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에이프 인터뷰 발췌 - 미국에서 홀로서기

올해 상반기에 첫 믹스테잎을 발표할 예정.

음악
11,017 Hypes

현재 유튜브 조회 수 약 5040만, ‘잊지마(It G Ma)’의 전례 없는 ‘대박’은 키스 에이프를 미국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한국으로 돌아와 공연하기 전까지, 그는 약 2년 6개월간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며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에이셉 퍼그, 와카 플라카 플레임, XXX텐타시온, 리치 브라이언, 스키 마스크 더 슬럼프 갓 등, 그와 교류하는 음악가는 현지에서 가장 주목받는 래퍼들이다. 키스 에이프 역시 그들과 같은 선상에 서 있다. 동양인으로서 발자국이 없는 길을 개척하며 힙합 장르의 본토에서 인정받는다. 그만큼 타지에서 목표를 이루는 데 집중했기에, 그동안 한국 매체와의 소통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국내 팬들은 그의 근황과 생각에 대해 궁금해 해왔을 터.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그가 한국에서 지낸 짧은 기간 동안 <스포츠서울>이 그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잊지마’부터 BTS까지, 아래 해당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발췌했다.

‘잊지마’

그런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좋은 곡이라 잘 될 거 같다는 감은 왔는데, 미국에서도 반응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실 초반엔 국내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 노래가 시끄럽고, 공격적이라는 지적부터 일본 래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보통 랩은 16마디를 하게 되는데, 우리는 각각 8마디를 했다. 그래서 ‘이게 뭐냐’는 반응도 있었다.

한 유명 미국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영상이라며 우리 비디오를 소개했고, 그게 점차 확산됐다. 영어가 아닌 일본어 ‘아리가또’, 한국어 ‘잊지마’가 나오고 한국 술인 막걸리 등이 나오니 외국인들이 봤을 때는 ‘이게 대체 뭐냐’ 싶었던 거다. 어느 순간 조회수가 엄청나게 늘었고, 외국에서 러브콜이 오기 시작했다. 우리도 어리둥절했다.

‘잊지마’ 뮤직비디오

 ‘잊지마’ 비디오는 디테일을 준비하지 못하고, 거의 즉흥적으로 찍은 작품이었다. 함께 나오는 일본 래퍼 가 막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코가 참여한 노래니 우리도 함께 주목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자유롭게 그냥 찍었다. 잔큐이가 촬영, 편집을 하고 아트 딜러가 특수 효과와 애니메이션을 맡았다. 코의 숙소였던 이태원 호텔에서 즉흥적으로 찍었다. 노래를 작게 튼 상태에서 래퍼들은 제스쳐만 크게 해 흥분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사실 입만 뻥긋 거리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가기 전 코와 제이올데이가 거기서 맥주와 막걸리를 마시고 있길래 그걸 들고 찍었다. 의도했다기 보단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고 싶었다. 외국 래퍼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평상시 마시는 샴페인이나 큰 맥주를 들고 있더라. 우리도 원래 즐기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영상 안에 담고 싶었다. 

미국 진출

현 소속사인 88라이징과 연락 후 코홀트 크루 멤버들과 2015년 여름에 미국으로 진출했다. 외국에 살았던 적도 없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 미국은 래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본고장’이니까. 어릴 때부터 무작정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고, 미국 아티스트와 작업하는 게 꿈이었다. 그 기회가 다가온 거였다. 지금보다 어렸으니 ‘무조건 가야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갔다. 영어도 쓰지 않는 동양 래퍼가 기획사 도움 없이 언더그라운드에서 동료들끼리 만든 음악과 영상이 유명해져서 미국에 진출한 사례는 나 이전엔 없었던 것 같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전례가 없었다. 한국에 그냥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 돈도 벌고 잘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흔치 않은 기회를 어떻게든 잡고 이어가봐야 겠다는 욕심이 났다.  

한국에 그냥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 돈도 벌고 잘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현지 반응

공연을 하면 현지에서 유행하는 노래처럼 관객들이 따라 불러줬다. 어딜 가도 그 노래를 알아주는 분위기였다. 외국 래퍼들이 내게 ‘와 멋있다’고 해줄 때는 기분이 좋았다. 타인종의 외국인 래퍼에게 웬만하면 안 그런다. 심지어 영어도 안들어간 랩인데 그런 존중을 보여줘 놀랐다. 미국 대중이 뮤직비디오 상에서 선보인 우리 스타일인 마스크, 우리가 입는 브랜드 옷, 찢어진 청바지 등을 따라하는 걸 볼 땐 신기했다.

후회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힘드니까. 대우를 제대로 못받을 때도 있다. 한국에서 활동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 몸과 마음은 편했을 것이다. 대화도 안통하고, 당연히 한국 사람이 많지 않아 어울릴 기회도 없다. 그러나 넓게 보면 미국에 오길 잘했다. 남들과 다른 독보적인 길을 걷는거니까. 원래 하고 싶었던 거다. 한국에서 아무리 유명해도 외국진출에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좋은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정신적 성장

좀 더 단단해졌다. 바닥부터 치고 올라가고 있다. 한국에 있었으면 정신적으로 지금보다 약했을 거 같다. 기댈 데가 많으니. 미국에선 기댈 데도 없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도 않다. 미국에 올 때 큰소리 뻥뻥치고 왔으니 이겨내야 한다. 내가 좀 더 성장한 거 같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한데 모국어를 하지 않으면 랩다운 랩이 아닌 것 같다.

영어 랩과 한국어 랩

초반에는 욕심을 많이 내서 아예 영어로 랩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여러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영어와 한국어가 절반씩 들어가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한국어로만 전곡을 소화하면 못 알아들어 아쉽다는 반응이 있더라. 후렴만이라도 영어로 소화를 하면 현지인들에게 어필이 될 것 같다. 사실 나도 미국에서 한국어로 랩을 할 때 아이러니를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한데 모국어를 하지 않으면 랩다운 랩이 아닌 것 같다. 외국어로 표현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노래 한곡에 한국어 70%, 영어 30% 정도를 활용하는데 이 비중을 반반으로 맞춰야 할 것 같다.

방탄소년단

미국 현지에서 느끼는 방탄소년단의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 SNS에서 현지인에게 언급도 많이 되고, 미국 유명 시상식에도 나오더라. 내 주변 사람들도 방탄소년단 얘기를 한다. 메인스트림 음악계를 잘 모르는 내 귀에까지 ‘BTS’라는 단어가 자주 들리고, 미국 유명 뮤지션들과 작업을 많이 하는 모습을 봐도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방탄소년단이 메이저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니 미국 시장이 동양인을 한발짝 더 받아들여주는구나 싶다.

방탄소년단을 보며 희망을 느끼고, 자극을 받는다.

한국 활동

미국에서 앨범 작업을 마무리하고 미국 투어도 돌 생각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믹스테잎을 발표한 뒤엔 한국에 들어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2015년 이후 한국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미국과 한국 활동 비율을 7대3 혹은 6대4 정도로 가져갈 생각이다. 

앨범 소식

첫 믹스테잎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어 랩을 많이 넣고, 영어도 최대한 정리를 잘해서 시도해 보려 한다. 아직 키스 에이프란 이름으로 낸 앨범과 믹스테잎이 없다. 요즘 래퍼들은 믹스테잎도 정규 앨범 느낌으로 많이 내는 추세인데 정규 앨범은 내공이 더 쌓였을 때 제대로 내고 싶다. 정규 앨범이란 타이틀을 내건 앨범은 트렌드를 따르기 보단 내 색깔이 뚜렷해졌을 때 준비하고 싶다.

인터뷰 전문은 <스포츠서울>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상의 인터뷰에 대해 ‘잊지마’의 프로듀서 주니어셰프가 보인 반응도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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