적시고 바닥에 누워 노트북을 열었다. 잔뜩 힘이 들어간 근육은 향초와 함께 풀어준다. 이때 필요한 건 에스프레소 한 잔.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다 커피의 귀부인이라 불리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택했다. 오전에 마셨던 아과다스와는 색다른 바디감이 입안을 감싸온다.
이 신선하고 부드러운 맛은 캡슐 비주얼에서 시음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 바구니 하베사와 베르가못 오렌지를 결합해 각 패턴과 컬러로 표현한 디자인. 풍미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도 에티오피아산 커피의 명성은 알 터. 그중에서도 에티오피아 중남부의 예가체프 지역에서 생산되는 생두는 더 고귀하다. 네스프레소 전문가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고유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오랜 연구 끝에 내놓은 결과물. 벨벳처럼 부드러운 바디감과 클래식한 풍미가 요점이다. 자스민 꽃 향과 베르가못 오렌지 향 커피의 본고장으로 잘 알려진 예가체프 답다.
오후에 맛보는 플레이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