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 <랭귀지> 인터뷰 - 김심야와 프랭크만의 언어

XXX가 칸예 웨스트를 만난 사연은?

음악  

XXX의 곡에는 다른 아티스트의 피처링이 없다. 일부 프로듀싱이나 편곡을 제외하고 철저히 프랭크만의 사운드, 김심야만의 랩으로 음악을 만든다. 제작년 7월, 이들의 데뷔를 알린 EP <KYOMI>도 그랬고, 오늘 발매되는 정규 1집 <LANGUAGE>도 그렇다.

<랭귀지>는 선공개 곡 ‘수작’과 ‘뭐 어쩔까 그럼’을 비롯한 총 10개의 수록곡으로 구성됐다. 열흘 전 보너스 트랙 ‘저스트 라이크’와 ‘노이즈’를 추가한 한정반은 사전 예약 판매 하루만에 2천 장이 품절되었다. 그만큼 XXX의 팬들은 그들만의 ‘랭귀지’, 즉 ‘언어’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강력하고 반항적인 음악 뒤 XXX의 모습은 아이돌 걸그룹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이십 대 청년이다. 순박하고 조용한 김심야와 프랭크의 사운드는 왜, 그리고 어떻게 그리 과격하게 만들어진 걸까. 음악 시장에 대한 XXX의 생각과 이들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파헤쳐봤다.


<랭귀지> 앨범 이름을 조금 더 설명해줄 수 있나.

F: 앨범 명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예술이라는 분야는 창작가가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들었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거나, 없어지기도 한다. 뭔가 의미를 크게 부여해도 사람들이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거 같아 회의감을 많이 느꼈는데, 그런 것들을 담으려고 한 앨범이다. 앨범 이름은 그냥 대표님이 정해주는 대로 했다.

“예술이라는 분야는 창작가가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들었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거나, 없어지기도 한다.”

이번 앨범도 XXX만의 음악이기 때문에 피처링진이 없다. 둘의 스타일을 같이 표현해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전혀 없는 건가?

X: 있긴 한데, 너무 유명해서 닿을 수 없거나 너무 안 유명해서 닿을 수 없다. 우리도 계획을 갖고 작업하는 게 아니라서 작업 전이나 도중에 떠올리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앨범을 만든 지 1년이 넘었으니까, 그 기간 동안 함께 작업하면 괜찮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있다. 클래런스 클래리티나, 최근에 수루다라는 사람을 찾았는데, 그분도 뭔가 같이 하면 재밌을 거 같다.

둘이 즐겨 듣는 음악은?

F: 꾸준히 많이 듣는 건 70, 80년대 소울 펑크다. 이번에 나온 킹 크룰 앨범을 많이 들었다. 요즘 푸마 블루라는 아티스트도 마음에 들고.
X: 피엔디 1집과 샘 스미스를 최근에 가장 많이 듣고 있다.

또래 남자들처럼 여자 아이돌을 좋아하진 않는가?

F: 다 좋아한다. 어떤 특정한 그룹에 꽂혔다기보다는 좋은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보면 왜 삼촌 팬이 되는지, 그 마음을 알 거 같다. 여자 그룹뿐만 아니라 남자 그룹도 모두 되게 이쁜 거 같다.
X: 블랙핑크. 제니. 여자로 좋다(웃음).

선공개 곡 중 ‘저스트 라이크’의 후렴 부분에서 ‘이탈리안 플로어’는 무슨 뜻인가?

X: 대리석 중에 이탈리아산 대리석이 제일 좋단다. 언젠가는 대리석 바닥이 있는 집에서 사는 게 꿈이다.

그런 면에서 특별히 부러운 래퍼가 있을까?

X: 칸예 웨스트.
F: 심야 정도만 돼도 좋을 거 같다.

얼마 전 로스앤젤레스 도버 스트릿 마켓에서 실제로 칸예 웨스트와 마주쳤다. 그가 XXX CD는 안 가져가고 패키징 사진만 찍었는데, 실물로 보니 어땠나? 

X: 나도 옷을 고르느라 직접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머리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우리 CD를 가져가지 않은 건, 아마 수많은 아티스트가 그에게 전해주려 할 거고, 분명 그중 좋은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모든 게 너무 별것처럼 여겨지는 게 가장 싫다. 뭔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거.”

여전히 노래와 가사가 비판적, 공격적, 반항적이다. XXX가 사회에 가진 가장 큰 불만은 뭔가?

F: 세계가 더 평화로우면 좋겠다. 사랑이 넘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난 그러지 못하지만(웃음).
X: 모든 게 너무 별것처럼 여겨지는 게 가장 싫다. 뭔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거. 최근 패션을 보면, 버질 아블로가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았나. 난 그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노래는 공격적이어도 의외로 가족과 있을 땐 온순한 엄친아가 아닐까?

F: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X: 효자는 아닌데 효자가 되고 싶다.

XXX <랭귀지> 인터뷰 - 김심야와 프랭크만의 언어 2018

<랭귀지>를 작업하며 둘의 시너지가 제일 좋았던 순간은?

F: 계속 좋았다. 계속 좋아서 앨범을 엄청나게 빨리 만들었다.
X: 앨범이 완성된 이후 너무 발매를 안 해서 회사 욕을 같이할 때 시너지가 최고였다. 혼연일체 되어.

옷만 봐도 둘의 스타일은 확연히 다른데. 둘이 왜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X: 앨범을 만들면서 ‘이 비트에 랩 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그냥 거기에 무조건 랩을 한다. 개인적으로 작업할 때 기대를 많이 안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먼저 해버린다. 그리고 프랭크 형이 그걸 만졌을 때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노래가 나온다.
F: 난 비트를 막 찍고 주면, 심야가 랩을 엄청 잘해 놓는다. 그 실력에 버금가게 편곡하고 싶고, 그의 랩을 어떻게 하면 더 멋지게 보이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우리 둘이 잘 맞는 건 그냥 심야가 착해서다.

서로에 대해 제일 좋은 점과 싫은 점 하나씩.

X: 완벽함(웃음). 좋은 점과 싫은 점 모두 그거다.
F: 이런, 겹쳤네.

XXX <랭귀지> 인터뷰 - 김심야와 프랭크만의 언어 2018

김심야가 이전에 <랭귀지> 이후 5년은 <랭귀지>를 뛰어넘을 앨범이 없을 거라고 발언했다. 결과물을 봤을 때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

X: 다행히 그렇다.
F: 난 그렇지 않다.
X: 헐, 그럼 10년?
F: 아니, 그건 주관적인 생각이다. 내 주관에서는 너무 양질의 음악이 많이 나오니까 그건 모르는 일이다. 시장은 항상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거 같다.

빌보드나 세계적인 매체들이 XXX에게 관심을 갖고, 둘은 이제 미국 활동을 시작한다. 기분이 어떤가.

X: 원래는 진짜 싫었다. 한국에서 뜨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외국으로 나가서 역수입 당하는 길을 택하는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에서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접어서 오히려 좋은 기회로 보인다.

<뉴욕 타임즈>의 11월 플레이리스트에 선공개 곡 ‘수작’으로 머라이어 캐리, 샤데이, 투체인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곱게 테일러드된 케이팝과는 거리가 멀다”고 호평받았는데, 평론가에게 답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X: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은 걸 했으니 즐겁게 들어줬으면 좋겠다.

올해 초 김심야는 바밍 타이거노래에 피처링했는데, 그때 이후 그들의 인기가 치솟았다. 지인, 친구로서 보기에 바밍 타이거의 움직임은 어떤가.

X: 바밍 타이거와 호흡을 맞춰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노아이덴티티였다. 그리고 그중 소금이 정말 잘될 거 같다.

루피도 <쇼미더머니777>을 조롱하다 결국 나가서 멋있게 보여줬는데, 김심야가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은가.

X: 목에 칼이 들어오면 한다.

“<쇼미>는 목에 칼이 들어오면 한다.”

라이브 행사 때 유독 남성 팬들이 앙코르를 청하고 호응을 많이 해줬다. 당신들의 어떤 점이 남성에게 어필하는 거 같나?

X: 어떤 면이 여성분에게 어필이 안 되는지는 알 거 같다. 일단 프런트맨이 바뀌어야 하는데…
F: 음악적인 부분에서 너무 마초적인 느낌이 강한 거 같다.

XXX <랭귀지> 인터뷰 - 김심야와 프랭크만의 언어 2018

올해 초 인터뷰했을 때, 김심야의 2018년 목표는 ‘실내 클라이밍 많이 하기’였다. 이뤘나?

X: 이뤘다. 8개월 동안 많이 했다.
F: 나도 유혹당해서 같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둘의 2019년 목표는? 듀오로서, 또 개인적으로.

F: XXX가 잘돼서 다음 앨범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찾아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안에 에어프라이어랑 오븐을 사고 싶다.
X: XXX가 당연히 있어야 할 위치에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지금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그분이 내 존재조차 모르기 때문에 나의 존재만이라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한국 음악 시장을 내 가치 안에서 좋게 바꿔보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X: 한국 음악 시장을 내 가치 안에서 좋게 바꿔보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같은 가치를 가진 동료들에게서 홀로 남겨진 느낌이 크다. 그래서 포기할 생각이다. 사실 우리가 최초는 아니지 않은가. 우리의 전 세대도 시도했다. 우리 다음에 시도하는 사람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금수저가 아닌 이상 하지 말라는 거다. 그리고 시도를 하다 포기한 분들에게는, 절대 인생을 실패한 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F: 세상에 사랑이 넘치면 좋겠다. 내가 그러지 못한 적이 많았던 거 같은데, 앞으로는 좀 더 사랑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회와 생명을 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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