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안 조프 인터뷰 - 도버 스트릿 마켓의 확장 전략, 그리고 서울

다음 DSM의 위치?

패션 

도버 스트릿 마켓(이하 DSM)이 2월 북경점의 가오픈 이후 지난주 소프트 그랜드 리오프닝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의 거창한 이름만큼이나 참석자 명단도 거창했다.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 아티스트 아비 골드, 그리고 각 DSM 점의 매니저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버 스트릿 마켓 베이징(이하 DSMB)’의 개점을 축하했다.

DSMB는 상업 파트너 IT 홍콩과 함께 8년간의 중국 시장 조사를 거쳐 얻어낸 결과물이다. 2010년부터 북경의 럭셔리 쇼핑 구역에 위치한 ITM.B(IT 마켓 베이징)을 운영하며 지역 소비자의 쇼핑 패턴과 DSM의 진입 가능성을 분석한 것. <하입비스트>가 DSM 디렉터이자 꼼데가르송 CEO인 아드리안 조프와 부사장 디컨 바우덴를 만나 이들의 확장 전략에 대해 더 자세히 물었다.

도버 스트릿 마켓이 바라보는 2018년은?

아드리안(이하 A): 첫 번째 목표는 DSMB를 우리 식구로 만드는 것이다. 중국은 아주 중요한 시장이다. 원래 좋은 시장이었지만,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DSM은 이 시장에 특별한 무언가를 선사하고 싶었다. 두 번째 목표는 오는 9월 로스앤젤레스에 여섯 번째 DSM을 개점하는 것이다.

데보라 쳉, IT CCO: 2010년 ITM.B로 설립된 매장이 DSMB로 리브랜딩된다. 2월 가오픈 이후 오늘 소프트 리오픈을 하는 것이다. 정식 개점은 새로운 설치물과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오는 8월에 개최할 예정이다.

‘식구’라는 표현을 썼다. ‘DSM 패밀리’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

A: 우리의 에너지는 함께하는 식구들에게서 나온다. 와타나베 상의 경우 함께 일한 지 무려 18년째다. 그 덕에 긴자점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베이징점 역시 그가 가까이서 케어해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다른 도시에 오픈할 계획은?

A: 7곳 이상의 DSM을 만들고 싶지 않다. 로스앤젤레스 이후 하나만 더 오픈할 생각이다. 그 외 계획은 없다.

일곱 번째 DSM의 장소와 오픈 타이밍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을까?

A: 파리. 내년 말. 힌트(웃음).

아드리안 조프 도버 스트릿 마켓 베이징 인터뷰 2018 adrian joffe dover street market beijing interview

동시에 3개의 매장을 계획하다니. 바로 지금이 DSM을 확장하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판단한 건가?

A: 우리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그냥 물 흐르는 대로 가는 거다. 그냥 좋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 살면서 무엇이 맞는지 피부로 느껴야 한다. 왜 느낌이 좋은지는 설명할 수 없다. 큰 기업들은 종종 5년, 7년 계획을 세우지만, 난 그걸 이해할 수가 없다.

새로운 도시를 선정할 때 상업적 기준은?

A: 환경이 중요하다. 도시 주민들이 패션을 좋아하고 열린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창조하고 표현하는 걸 좋아해야 한다. 또 누군가 좋은 건물을 줘야 한다(웃음). 가끔 월세로 문제가 생기기도 하거든. 우린 어딜 찾아가고 탐색하는 편이 아니다. 그저 본능을 따를 뿐이다.

Why not Seoul?

A: 서울은 이미 미니 DSM이 다수 존재하는 거 같은데.

꼼데가르송 서울이 최근 나이키랩, 고샤 루브친스키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꼼데가르송 서울을 운영하는 삼성은 지난 몇 년간 CdG 서울과 DSM 서울의 브랜딩과 구분에 관한 내부적인 혼란을 겪고 있다. 꼼데가르송과 도버 스트릿 마켓, 서로 경쟁하는 것인가?

A: No. 나라마다 다르고 한국, 특히 서울은 아주 특이한 곳이다. 꼼데가르송에 아주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에는 무려 12개의 포켓 숍이 있고, 모두 매출이 뛰어나다. CdG든 DSM이든, 정해진 공식은 없다. 런던에는 DSM만 있고, 뉴욕에는 CdG와 DSM 둘 다 있다. 파리에는 CdG 바로 건너편에 미니 DSM 같은 트레이딩 뮤지엄이 있다. 서울의 경우 둘의 하이브리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건물 디자인이 아주 레이 가와쿠보스러워서 CdG 이름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었다. CdG인데 DSM 같은 면을 지닌 건 흥미롭지 않은가. CdG와 DSM이 시너지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가 룰을 만들었으니 그 룰을 깰 권리도 있다. 그게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면, 오히려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아드리안 조프 도버 스트릿 마켓 베이징 인터뷰 2018 adrian joffe dover street market beijing interview

DSM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아주 다채롭다. 브랜드 선정은 어떻게 하는가?

A: 관심 있는 브랜드에 문의하면 답은 언제나 ‘Yes’다. 우린 카테고리에 불문하고 모두를 포함하고 싶다. 생각에는 국경이 없다. 우린 인간, 인류로서 모두 함께이고 하나다. 리테일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싼 것만 팔거나 저렴한 것만 파는 게 아니라. 이상적인 생각이지만, 실현으로 옮기려고 노력한다. 모든 DSM 매장은 이 동일한 마인드와 DNA를 지녔다.

디컨(이하 D): 모두 다르지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거다. DSM은 브랜드가 전통적인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브랜드에 자유를 준다. 매장 내 브랜드끼리 항상 충돌하는 듯 보이지만, 그게 우리의 강점이다.

DSM 베이징에는 슈프림이나 팔라스가 없는데.

A: 언젠가 둘 중 하나는 입점시키고 싶다. 하지만 둘은 같은 매장에 있을 수 없다. 너무 비슷한 라이벌이다. 팔라스가 있는 매장에는 슈프림이 없고 슈프림이 있는 매장에는 팔라스가 없다. 아마 팔라스가 베이징에 들어올 거 같다.

“슈프림과 팔라스는 같은 매장에 있을 수 없다.”

이제 럭셔리 하우스만큼이나 세계적인 디맨드를 자랑하는 슈프림과 팔라스. 아직도 이들이 단순한 ‘스케이트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까?

아비 골드: 둘 다 코어 스케이트 브랜드다. 패션계가 그들에게 맞추는 것뿐이다. 슈프림에서 일하는 친구가 많은데, 모두 ‘패션 피플’이기 전에 스케이트보더다. 되레 패션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슈프림은 그저 월급을 주는 평범한 직장이다. 밖에서 슈프림을 볼 때는 ‘패션 브랜드’지만, 안에서 볼 때는 어김없는 ‘스케이트 브랜드’가 맞다. 기타 브랜드와 협업하는 건 상업적인 전략이다. 루이비통 협업은 스케이터를 위한 게 아니라 부자들을 위한 거였다.

A: 그리고 리셀러를 위한 거지. 비즈니스다. 이제 럭셔리 브랜드들이 스케이트 문화의 피를 뽑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뭐 어때? 모두에게 자유의 권리가 있는데. 구찌와 대퍼 댄을 봐라. 대퍼 댄이 원해서 협업에 동의했는데 우리가 뭐라고 그걸 비판할 수 있는가?

D: 슈프림과 팔라스의 뿌리는 스케이트 문화고 그 가치관은 돌처럼 단단하다. 루이비통과 같은 상징적인 브랜드와 협업하는 건 멋지지만, 진짜 스케이터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다. 아드리안이 언급했듯 럭셔리 하우스가 스케이트의 피를 뽑고 있는 것이다. 방황하는 브랜드들이 마치 나방이 불빛으로 몰리듯 스케이트 문화를 대중화하는 거다. 이젠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다.

A: 스트릿웨어, 스포츠웨어, 럭셔리는 이제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그건 좋은 현상이다. 경계선은 창조를 방해할 뿐이다.

최근에 발굴한 신인 브랜드가 있는가?

A: 현재 가장 흥미로운 브랜드는 싱가포르의 유스 인 발라클라바(Youths In Balaclava)다. 10~15명 정도의 음악인, 그래픽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집단이다. 8, 9월 안으로 모든 DSM에 입점시킬 예정이다. 이제는 중국과 한국을 바라봐야 할 때다. 둘 다 ‘이미테이션’, ‘카피’를 잘하지만, 그게 곧 개성과 진짜 패션의 시작이다. 일본도 그랬다. 조만간 한국 패션이 일본 패션을 넘어설 것이다. 중국도 펑첸왕, 잰더주 등 해외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중국에서 활약하는 디자이너들이 늘고 있다.

스트릿웨어는 주로 남성을 수용한다. 여성 스트릿웨어에 관한 생각은?

A: 잠재 시장이다. 현재 여성 스트릿웨어 시장은 크지 않다. 우린 항상 여성 스트릿 브랜드를 찾고 있다. 스트릿웨어는 스케이트 문화에서 유래하데, 스케이트 문화가 주로 남성 위주라 여성 브랜드를 찾기 힘든 것 같다. 현재 DSM은 애슐리 윌리엄스와 메이드미를 바잉한다. 수많은 브랜드가 현재 여성복때문에 고민 중이다. 예를 들어 나이키의 고객은 80%가 남성이라 내부적으로 애를 먹고 있다. 팔라스 역시 마찬가지다. DSM과 <하입비스트> 같은 리더들이 여성을 위해 더 많이 발굴해줘야 한다.

최근 패션계에서는 뷰티와 디자인 협업이 늘었다. 버질 아블로는 바이레도, 이케아와 협업했다. DSM은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카테고리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 없는가?

A: 우린 순수 패션 하우스다. 패션을 알고, 패션을 잘한다. 가구 같은 건 취급할 계획이 전혀 없다. 라이프스타일도 좋지만,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옷과 액세서리. 그게 전부다.

“우리가 룰을 만들었으니 그 룰을 깰 권리도 있다.”

북경, 싱가포르점에 로즈 베이커리가 없는 이유는?

A: 유기농 식재료를 배포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북경점 주위에는 F&B가 너무 많고, 싱가포르점 옆에는 파트너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시즌 DSMB는 총 9개의 특별 설치물과 방으로 꾸며졌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이 있다면?

A: 아비의 베터 핫도그 스탠드가 가장 좋다. 이름이 베터(Better)니까 다른 곳보다 ‘better’하겠지(웃음).

골드: DSM은 프라다 옆에 핫도그 스탠드가 있는 매장이다. 이런 특별한 경험은 어디서도 만끽할 수 없다.

그런 물리적인 설치물을 통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매장의 온라인 전략은?

A: 솔직히 웹 숍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DSM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음악, 설치물 등을 통해 어떠한 ‘느낌’을 준다. 웹 숍은 그게 없지 않은가. 하지만 온라인의 장점은 DSM 근처에 살지 않는 고객에게 닿을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DSM을 모르는 이들이 우리를 접하는 통로가 되면 좋겠다.

패션이 지겨워질 때는 없는가?

A: 패션계는 항상 지겹다. 기업과 상업에 너무 치우치기 때문이다. 수익이 최종 목표일 때가 많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다. 돈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패션계는 그렇다. 하지만 패션 자체는 절대 질리지 않을 것이다. 각자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하나의 예술 장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일한 지 30년이 넘었다. 나이가 들면서 젊은 시각과 감성, 마음 가짐을 유지하는 비법은?

A: 디컨, 올해 마흔네 살이 된 당신은 어떻게 젊음을 유지하지? 비밀을 알려줘(웃음).

D: 시세이도(웃음).

A: 나이 문제가 아니다. 어린 사람들도 종종 따분하고 고집이 셀 때가 많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오히려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그저 모든 일에 에너지와 흥미를 가지면 된다.

당신은 거의 매일 다른 나라로 출장을 가야 할 정도로 바쁘다.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는가?

A: 글쎄. 내 일이 곧 내 인생이다.

도버 스트릿 마켓 베이징
Xingfusancun 4th Alley, Chaoyang Qu
Beijing Shi, China,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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