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드릭 라마와 노엘 갤러거는 어디서 뭘 먹고 갔을까?
칸예 웨스트, 샘 스미스, 고릴라즈가 다녀간 맛집 좌표 25.
지난 2010년 여름, 칸예 웨스트가 양양 낙산 해수욕장에서 열린 ‘써머 위크앤티(Summer Week&T)’ 공연차 한국을 방문했다. 과연 낙산을 하얗게 불태운 ‘갓칸예(Yeezus)’의 무대. ‘레전드’로 기억되는 공연만큼이나 길이길이 회자되는 장면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칸예 크루의 식사 모습이다. 칸예 웨스트와 루페 피아스코, 버질 아블로, 돈 C 등, <맨 인 블랙>을 연상시키는 수트 차림의 외국인들이 오래된 시골 한식당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모여 앉아 불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이 화제를 모은 것. 꽃무늬 벽에 기대어 분홍색 앞치마를 무릎에 올린 채 초록색 병의 칠성 사이다를 따라 마시는 ‘형님’들의 모습에 많은 음악팬은 친근감을 느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어딘지 모르겠지만, 왠지 이 식당의 이름은 OO 가든일 것 같다’는 억측이 난무했는데, 당시 칸예가 찾았던 식당의 정체는 8년이 지난 지금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켄드릭 라마부터, 샘 스미스, 노엘 갤러거, 고릴라즈, 혼네, 빌리 아일리시까지. 그들은 어디서 먹고 갔을까? 내한 아티스트들이 다녀간 ‘맛집 성지순례 좌표’ 25.
켄드릭 라마
얼갈이 된장국, 불고기, 겉절이 케이터링
“상추 겉절이와 얼갈이 된장국, 파전이 먹고 싶다. 한식을 준비해 달라”. 어떻게 이토록 정확한 명칭을 알고 있는지, 주최 측도 놀랄 정도로 상세한 사전 요청을 보내온 켄드릭 라마. 투어팀과 스탭 모두가 공연장에 준비된 한식 케이터링을 아주 맛있게 먹고 돌아갔다.
샘 스미스
광장시장 분식, 홍대 경복궁
샘 스미스는 광장시장을 초토화 시켰다. 떡볶이와 순대, 산낙지, 족발 등 분식집에 있는 메뉴를 거의 다 주문하여 통 크게 먹었다는 후문. 그는 또한 홍대 인근의 한 고깃집에서 ‘한우 설화 꽃 등심’ 코스 요리도 먹었는데, 고기와 함께 나온 잡채를 아주 극찬했다. 샘은 투어 스태프들과 함께 즐겁게 식사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해 큰 기쁨을 표했다.
칼리드
BHC 뿌링클 치킨
칼리드는 공연 후에 먹을 ‘애프터 쇼’ 메뉴로 코리안 치킨을 주문했다. “기본적인 후라이드 치킨과 함께 한국에서 요즘 제일 인기 있는 치킨을 소개해달라”는 그의 요청에 한국 스탭들이 BHC 뿌링클 치킨을 사다 주었다. 먹고 남은 것은 호텔로 가져갔을 정도로 좋아했다고.
노엘 갤러거
식당 미상, 닭요리
노엘 갤러거는 동생 리암의 명언처럼 먹었다.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당시 스태프들과 함께 소고기 전문 식당을 찾았는데, 그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 식성의 소유자였다. 때문에 닭요리를 따로 주문했고, 식당의 지배인이 백화점에 가서 닭을 구매해 특별 메뉴를 만들어 주었다.
빌리 아일리시
해방촌 베제투스, 순남 시래기
부모님과 오빠와 함께 한국을 찾은 빌리 아일리시는 가족 모두 비건인 까닭에 해방촌에 위치한 비건 음식 전문점에서 ‘글루틴 프리’ 식사를 했다. 부리또 보울, 카프리제 샐러드, 블루 레모네이드 등을 주문했는데 빌리는 블루 레모네이드를, 어머니는 카프리제 샐러드를 굉장히 좋아했다. 또한 순남시래기에 들러 비빔밥과 김치전을 맛보며 한국형 채식을 체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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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푸스
새마을 식당
평소에도 코리안 타운에 자주 간다는 찰리 푸스는 새마을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고기가 아닌 쌈장. 난생 처음 먹어 보는 감칠맛에 푹 빠져 급기야 숟가락으로 쌈장을 푹푹 퍼먹었다. 그렇게 그는 한마디 명언을 남기고 떠났다. “쌈장은 숟가락으로, 고기는 두 점씩”.
데이먼 알반(고릴라즈)
논현삼계탕
데이먼 알반은 봉은사와 풍물시장 관광 후, 논현삼계탕에서 몸보신을 했다. 삼계탕을 ‘치킨 수프’라고 하며 무척 좋아하였으며, 인삼 맛에 반해 홍삼까지 사서 돌아간 이력이 있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조카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또 놀러 오겠다던 그는 1년 후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이듬해 홍대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되어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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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웬티 원 파일럿츠
롯데 설레임 아이스크림
트원파는 한국 아이스크림에 설렘을 느꼈다. “한국에 오면 ‘솔레임’을 꼭 원샷해야 한다”는 그들은 “꽝꽝 얼려진 상태라 꾹꾹 눌러가며 먹어야 한다”는 디테일까지 숙지하고 있다. 2집 앨범 수록곡 ‘Tear In My Heart’의 인트로에 한국어 가사 ‘안녕하세요’를 넣는 등, 꾸준한 한국 사랑을 보여줬던 것도 어쩌면 ‘솔레임’ 때문일까.
혼네
경동시장
혼네의 선택은 한국인에게도 다소 생소한 경동시장. 막걸리와 소맥 등 한국 주류 문화를 통달하며 제대로 된 로컬 체험을 끝마쳤다. 알찬 한국 탐방은 먹거리에 그치지 않았다. 두 남자는 한국의 러닝크루 JSRC와 함께 서울의 거리를 달리며 밤의 운치도 먹었다.
라이드
김밥천국
영국의 전설적인 슈게이징 밴드 라이드는 천국을 맛봤다. 2015년, ‘안산M밸리록페스티벌’ 공연차 내한했을 당시, 그들은 김밥천국에서 비빔밥과 김밥, 쫄면, 우동, 라면 등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로컬들만 가는 곳”이라며 본인들이 진정한 힙스터라는 자부심을 내보였다고 한다.
디 인터넷
깐부치킨
디 인터넷도 우리 민족이었다. 그들의 선택은 배달 치킨. 2017년 내한 당시, 보컬 시드 다 키드와 프로듀서 매튜 마션스, 베이시스트이자 래퍼 패트릭 페이지, 드러머 크리스토퍼 스미스, 기타리스트 스티브 레시는 깐부 치킨을 시켜먹으며 한국의 배달 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갔다. 디 인터넷도 치킨으로 하나 되는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디자이너
홍대 집밥 이선생
스태프가 양식 메뉴를 제안했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한식을 먹고 싶다고 이야기한 경우다. 공연 전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로 이런저런 후보를 얘기하던 중, 래퍼 디자이너는 불고기 라이스를 꼭 집어 선택했다. 공연장 근처 식당에서 포장 주문을 해, 아주 좋아하며 두 그릇이나 먹고 갔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쉐이크쉑
쉑쉑버거 애호가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한국에서도 오직 햄버거를 고수했다. 그는 아무리 먹어도 맛있다며 아이스크림을 곁들여서 쉑쉑버거를 몇 번이고 먹었다.
피닉스
담소
프랑스 국민밴드 피닉스는 이태원 소재의 한정식집을 찾았다. 주문한 연잎밥이 나오자 이파리째 먹으려 해, 스태프들이 말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파리는 먹지 마세요, 시부플레.”
레이니
삼성동 흑돈가
밴드 레이니 3인방은 제주 흑돼지와 사랑에 빠졌다. 삽겹살와 생구이, 항정살 등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알차게 먹으며 너무 맛있어했다는 후문. 한국 미식 좀 ‘배우신 분들’ 답게 소맥과 복분자주를 곁들여 마셨다.
레지 스노우
한와담
레지 스노우의 선택은 숙성 안심과 임실 치즈구이. 식당 이름에 걸맞게 한우와 와인 그리고 담소를 함께 즐기고 갔다 전해진다.
조자 스미스
사리원, 가빈의 맛있는 밥상
잉글랜드의 싱어송라이터 조자 스미스는 여의도 IFC 쇼핑몰 내의 고깃집에서 불고기를, 소니 뮤직 코리아 본사가 위치한 신논현 부근의 식당에서 한정식을 맛봤다.
코스모스 미드나잇
돼지레스토랑 둘째
지난해 첫 내한 공연 당시 이태원 소프 일대를 마비시켰던 호주의 EDM 듀오 코스모스 미드나잇. 쌍둥이 DJ는 클럽의 공동 대표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함께 인근 고깃집에서 숙성 삼겹살을 먹었다. 이제는 한국인이나 다름 없는 줄리안이 두 손으로 깍듯이 소주를 따라주었고, 외국인 손님맞이를 하는 ‘대한 벨기에인’의 모습이 묘한 재미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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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스 블루
강남역 화기애애
영국 싱어송라이터 조나스 블루는 ‘코리안 BBQ’를 체험했다. 생삽겹살과 갈빗살(소), 양념 갈비(소)를 주문해 야무지게 쌈까지 싸 먹었으며, 소주와 맥주, 복분자, 심지어 막걸리까지 모두 ‘클리어’해 애주가임을 인증했다.
스네이크힙스, MØ
오우(OU)
2016년 한국을 찾은 덴마크의 싱어송라이터 MØ(뫼)와 올해 첫 내한한 영국 일렉트로니카 듀오 스네이크 힙스는 메뉴가 매일 바뀌는 퓨전 한정식 식당을 찾아 한국의 ‘집밥’을 맛보고 돌아갔다.
세카이노 오와리
을밀대
올해 ‘사운드시티’ 공연을 위해 내한한 세카이노 오와리는 한국의 ‘평냉’ 열풍에 동참했다. 3대 평양냉면 맛집으로 손꼽히는 을밀대를 찾아 슴슴한 평양냉면 맛을 탐구했다.
레이첼 야마가타
바류식당
감성 보컬 레이첼 야마가타의 선택 역시 ‘코리안 BBQ’. 목살과 항정살 등을 맛보며 한국의 고기구이 문화를 즐겁게 체험했다.
빅 멘사
삼원가든, 더큰집돌솥설렁탕
미국 출신의 떠오르는 래퍼 빅 멘사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도 소개되었던 삼원가든과 설렁탕으로 유명한 강남 더큰집을 찾았다.
메이데이(오월천)
토속촌 삼계탕, 원할머니보쌈, 교촌치킨
중화권을 대표하는 록밴드 메이데이. 오월천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들은 내한 당시 한국 음식에 대한 깊은 관심과 조예를 뽐냈다. ‘뭘 좀 아는’ 밴드는 토속촌 삼계탕을 비롯하여 원할머니보쌈, 교촌치킨 등 정확한 식당 이름을 콕 집어 일정을 진행했다.
*본 기사는 AIM, APR,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소니뮤직 코리아,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워너뮤직 코리아, 페이크버진, 프라이빗 커브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