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W 파리 패션위크 컬렉션 탑 5

킴 존스의 마지막 루이비통 컬렉션부터 시작해보자.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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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가을, 겨울 런웨이를 장악한 남성 패션 컬렉션 중 ‘베스트’를 추리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번 시즌은 특히 파리 패션위크가 에디터를 가장 곤란하게 했다. 톰 브라운, 요지 야마모토, 에르메스, 크리스찬 다다, 아크네,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키코 코스타디노브, 사카이, 디올, 준야 와타나베, 헤론 프레스턴 등 혀가 꼬일 정도로 많은 디자이너에게 모두 상을 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리고 간신히 이중 가장 돋보이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추렸다. 킴 존스의 마지막 루이비통 컬렉션과 한층 차분해진 릭 오웬스, 그리고 존 갈리아노, 레이 가와쿠보, 뎀나 바잘리아의 컬렉션이라고 하면 우리의 결정을 받아주겠는가.

2018 FW 파리 패션위크 거리 패션
2018 FW 밀라노 패션위크 베스트 컬렉션

2018 FW 런던 패션위크 베스트 컬렉션
2018 FW 피티 워모 베스트 컬렉션

루이비통

킴 존스마지막 루이비통 남성 컬렉션은 브랜드를 향한 헌정이자 작별 인사다. 7년 전 마크 제이콥스 덕에 브랜드에 합류할 수 있었다는 존스는 제이콥스의 2000년대 루이비통 황금시대를 오마주했다. 화려한 프린트, 톡 튀는 형광 악센트, 금, 은빛의 메탈릭 소재, 그리고 피날레를 장식한 올오버 모노그램 슈트가 그 증거다. 거기에 존스만의 스포티즘을 삽입. 꽃무늬 가죽 재킷, 비대칭 니트, 하이탑 등산 부츠 등에서 그의 ‘영’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하드 트렁크를 크로스보디백, 브리프 케이스, 백팩으로 해석한 센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LV‘의 V-자를 손가락의 피스 사인으로 바꾼 그래픽 니트는 마치 “잘 있어”라는 위트 있는 메시지 같다.

메종 마르지엘라

존 갈리아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아래 탄생한 메종 마르지엘라의 2018 가을, 겨울 컬렉션은 고전적인 남성복을 완전히 해체했다. 스포츠 재킷, 케이블 니트, 포멀 슈트, 패딩 재킷, 트렌치코트 등을 마르지엘라만의 색감과 소재로 재해석한 결과는 어떨까. 뒤집어진 듯한 박음질 처리와 갈기갈기 찢긴 외관, 의도적으로 큼지막하게 혹은 헐렁하게 잡은 핏이 눈에 들어온다. 언뜻 보면 자유분방지만, 치밀한 테일러링을 적용했다. 병실 환자를 연상시키는 붕대 스타일링, 투명한 PVC 후드, 고무로 제작한 니트가 가장 특이하다. 액세서리는 브랜드의 상징적인 타비 부츠를 시작으로 카우보이 부츠와 퍼퍼 슬리퍼, 그리고 경비관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비브람 밑창 운동화 ‘SMS(Security Margiela Sneaker)’의 데뷔까지, ‘역시 마르지엘라다’라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릭 오웬스

릭 오웬스의 2018 가을, 겨울 시즌 영감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코린토스의 왕 시시포스다. 죽지 않기 위해 신들에게 꾀를 부려 죄수의 화신으로 강등된 시시포스. 그는 벌로 영원히 큰 돌을 가파른 언덕 위로 굴려 올려야 하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그래서인지 오웬스의 이번 컬렉션은 평소 그에게서 볼 수 있는 엽기적인 연출이나 웃음기를 쏙 뺐다. 의도적으로 마무리하지 않은 실과 박음질, 털이 길다 못해 보풀처럼 마구 부풀어 오르는 울 코트에서 오웬스만이 가진 날 것의 감성을 볼 수 있다. 그리스의 토가를 연상시키는 자유로운 드레이핑과 딱딱하고 기하학적인 커팅이 동시에 존재하는 흥미로운 컬렉션이다. 아방가르드하고 다소 실험적인 제품보다도 간결한 슈트와 코트들이 릭 오웬스의 참된 마스터링을 보여준다.

베트멍

뎀나 바잘리아베트멍의 2018 가을, 겨울 컬렉션을 통해 혼돈과 무질서 속에서 브랜드만의 공식을 찾았다. 그 어떤 조합도 베트멍이라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컬렉션이다. 플레이드, 핀스트라이프, 꽃무늬, 하운즈투스는 물론이고 각종 카무플라주 패턴을 한 자리에 모았다. 타이거 카무플라주, 사막 카무플라주, 해군 카무플라주. 그만큼 색감도 어지러울 정도로 알록달록하다. 베트멍의 상징이 된 오버사이즈 핏과 여성스럽고 다소곳한 스카프 스타일링으로 바잘리아가 표현하고자 하는 아이러니함을 볼 수 있다. 과격한 아이라인, 구멍이 송송 뚫린 바지는 전형적인 반항아 감성. 지드래곤이 즐겨 신을 법한 낙서 가득한 운동화와 ‘VETEMENTS’를 곳곳에 프린트한 올오버 로고 튜닉이 가장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

꼼데가르송 셔츠

故 장 미셸 바스키아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꼼데가르송 옴므의 런웨이 모델로 섰다. 그가 죽은 지 30년이 지난 오늘, 레이 가와쿠보는 그를 헌정하는 라인을 내놓았다. 꼼데가르송 셔츠의 2018 가을, 겨울 컬렉션 중 여덟 피스에는 바스키아의 상징적인 작품들을 프린트했다. 특이하게도 계절에 맞지 않는 듯한 시원시원한 통의 반바지, 산뜻한 파스텔 색감도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어깨에 부착한 익살스러운 토끼와 곰돌이 귀, 여러 색깔의 컷아웃 모양, 그리고 버클과 와이어 단추 등의 디테일은 가와쿠보가 그토록 좋아하는 장난감 모티브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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