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을 책임질 수제 맥주 톱 10
‘슬기로운 음주 생활’을 책임질 브루어리들의 대표작.
대한민국을 ‘맥주 약소국’으로 칭하는 건 결례다. 계절이 바뀌면 을지로로 향하거나 ‘길맥’을 자처하는 맥주 애호가가 지천이니까. 맥주를 탐미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는 건 역시 이들의 공이 크다. 질 좋은 수제 맥주를 선보이는 브루어리 열 곳. 맥주 문화의 수준을 높인 일등 공신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맥파이
이태원, 경리단, ‘길맥’ 하면 떠오르는 브루잉 컴퍼니 맥파이는 여느 때와 같이 맥주를 마신 동네 친구 4명이 의기투합해 시작했다. 한국어로 까치.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까치처럼, 좋은 맥주와 맥주 문화를 위한 마음을 담아 8년째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 중이다.
대표 맥주는 페일 에일. 4.8% ABV, 33 IBU, 6000원.
맥주 맛으로 두말하면 입 아픈 맥파이의 첫 ‘작품’이다. 페일 에일의 황금기를 이끈 맥주. 향긋한 감귤 향이 지나면 기분 좋은 쌉쌀함이 입에 감돈는다. 페일 에일과 IPA 캔맥주는 4월 28일부터, 쾰쉬와 포터는 5월 초부터 맥파이 전 지점에서 한정 수량 판매한다.
맥파이 이태원점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244-1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2016년에 출발한 양조 회사지만, 30여 종 이상의 크래프트 맥주를 만든다. 음주 문화에 마시는 ‘행위’가 아닌 ‘취향’을 반영하고자 다양한 종류를 전개하게 됐단다. 호기심이 많고 도전을 즐기는 이라면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양조장에 찾아가면 된다. ‘최애’ 맥주를 찾아가는 미각 여정을 위해 여러 브루마스터와 전문가가 대기 중이다.
대표 맥주는 첫사랑. 6.5% ABV, 6000원.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는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IPA ‘첫사랑’을 시그너처로 내세운다. 드라이호핑을 하고, 필터링을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양조법으로 제작했다. 맥주를 머금는 순간 화사하고 싱그러운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홉을 배로 쓴 덕분이다. 깔끔한 뒷마무리가 인상적이다. 성수, 잠실, 인천 양조장에서 테이크아웃 캔 포장이 가능하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성수 양조장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4길 4
갈매기 브루잉 컴퍼니
‘맛있는’ 맥주가 마시고 싶은 날 현지인들이 찾는 곳, 부산 여행 코스에 필수로 손꼽히는 곳, 갈매기 브루잉이다. 도시의 새로운 마스코트가 된 갈매기 브루잉 컴퍼니는 외국인과 국내 브루어로 구성된 소규모 집단이 세웠다. 다양한 맥주 옵션을 제공하고, 부산의 낭만을 담은 완벽한 경험을 선사한다.
대표 맥주는 갈매기 IPA. 6.5% ABV, 65 IBU, 한 잔에 6500원.
더 강하고 맛 좋은 맥주를 선호한다고 믿어 제조한 IPA다. 소나무와 자몽 향의 싱그러운 조화로 시작하는 갈매기 IPA는 밸런스를 잘 잡은 쌉쌀함이 매력이다.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점에서 부산과 꼭 닮았다.
갈매기브루잉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58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는 새로운 맥주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 공간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세 명의 남자가 설립한 브루어리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고품질 맥주를 소개한다. 맥주에 대한 기대치가 빠르게 높아진 변화를 반영한 거다.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에 가면 하회탈이 붙은 맥주 몇 종이 있다. 모두 개성이 강하다. 서울에서는 수입 맥주를 비롯한 여러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기 좋은 역삼동 비어룸에서 취급 중이다.
대표 맥주는 더 젠틀맨 라거. 7.6% ABV, 38 IBU, 500ml 4캔에 2만 2000원.
알코올 도수가 무려 7.6%. 국산 맥주에서 보기 어려운 높은 도수다. 전형적인 체코 필스너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라거 맥주. 목 넘김은 부드러우나, 일반 독일 맥주보다 쓴맛이 강한 편이다. 한 모금이 두 모금, 세 모금 되는 건 시간문제. 잔이 채 마르기 전에 기분 좋은 술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일산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이산포길 246-11
구스아일랜드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선구자. 1988년 시카고의 작은 브루 펍으로 시작해 규모 있는 양조 회사로 거듭난 브랜드다. 직접 홉 농장과 양조장을 운영할 만큼 노하우와 자부심이 상당하다. 구스 IPA, 구스 혼커스 에일과 같은 클래식 맥주는 물론, 오렌지껍질과 숙성한 소피, 벨기에식 페일 에일 마틸다 등의 빈티지 에일, 버번 숙성 맥주로 구성한 프레스티지 라인도 전개한다.
대표 맥주는 구스 IPA. 5.9% ABV, IBU 55, 9000원(익선점 생맥주 380ml).
미국 그레이트 아메리칸 비어 페스티벌에서 여섯 번 메달을 수상한 맥주다. 5가지 홉이 쓰였고, 산뜻한 오렌지 향을 풍긴다. 균형감이 상당히 좋다. 안주 종류에 상관없이 곁들일 수 있고, 수제 맥주 입문자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구관이 명관이다.
구스아일랜드 펍 익선점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28길 32
세븐브로이
강서, 달구, 전라, 서초. 지역명을 딴 맥주를 전개하는 독특함에 눈길이 간다. 세븐브로이는 맥주 제조 일반면허 1호를 획득한 한국 최초의 수제 맥주 기업. 유럽산 홉과 강원도 횡성의 천연 암반수의 조화를 이룬 회사다. 미국, 홍콩, 대만, 중국 등 세계 수출로 한국 맥주의 힘을 몸소 보여주는 중.
대표 맥주는 강서 마일드 에일과 달서 오렌지 에일. 각각 ABV 4.6%, 4.2%, IBU 25, 15, 3000원에서 5000원(구매처에 따라 상이).
강서 마일드 에일은 가볍게 즐기기 좋다. 오렌지, 망고 등 과일의 산뜻함과 은은한 고소함이 목을 타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달서 오렌지 에일은 시원하고 상큼하다. 밀몰트와 보리몰트를 섞었고, 오렌지와 바닐라를 더했다. 톡톡 튀는 개성에 한 번 반하고, 밸런스가 좋은 맛에 두 번 반한다.
세븐브로이펍 롯데월드몰점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5층
와일드웨이브
사우어(Sour)와 와일드(Wild)를 골자로 삼은 양조 회사는 아시아에서 와일드웨이브가 최초다. 부산 해운대 송정에 자체 양조장을 세우고 보기 드문 스타일의 맥주를 생산한다. 개성과 실험. 맥주 애호가에게 인정받은 와일드웨이브는 과감하고 창의적으로 역사를 쓰고 있다.
대표 맥주는 설레임. ABV 5.5%, IBU 20, SRM 4.5, 5000원.
2015년 네티즌 선정 최고의 맥주 1위, 2016년 해외 맥주 평가 사이트 레이트비어가 선정한 국내 최고의 맥주 1위, 2017년 매거진 <비어포스트>가 발표한 소비자 선정 최고의 맥주 1위. 와일드웨이브 대표 맥주 설레임이 거머쥔 영예다. 대체 어떻기에 극찬 일색일까 의심하지 말고 마셔보시라. 새콤하면서도 향긋한 맥주 맛이 머릿속에 느낌표를 새길 테니. 오직 몰트, 홉, 효모, 물을 사용해 구현한 맛이라 더 놀랍다. 서울에서는 사우어 퐁당에서 맛볼 수 있다.
와일드웨이브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중앙로5번길 106-1
서울 브루어리
2017년에 갓 데뷔한 신진이지만 실력은 출중하다. 맥주깨나 아는 업계 관계자가 그레이트 코리안 비어 페스티벌에서 서울 브루어리 부스는 꼭 들러야 한다고 꼽을 정도다. 이수용 대표가 설립한 서울 브루어리는 지금도 부지런히 맥주를 생산 중이다. 미래가 기대되는 신흥 강자.
대표 맥주는 페일블루닷 IPA. ABV 7.7%, 60 IBU, 8000원.
5가지 아메리칸 홉을 아낌없이 쓴 IPA다. 감귤 향과 솔 향을 극도로 끌어낸 맥주로, 보기에는 꽤 맑아 보이지만 풍미가 상당하다. 비결은 독특한 효모 배합. 복잡하고도 풍부한 맛의 향연이 인상적이다. 우주를 맥주로 표현하면 이런 맛이 아닐까.
서울 브루어리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3안길 10
카브루
크래프트 맥주의 부흥을 이끈 업계 ‘형님’. 2000년에 설립한 카브루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13개의 제품을 양조 중이다. 자체적인 품질 관리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배송 전 과정에 콜드 체인 시스템도 적용해 맛과 품질을 유지한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란 이런 거다.
대표 맥주는 피치 에일. ABV 4.5%, IBU 9, 7000원에서 9000원.
봄이 오면 생각나는 맥주다. 복숭아 원액을 첨가해 싱그럽고 달콤하다. 신의 한 수는 경쾌하고 잘게 터지는 탄산. 청량감이 상당하다. 에일 맥주가 부담스러운 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맥주다. 반포동에 위치한 크래프트 하우스 공방에 가면 즐길 수 있고, 오는 7월에서 8월에 캔맥주도 출시 예정이다.
크래프트 하우스 공방
서울시 서초구 서래로6길 7
고릴라 브루잉
맥주와 친해지고 싶을 땐 이곳이 제격이다. 광안리를 기반으로 한 고릴라 브루잉이다. ‘영국 크래프트 맥주 문화 전파’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독특한 맥주 경험을 선사한다. 맥주 맛을 배가할 라이브 공연은 물론, 양조장 투어, 비어 요가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대표 맥주는 고릴라 IPA. ABV 5.4%, IBU 42, 6000원.
국내에서 홉 농장을 운영 중인 고릴라 브루잉의 시그너처는 고릴라 IPA다. 치고 올라오는 시트러스 향과 적절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꽤 깔끔해 타 IPA보다 부담이 없다. 강하고 묵직한 맥주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다소 심심할 수 있겠다.
고릴라 브루잉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