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와 라이의 2019 SS 뉴욕 패션위크 런웨이 컬렉션

그리고 그들의 뒷 이야기.

패션  

2018년 9월 7일 금요일 오전 일곱 시를 조금 넘은 시각. 구름이 조금 끼었지만, 탁 트인 시야와 경치가 환상적인 뉴욕 스프링 스튜디오(Spring Studios) 앞은 새벽부터 모델들과 스타일리스트,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스태프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도시는 아직 고요한 출발의 기지개를 켜는 시간이다.

“이게 뉴욕 패션위크죠!”

컬렉션에 참여하는 스태프들이 베이글과 커피를 손에 들고 출입증을 발급 받는 사이, 저 멀리서 테렌스와 케빈 형제가 모습을 드러낸다. 스태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조금 긴장한 표정과 미소를 함께 띠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한국의 패션과 문화를 후원하는 컨셉 코리아(Concept Korea)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그들의 첫 번째 ‘런웨이 컬렉션’을 목전에 둔 시점이다.

조금 시차를 두고 나타난 라이(LIE)의 디자이너, 이청청(Chung Chung Lee)과 그의 디자인 팀은 뉴욕에서 두 번째 런웨이 컬렉션을 앞두고 있다. 특유의 서글서글한 웃음과 함께, 헤어와 메이크업 준비로 바쁜 스태프들 사이에서 이청청이 카메라를 향해 말을 건넨다. “이게 뉴욕 패션위크죠!”

이세의 첫 번째 런웨이 컬렉션 주제는 ‘저항(Protest)’이다. 형제가 매일 출퇴근하며 지켜본 광화문과 서울 시청 광장의 모습은 역동적인 도시, 서울의 단면은 곧 새로운 시즌의 옷과 액세서리로 구현했다. 캐스팅 디렉터와 함께 고심하여 고른 스무 명 남짓한 모델들은 모두 다른 인종과 개성 있는 얼굴, 그리고 태도가 녹아 있다. 사뭇 진지한 모습의 흑인 청년과 활짝 웃을 때만큼은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한국 소녀가 차례대로 이세의 옷을 걸쳤다. “뉴욕 패션위크에 참여하기 위해 몇 벌의 옷을 더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세의 개성을 표현한 옷들을 추가한 셈이죠. 쇼의 콘셉트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옷들이었습니다.”

이세의 첫 번째 런웨이 컬렉션

컬렉션 직전, 마지막 리허설을 앞두고 이세의 2019년도 봄/여름 컬렉션으로 갈아 입은 모델들이 스프링 스튜디오 런웨이 무대 뒤편, 커다란 창가 앞에 모였다. 케이팝(K-Pop)’만으로 한국의 패션을 짐작하는 이들에게 이세의 컬렉션은 제법 ‘다른’ 종류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간결하게 재단한 후드 파카와 트레이닝 팬츠, ‘IISE’ 로고가 곳곳에 들어가 있으나 최근 유행하는 스트리트웨어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절제한 아름다움이 있다.

PVC 소재의 투명 후드를 덧댄 코트를 입은 모델은 과거, 서울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포착한 ‘화염’ 프린트 후드 파카를 입은 모델과 조화를 이룬다. 과거의 한국에 동시대 서울을 경험한 형제의 시선이 결합하니 자연스럽게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본 컬렉션이 되었다. 역설적으로 동시대 글로벌 패션의 기준점에 놓아도 억지스럽지 않다.

19SS 뉴욕 패션위크 라이 백스테이지

이세의 런웨이에 앞서, 먼저 컬렉션 무대를 밟은 ‘라이’의 컬렉션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띤다. 깊은 눈동자를 지닌 청초한 인도계 소녀부터 조금 더 거친 이미지의 톰보이 금발 소녀가 함께 무대 뒤편에서 리허설을 기다린다. 사진가들과 비디오그래퍼들의 요구에 맞춰, 파스텔 색상의 테일러드 재킷부터 리넨 소재 블라우스와 조금 더 여성스러운 롱 스커트를 입은 모델들이 우아하게 시선을 렌즈로 향한다.

이세의 케빈과 테렌스가 스타일리스트부터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분주하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컬렉션을 가다듬는 동안, 이청청은 짐짓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모델이 입은 의상의 실루엣을 매만진다. 헤어와 메이크업에 문제가 없는지 넌지시 관찰하고, 그의 동생 나나(Nana Lee)와 함께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어린 시절, 이청청이 아버지와 함께 세계를 넘나들며 마주한 다양한 경험은 곧 세계 곳곳의 여성들을 위한 컬렉션이 된다고 지난 기사에 썼다. 그 순간은 곧 현실이 되어 지금 뉴욕에서 펼쳐진다.

프론트 로우에 사람들이 꽉 들어차고, 분주하게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 컬렉션 시작을 위해 무대의 불이 꺼졌다. 미국의 전설적인 여성 비행사, ‘어멜리아 에어하트(Amelia Earhart)’를 향해 헌정하는 – 낭만이 존재하던 시대의 – 오래된 비행기가 세련된 그래픽을 입고 거대한 무대 앞 화면을 날았다. 슬며시 속이 비치는 체크 무늬 상의부터 곡선 실루엣이 매력적인 가죽 가방, 연분홍색 트랙톱 재킷과 연한 파스텔 색상의 테일러드 재킷이 차례로 무대 위를 거닐었다. “그녀의 열정과 도전 정신, 그 여성스러움 안에 스포티한 면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동시대 다양한 여성들을 위한 ‘에브리데이 럭셔리(everyday luxury)’가 섬세한 변주(with a twist)’와 함께 마무리했다.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뉴욕에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에게 말이죠. 우리에게는 무척 흥미진진한 시간입니다.”

연이어 시작한 이세의 런웨이 컬렉션은 ‘뉴저지’에서 출발하고 ‘서울’에서 영감을 받은 후, 다시 ‘뉴욕’에서 이어진 대단원의 마무리이자, 또 다른 시작이다. 컬렉션을 마치고 홀가분해진 기분의 밤, 보워리 호텔(50 Bowery Hotel) 루프톱 바에서 열린 애프터 파티에서 조금 더 긴장이 풀리고, 편안한 표정의 케빈은 뉴욕 패션위크를 마무리했다.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뉴욕에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에게 말이죠. 우리에게는 무척 흥미진진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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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er
JEONG SEUNGHOON
Contributor
HONG SUKWOO
Videographer
Michael Lee/ Kim Hyun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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