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아라키 노부요시가 직접 소개하는 그의 애장품
천재 혹은 변태.

‘천재’ 혹은 ‘관음병 변태’로 불리는 양면적인 예술가는 무엇을 좋아할까. 도발적인 사진으로 유명한 현대 미술가이자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는 과거 슈프림과 협업한 바 있으며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 초창기 시절을 <데이즈드>에 담아내기도 한 거장이다. 그런 그의 애장품을 소개한다. <월가 저널 매거진>이 취재한 아티스트의 정신세계를 만나보자.
왼쪽의 서예, ‘카이라쿠엔(괴락원)’은 ‘괴상한 낙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이라쿠(쾌락)’이라는 단어와 흡사하지만, 제가 만들어낸 전혀 다른 음산함을 가지고 있는 단어죠. 2018년에 출시할 예정인 차기 발행물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바비 인형은 선물로 받았습니다. 시든 장미꽃 위에 앉아있네요. 꽃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찰나는 바로 죽음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꽃병의 물을 갈아주지 않고 일부러 내버려 두곤 합니다. 일주일이 넘어가고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사진을 찍죠. 오른쪽의 일본 인형도 선물입니다. 머리를 지저분하게 잘라줬어요. 그 옆의 자그마한 인형은 제 자화상, 아바타입니다. ‘사진 도깨비’랄까요. 안경을 그려 넣고 카메라를 목에 걸어주었습니다. 저는 꽃만큼이나 플라스틱 인형과 공룡을 좋아합니다. 요즘에는 이를 아는 많은 사람이 인형을 선물로 주곤 합니다.
가장 왼쪽 폴라로이드 사진의 주인공은 지인입니다. 그녀가 가나자와 지역의 견습 게이샤이던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죠. 정식 게이샤가 됨을 기념으로 도쿄에서 촬영한 거에요. 아래의 물감판은 화가 다다오 요코노리의 작업실에서 가져온 기념품입니다. 종이 그릇을 물감판으로 사용하는 게 인상적이라서 하나 받아왔어요. 종이 인형은 여자친구 중의 한 명인 코마리가 2005년 즈음에 만들어주었습니다. 잘 만들지 않았나요?
나이가 들면서 실내 작업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집안의 스튜디오에서 인형과 꽃, 기타 소품들로 사진을 촬영합니다. 그중의 상당수는 기념품이 되곤 하죠.
성(性)과 삶, 죽음으로 가득한 아라키 노부요시의 예술이 궁금하다면 여기로. 미성년자 관람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