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피카 인터뷰 - 씨피카 & 오혁의 '몸마음'

& 독점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영상.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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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피카. 로스앤젤레스의 패시피커 에비뉴(Pacifica Avenue)의 어감이 좋아 활동명으로 택했다는 가수 씨피카의 첫인상은 그녀의 단호한 결정력만큼이나 시원시원했다. 매니저도 없이 혼자 당당하게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밝게 인사하며 모든 사람에게 양손으로 미국식 악수를 청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중식당이라는 감탄 섞인 외침과 오후 3시가 넘었는데도 식사를 하지 않아서 배가 고프다는 탄식을 동시에 내뿜는 그녀는 소녀 같았다. 눈동자마저 만화 속 주인공처럼 초롱초롱했다.

씨피카는 올해로 공식 활동이 1년 조금 넘었다. 2016년 12월 ‘My Ego’ 뮤직비디오로 정식 데뷔해 <BBC> <노이지> <데이즈드>등의 관심을 받고 스투시, 미스치프의 뮤즈로 등극했다. 지난해에는 저스디스와 팔로알토의 ‘Brown Eyes View’에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한 이력도 있다. 이제 스물아홉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본격적인 EP를 앞둔, 대담하고 당찬 그녀를 만났다. 2018년의 시작으로 오혁과의 협업 음원 ‘몸마음’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직후에 말이다. <하입비스트>가 독점으로 공개하는 영상의 비하인드 메이킹 과정도 아래에서 감상하시길.

뮤직비디오가 방금 공개됐다. 기분이 어떤가?

좋다!

‘몸마음’이라는 노래에서는 ‘모든 걸 다 놓아줘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가?

우리가 지구에서 떠날 때는 몸과 정신을 다 두고 가야 하니까 가진 것을 다 놔버리자는 자세를 갖자는 거다.

두려움, 서러움에 대해서도 노래한다. 노래의 메시지는 뭔가?

가사를 오혁과 같이 작업해서 나 혼자만의 해석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노래를 통해 내가 전하고 싶은 건 이중적이다. 난 원래 인생, 인간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허무주의인데, 그만큼 우리의 생각과 몸으로 느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 그런 가사를 썼다.

씨피카 인터뷰 - 씨피카 & 오혁의 '몸마음' 2018 cifika ohhyuk momom music video interview

평소 성격은 굉장히 밝고 발랄한데 허무주의라는 게 좀 의외다. 혼자 있을 때 깊이 생각에 깊이 빠지고 우울해지는 성향인가?

그렇다. 사람들을 만날 때는 잘 안 보여진다. 왜냐면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질문도 많이 하고 잘 사귀는 편이다. 또 사람을 알아가는 건 다 작업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막상 혼자 있을 때 남들한테 들은 것과 내 생각을 조합하면 사람들이 전부 너무 똑같은 거 같다. 결국, 허무주의로 돌아온다.(웃음)

남에게 관심이 많다는 건 사랑이 충만하다는 뜻인데. 친구를 많이 사귀는 편인가, 아니면 소수의 친구를 깊이 사귀는 편인가?

많이 사귀지만, 나와 정말 마음이 맞는 사람은 많지 않다. 좋은 친구들은 많은데, 서로 와닿는 친구들은 많이 없다.

사람들은 씨피카의 목소리를 종종 ‘몽환적’이거나 몽롱하다’고 표현한다. 일부러 특이한 음색, 창법을 연구하는가?

원래 목소리가 이렇다. 말할 때와 목소리가 다른데, 어릴 때부터 성악을 배웠다. 엄마가 클래식 음악을 하시고 오페라를 워낙 좋아하셔서 그 영향도 크다.

씨피카 인터뷰 - 씨피카 & 오혁의 '몸마음' 2018 cifika ohhyuk momom music video interview

들었던 칭찬 중에 가장 기분 좋았던 칭찬은?

음악을 직업으로 삼겠다고 결정하기 전에 대학교에서 음악 이론을 배웠다. 이탈리안 가곡 수업의 파이널 프로젝트로 학생들 앞에서 노래 한 곡을 불렀다. 시험이 끝나고 교수님께서 “디디, 난 나중에 네가 뭘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약속할 수 있는 건 언젠가 사람들이 돈을 내고 너의 목소리를 들으러 오는 날이 올 거다”라고 하셨다. 그게 가장 인상에 남는다.

‘디디’가 뭔가?

미국으로 처음 이사했을 때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당시에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사람들의 꿈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돼라’는 의미로 지어주셨다. 디디는 ‘드림 디자이너’의 약자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로스앤젤레스에서 광고 회사에 다녔다. 부모님은 지금 하는 일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다. 믿음도 없으셨다. 내가 열정을 가지고 좋아하는 걸 찾아서 기뻐하셨지만, 내가 업계나 한국 문화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많이 걱정하셨다. 하지만 적극 지원하셨다. 내가 새로운 스피커, 컴퓨터, 프로그램이 필요할 때마다 뭐든 사주셨다. 걱정은 하셨지만 그게 날 막지는 못했다.

씨피카 인터뷰 - 씨피카 & 오혁의 '몸마음' 2018 cifika ohhyuk momom music video interview

샤이니 종현이 씨피카를 극찬한 바 있다. 당시에 어떤 관심을 받았나?

나의 데뷔 뮤직비디오 ‘My Ego’를 트윗했는데, 이후로 그의 팬들이 영상을 보고 많은 댓글을 달아줬다. 아주 순수하게 내 음악을 포스팅해준 것 같다. 영향력이 아주 많은 사람이었는데, 보통 그만큼 유명한 사람이라면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포스팅을 신경 쓸 것이다. 그가 좋아하는 걸 순수하게 올린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또 나에게 그만큼 더 큰 칭찬이다. 그래서 더 고맙다.

종현이 세상을 떠난 건 참 유감이다. 씨피카는 이렇게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많은 업계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멘탈, 마음가짐을 지키는가?

써드컬쳐키즈에서는 업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디렉터 무드슐라는 나의 멘토인데, 그는 나를 항상 ‘굿 바이브’에만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해준다. 내가 딴생각하지 않게. 내가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신비로운 이미지인 만큼 과학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다.

예전부터 유로파에 관심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인공지능에 관심이 쏠렸다. 인공지능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정말 궁금하다. 곧 인공지능과 사랑도 할 수 있을 거고. 인공지능과 사랑을 하면 한 명과 사랑을 할 수도 있고, 인공지능 하나가 천 명과 사랑을 할 수도 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Her>처럼.

뮤직비디오 속 헤드피스는 대체 뭔가?

조기석 작가가 우리를 위해 만든 거다. 회의 중에 ‘사이버 펑크’를 계속 얘기했는데, 너무 진지한 것 말고 보기에도, 쓰기에도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다. 일주일 후에 딱 만들어서 촬영장에 가지고 오더라.

콘셉트는 어디서 영감을 얻은 것인가?

모두의 영감이다. 콘셉션 단기에 ‘meme’을 엄청 많이 참고했다. 오혁이 그런 짤막짤막하고 웃긴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진지하지 않은 ‘meme들의 총집합’ 같은 느낌으로 영상을 구성하고 싶었다. 파란색 천 배경도 이케아 프락타 백을 활용한 거다. 지난해에 이슈가 되었던 것들로 풀어냈다.

룩이나 패션 감각이 독보적이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원래 관심이 많았지만, 아무거나 입는 걸 정말 좋아한다. 유행하는 것보다 그저 내가 처음에 봤을 때 기억에 남는 걸 좋아한다. 혼자 무언가를 입으면 어떤 캐릭터가 되는지 상상도 많이 하고. 사람들과 다른 걸 떠나서 그저 내가 정말 입고 싶은 걸 입는다. 눈치를 안 봐서 그런 거 같다.

특별히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

최근에 패션위크를 보다가 타카히로 미야시타 더 솔로이스트 컬렉션에 감동받았다.

씨피카 인터뷰 - 씨피카 & 오혁의 '몸마음' 2018 cifika ohhyuk momom music video interview

2년 전 <비슬라> 인터뷰에서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 있다고 했는데, 그 정체성은 찾았나?

아직 못 찾았다. 좀 오래 걸릴 것 같다.

그렇다면 2년 전과 지금 다른 건 뭔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프로듀싱이 나온 것 같다. 갈수록 노래도 많이 늘고, 노래가 느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잘 전달된다.

같은 인터뷰에서 오혁과 작업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루어졌다. 그와의 협업 과정은 어땠나?

벌써 1년이 지나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녹음은 지난해 3월에 했다. 오혁은 앨범도 있었고 투어 스케줄도 엄청 빡빡했다. 한국에 잠깐 들어왔을 때 조금씩 진행하는 식이었다. 오히려 그가 더 실험적인 것을 원했다. 욕망풀이 프로젝트라고 해야 하나. 그를 처음 만난 건 내가 블러드 오렌지 내한 공연 오프닝 무대에 초대했을 때였다. 그는 결국 늦어서 정작 내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웃음)

가장 무난하지만 중요한 질문이 남았다. 새해 목표는 무엇인가?

EP 성공하기. 개인적인 목표는 시간이 되면 춤을 다시 배우고 싶다. 춤을 잘 추고 싶다. 현대무용을 배우다가 때려 치운 적이 있는데, 너무 아쉬웠다.

언젠가 퍼포먼스 아티스트 씨피카를 볼 수 있는 건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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