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심야 인터뷰 - 아직 못다 한 <문샤인> 이야기

“힙합 트렌드의 수혜자는 내가 아니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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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달한 사람은 다음 문제, 또 그다음 문제를 풀어. 다를 것 없이.
- 김심야 x 손대현 <문샤인> ‘플라워즈’ 중

김심야는 도달 중이다. 정확히 어디에 도달할지 모를 뿐. 데뷔한 지 겨우 2년여 만에 많은 것을 달성한 듯하지만, 그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2016년은 프랭크와 결성한 듀오 XXX의 <교미>, 2017년은 탑 독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손대현과의 <문샤인> 앨범 작업으로 바빴다. 특히 <문샤인>은 한국 힙합 어워즈에서 ‘올해의 힙합 앨범’과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랩 & 힙합 음반’ 후보에 오를 정도로 음악 시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어제 비록 힙합 어워즈를 수상하진 못했지만, 괜찮다. 김심야는 이미 다음 목표를 향해 앞을 보고 있다. 올해는 XXX의 정규 1집 <랭귀지>의 발매로 또다시 바쁠 예정. 하지만 그전에 아직 못다 한 <문샤인> 이야기가 남았다.

김심야 인터뷰 - 아직 못다 한 <문샤인> 이야기 kim ximya moonshine xxx d sanders interview

<문샤인>

지난해 손대현과의 더블 인터뷰에서는 당시에 작업하고 있던 <문샤인>이 대중음악이 되었음 좋겠다고 했는데, 이루어졌나?

그건 내가 대중음악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내가 내는 음악이 대중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의미다. 이게 대중음악이 될 리가 없으니까.

<문샤인>을 발매하고 얻은 결과물, 반응에 만족하나?

그리 만족스럽진 않은데, 항상 원하는 대로 흘러갈 순 없으니까.

앨범 명은 두 가지 사전적 의미가 있다. ‘불법 술’ 혹은 ‘어리석은 생각’. 이 둘 중 어느 것에 더 가깝나?

전자에 가깝다. 문샤인은 미국 금주령 시절 테네시 주에서 만든 밀주다. 손대현은 테네시 출신 프로듀서고 나도 어릴 때 테네시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공통점을 찾다가 만든 앨범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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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술을 좋아하나?

진짜 싫어한다.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니까 가끔 마시지만, 웬만하면 안 마신다.

술의 힘을 빌려 작곡, 작사한 적은 없나?

공연한 적은 있다.

같은 소속사의 이센스는 취중 랩이 유명한데, 본인은 그걸 시도한 적, 시도할 의향이 있나?

딱히 없다. 하지만 <교미> 작업할 때는 주민등록증을 갓 받아 클럽과 감성 주점을 많이 다닐 때였다. 그때 겪은 것들을 기반으로 <교미>를 만든 건 맞다.

<문샤인>에 참여한 프로듀서들이 쟁쟁하다. 소울스케이프, 마스터우, 손대현 등. 셋을 각각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소울스케이프: 간지
마스터우: 미국 간지.
손대현: 흑인 간지(웃음). ‘순수’로 정정하겠다.

<문샤인>은 한국대중음악상의 ‘최우수 랩 & 힙합 음반’, ‘커리어 하이’는 ‘최우수 랩 & 힙합 노래’ 후보로 선정되었다. 수상 소감은 준비했나?

아니(웃음). 상을 먼저 타야지.

수상 결과를 떠나 올해 목표가 있다면?

한 달 전에 실내 클라이밍을 시작했는데, 회사 스케줄 외에는 빼먹지 않는 게 목표다. 일에서는 개인 EP를 못 만드는 상황이 왔으면 좋겠다. 올해 XXX 1집이 나오는데, 그게 너무 잘되면 바빠져서 내 개인 앨범이 미뤄질 테니까.

<플라워즈> 뮤직비디오에 노래방 기계가 나오는데, 노래방에서 꼭 듣거나 불러야 하는 노래가 있을까?

박효신의 ‘좋은 사람’은 무조건 불러야 한다. 난 노래방에서 랩은 안 한다. 일로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재능이 없어서 못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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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김심야

활동명 ‘김심야’는 무슨 뜻인가?

회사가 이름을 바꿔야 할 거 같다고 했는데, 당시에 내가 불면증을 겪고 있어서 심야 영화를 많이 봤었다. 그래서 그렇게 지었다.

아직 불면증이 있나? 원인이 뭔가?

불면증은 있는데, 심야 영화는 안 본다. XXX의 <교미> 앨범을 만들면서 좀 심해졌다. 지금은 억지로 운동을 하고 지쳐서 잠드는 식으로 맞춰놨다.

유독 사회를 비판하는 가사가 많다. 뭐가 그리 불만인가?

으하하. 아무래도 욕심이 많은 편이라 만족하지 못한다. 친구들도 항상 하는 얘기가 ‘너는 앞만 본다. 뒤를 보면서 쉴 때도 있어야 하는데 넌 자꾸 앞만 본다’고 한다. 그래서 정신이 좀 피폐하다. 계속 다음에 이뤄야 할 것만 생각하는데, 그것을 방해하는 것들이 보이니까 불만이 느는 것 같다.

미국에서 대학교를 자퇴한 이유도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었나?

외국을 싫어해서 가고 싶지 않았는데, 부모님을 설득하려고 입학을 연기하고 1년만 음악을 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1년 사이에 회사를 만났다. 부모님은 고등학교 졸업보다는 대학교 중퇴가 낫지 않겠냐고 해서 등록금만 내고 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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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이센스 ‘틱톡’ 피처링으로 데뷔한 김심야. 작년에는 그의 <에넥도트> 전국 투어에 함께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올랐나?

솔직히 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한 거다. ‘왜 내가 이걸 해야하지?’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오프닝 가수는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인데, 난 그것의 정반대를 하는 사람이라 해가된 거 같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래퍼로서 어떤 영향을 주는 뮤지션이 되고 싶나?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나?

지금 살짝 바뀌고 있는데, 원래는 듣는 이가 나와 함께 절망에 빠졌으면 했다. 요즘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싶지만, 잘 안 되더라.

감성이 풍부한가 보다.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오히려 계산적인 스타일이다. 모든 것에 계산, 숫자, 확률을 생각하며 사는 편이다.

연예계에 뛰어든 게 막연한 열정이 아닌 성공 확률을 계산하고 시작한 건가? 그렇다면 엄청난 자신감인데.

고등학생 때 한국에서 무조건 힙합이 한 번은 유행할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예상했던 그 유행의 가장 큰 수혜자는 내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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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는 아직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을 테지만, 김심야는 지금 명확한 길을 걷고 있다. 10년 후에는 뭘 하고 있을 것 같나?

음악이었으면 좋겠는데, 음악이 아닐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내 음악에는 불신이 없지만, 이걸로 내가 원하는 만큼의 물질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냐가 불확실하다. 지금은 그게 주요 관심사다. 이런 식으로 계속 음악을 하며 방송이나 매체의 힘을 이용해 돈을 버는 분들과 ‘또이또이’하게 벌 수 있으면 간지일 텐데. 음지를 대표하는 느낌의 아티스트로 계속 가고 싶지는 않다. 잘나가는 사람과 그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아티스트의 차이는 얼마를 버느냐로 매길 수밖에 없다. 내 가사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파티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나보다 생각을 덜하고 가사를 썼다고 할 수 없다. 이 둘을 동일한 아티스트로 생각했을 때 누가 더 잘나가느냐는 돈과 유명세로 갈린다. 내 음악으로 그들의 돈, 유명세와 똑같이 맞추지 못하면 사실상 내가 쓰는 가사는 투정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 사회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짜증을 내는 거다. 그렇게 평생 커리어를 쌓아갈 의미는 없는 거 같다.

2018년에는 어떤 프로젝트나 앨범을 기대할 수 있나?

XXX 1집이 나오는데, <교미>와 <문샤인> 사이에 비어있는, ‘왜 김심야 가사가 <교미>에서 <문샤인>이 되었느냐’를 설명해주는 앨범이 될 거 같다. 만약에 1집이 잘 안된다면, 개인 앨범을 만들어야겠지. 그건 무슨 앨범일지 전혀 모르겠다.

XXX는 이번 주 그들의 새 앨범 <랭귀지>의 첫 싱글 ‘뭐 어쩔까 그럼’을 발매했다. 프리뷰는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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