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러너의 ‘진짜’ 리뷰 - 사심없이 분석한 러닝화 5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아식스 그리고 언더아머.

신발 
127,586 Hypes

천천히 호흡을 고르고, 일정한 보폭으로 속도를 내고, 온몸에 오르는 열기를 고루 느낀다. 단순하지만 무엇보다 보람차다. 의지와 집중만 있으면 누구든 달릴 수 있지만 관건은 무엇을 신느냐다. 러닝도 ‘장비발’이다.

아는 만큼 좋은 ‘러닝 조력자’를 고를 수 있다. 러닝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다섯 브랜드에서 하나씩 소신 있게 골랐다. 나이키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 아디다스 ‘아디제로 프라임 LTD’, 뉴발란스 ‘1500v4’, 아식스 ‘카야노 24’, 언더아머 ‘호버 소닉’. 착화감부터 접지력까지, 잘 모르면 간과하기 쉬운 사항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다섯 브랜드로 구성한 러닝화 리포트

러닝과 산악 스포츠를 즐기는 9년 차 러너이자 물리치료사 장관웅이 각 브랜드의 대표 제품을 직접 신고 뛰며 면밀하게 관찰한, 다섯 개의 러닝화 리뷰.

나이키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 

가격: 16만 9000원
발볼: D
힐토드롭: 10mm
갑피 소재: 플라이니트

착용감: 발에 꼭 맞는 도톰한 스포츠 양말을 신은 듯한 느낌이다. 기존에 경험한 니트 소재 갑피와 다르게 감싸는 느낌이 포근하고 안정적이다. 끈 없이 달릴 수 있을 정도다. 토박스가 낮아 한 치수 크게 신길 권한다. 정사이즈는 장거리 러닝 시 낮은 토박스에 발톱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안정성: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는 안정성을 제공하는 특별한 부품이나 장치가 없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이유는 쫀쫀하게 짠 갑피. 플라이니트가 아치를 포함한 발 전체를 빈틈없이 감싸 최적의 경주를 돕는다. 체중과 뒤틀림을 버티는 힐컵도 단단히 한몫한다.

접지력: 독특하게도 아웃솔이 앞부분과 뒷부분만 적용됐다. 힐스트라이크로 달릴 때 스프링을 장착한 듯 통통 튀어오르는 느낌이 가히 최고다. 마치 슈퍼마리오가 된 느낌이랄까. 탄성이 좋아 러닝 초급자에게 추천한다.

종합평: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아우르는 신발이다. 10km 레이스는 물론, 풀 마라톤도 가능하다. 팔방미인이다. 하지만 미인은 박명이라 했던가? 바닥이 ‘지우개’다. 내구성이 다소 아쉽다.

착용감 5점, 안정성 2점, 접지력 4점, 디자인 5점, 가성비 4점

아디다스 아디제로 프라임 LTD

가격: 21만 9000원
발볼: D
힐토드롭: 9mm
갑피 소재: 프라임니트

착용감: 첫눈에 반했다. 독특한 갑피 패턴과 실루엣, 그리고 보드라운 색감을 보라. 외관만큼 훌륭한 제품력을 기대하고 신어보니 최소한의 편안함이 느껴졌다. 신발끈이 발등에 약간의 이질감을 주는데, 이 부분은 신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으로 예상한다.

안정성: 힐컵이 낮고 얇아 걱정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장거리나 빠른 페이스로 달리는 러너라면 문제 되지 않을 거고,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고려해보는 게 좋겠다. 경사가 있는 힐(신발의 뒷부분)이 과내전을 막아 장거리 시 발의 피로를 줄인다. 기본에 더한 작은 변화로 큰 효과를 거둔 제품. 얄미울 정도로 잘 만들었다.

접지력: 경량에 초점을 둬 밑창이 매우 얇다. 아스팔트에서 최적의 접지력을 구현한다. 어떤 주법도 소화하는 아디제로 아닌가. 환경과 상황에 관계없이 늘 믿음이 가는 사륜구동 스포츠카 같다. 이 집 잘한다.

종합평: 새로운 트렌드인 니트 어퍼와 부스트 중창, 그리고 검증된 아디제로의 케미가 인상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아디제로 프라임 LTD는 잘빠진 디자인과 머캐닉을 갖춘 데일리 스포츠카를 연상케 한다. 특히 떠오른 건 포르쉐. 정통을 고수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고, 브랜드 DNA가 녹아든 트렌드를 만드는 점에서 두 독일 브랜드가 비슷하다.

착용감 3점, 안정성 3점, 접지력 5점, 디자인 5점, 가성비 3점

뉴발란스 1500v4

가격: 14만 9000원
발볼: D, 2E
힐토드롭: 6mm
갑피 소재: 메시

착용감: 디자인만 봐도 경량화된 레이싱화임을 알 수 있다. 설포가 얇아 발등이 불편할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착용감이 좋았다. 아치 서포트와 넉넉한 토박스가 제 역할을 다한 덕분이다.

안정성: 겉치레가 없다. 고속 질주를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제작해 간결하다. 필요 없는 요소는 가감히 배제해 무게도 가볍다. 아치 서포트 기능이 있는 중창이 적용돼 과내전이 있는 러너에게 적합하다. 뒤틀림 방지 기능도 있어 안정성이 꽤 뛰어나다.

접지력: 맹수의 발톱같다. 추진력을 돕는 공격적인 패턴이 밑창에 적용됐다. 잘 닦인 도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다. 크로스컨트리나 트레일런 신발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하다.

종합평: 비유하면 뼈대가 앙상한 랠리카를 탔는데, 의외의 안락함에 만족한 느낌이다. 어디에서나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러프함은 물론, 브랜드의 세심한 설계도 느낄 수 있다. 반전 매력이 상당하다. 게다가 가격도 다섯 러닝화 중 가장 저렴해 만족감이 높다.

착용감 4점, 안정성 4점, 접지력 5점, 디자인 4점, 가성비 5점

아식스 카야노24

가격:15만 9000원
발볼: D, 2E, 4E
힐토드롭: 10mm
갑피 소재: 메시

착용감: 두툼하고 푹신한 힐컵이 발목을 부드럽게 감싸고, 토박스는 넉넉해 편하다. 게다가 아시안피트를 고려해 4E도 출시한다. 발볼이 넓은 이에게 아식스가 답이다.

안정성: 코너링이 뛰어난 차가 승차감이 다소 하드한 것처럼, 쿠션에 신경을 쓴 최신 러닝화에 비해 단단하지만 뒤틀림 방지 시스템과 아치 서포트가 신발의 심한 변형을 막아 발의 피로가 덜하다. 장거리에 적합한 제품. 훈련이나 대회 후 리커버리 조깅용으로 좋을 듯하다.

접지력: 가벼운 오프로드에서도 달리기 충분하다. 약 300에서 500마일을 달릴 수 있어 내구성이 좋다.

종합평: 과체중이거나 과내전이 있다면 이것부터 신어보시라. 러닝화의 정석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하지만 타 러닝화에 비해 번뜩이는 새로움이 보이지 않는 건 다소 아쉽다. 최초로 자동차를 상용한 포드를 연상케 한 러닝화다. 아식스는 정통과 노하우가 있는 브랜드다. 믿고 신어도 좋다.

착용감 4점, 안정성 5점, 접지력 5점, 디자인 3점, 가성비 3점

언더아머 호버 소닉

가격: 14만 9000원
발볼: D
힐토드롭: 8mm
갑피 소니: 니트

착용감: 발가락이 훤히 보일 정도로 엉성하게 짠 니트 소재를 적용했고, 힐컵이 낮다. 잘 벗겨지거나 마찰로 상처가 생기 않을까 걱정했지만 웬걸, 발을 탄력 있게 잘 잡아준다. 기특하다.

안정성: 폭신함에 놀랐다. 마치 구름 위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고급 세단 에쿠스 같달까. 편안한 느낌은 최고다. 부드러운 쿠션은 제품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발 아래서 느껴지는 폭신폭신함이 안정성에 다소 영향을 주니까. 관절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하고, 강한 충격은 피하길 권한다. 장거리 보다 단거리, 가벼운 조깅에 신으면 좋겠다. 일상화로도 제격이다.

접지력: 아웃솔 홈이 깊지 않아 일상생활과 러닝을 겸할 수 있는 제품이다. 활용도가 높다.

종합평: 가장 ‘똑똑한’ 제품이다. 제품에 고정밀도 센서가 탑재돼 ‘맵마이런’ 애플리케이션가 연동된다. 사용자의 보폭, 리듬, 페이스, 거리, 심지어 신발 수명도 알려준다. 하나하나 정말 잘 만들었다. 러닝 초급자에게 좋은 파트너가 될 제품.

착용감 4점, 안정성 2점, 접지력 5점, 디자인 4점, 가성비 3점

나이키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 아디다스 아디제로 프라임 뉴발란스 아식스 카야노24 언더아머 호버 소닉 러닝화 리뷰 2018 running shoes nike epic react flyknit adidas adizero prime ltd new balance 1500v4 asics kayano 24 under armour hovr sonic

“평소 ‘나이키 에픽 리액트 플라이니트’를 신고 다니며 조깅을 하고, 훈련이나 대회에서는 ‘아디다스 아디제로 프라임 LTD’를 착용할 거다. 로드든 트레일이든 대회에서 기록 욕심을 낼 땐 ‘뉴발란스 1500v4’를, 이후에 ‘아식스 카야노24’나 언더아머 ‘호버 소닉’을 착용하고 리커버링 조깅에 나설 거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러닝 용어

힐토드롭(Heel-toe Drop): 힐과 토 즉, 발 뒤꿈치와 발끝의 높이 차이를 말한다. 러닝화의 추진력과 관련이 있고, 오프셋(offset)으로 통용된다.

프로네이션 컨트롤(Pronation Control): 과내전 방지. 평발의 낮은 아치를 지지해 발목의 바른 정렬을 유지하고, 지면과의 충격도 줄여준다.

토박스: 신발 앞쪽의 발가락이 위치하는 부분. 발가락 공간이 넓고 높을수록 편하고 물집이 덜 생긴다. 착화 시 꼭 체크해야 할 사항.

힐 스트라이크: 뒤꿈치 착지 주법. 가장 보편적인 주법으로, 초보자에게 적합하지만 부상 위험이 높다.

미드풋: 발바닥 전체가 닿게 달리는 방법. 체중이 고르게 분포돼 가장 이상적인 주법으로 손꼽히지만, 익히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포어풋: 발바닥의 앞부분부터 차례로 지면에 닿는 주법. 1차적으로 충격을 상쇄시켜 장거리나 내리막에 적합하다. 톱클래스 선수들이 많이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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