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일 카너 인터뷰 - 영국 힙합신의 뉴 아이콘

그가 직접 기록한 서울에서의 48시간.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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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일 카너는 유명한 영국 래퍼들 중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 <가디언>
“사우스 런던 출신 로일 카너의 감성적인 랩은 고백적이고 심금을 울리며 굉장히 훌륭하다.” – <NME>

여러 매체의 평가와 ‘리얼’을 운운하는 광야의 음악 선지자의 피력이 일치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로일 카너를 향한 극찬은 오리지낼러티와 다양성에 갈증을 느낀 영국 힙합신에 모습을 드러낸 아이콘을 향한 성원이자 환영에 가까웠다. 대체 어떻기에? 세상 어디에도 없던 창조주라도 나타난 것처럼 ‘간증’하는 걸까?

“로일 카너는 그가 영웅으로 생각하는 ‘모스 데프’ ‘나스’ ‘커먼’ ‘파사이드’ ‘벤저민 제파니아’와 같이 듣는 이에게 그의 주변 환경을 연상케 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스토리텔링 또한 타고났다.” – <인디펜던트>

절제를 미덕이라 여기는 이 세상에 자신의 ‘민낯’을 과감히 드러낸 로일 카너를 목도하니 그들의 진심어린 찬사에 수긍이 갔다. 그는 첫 정규앨범 <Yesterday’s Gone>에 다사다난한 가정사부터 미숙했던 과거 연애까지, 자신의 과거와 감정을 덤덤히 펼쳤다. 중요한 건 그의 음악은 위기와 존폐를 논하는 현대의 사회학적 사랑이론과 다르다는 것. 긍정의 기운을 품은 이의 슬픔과 외로움은 서울을 매료시켰고, 이는 묘하게도 위로와 희망이 됐다.

로일 카너 서울 포토 에세이 인터뷰 서울재즈페스티벌 2018 loyle carner seoul photo essay inteview seoul jazz festival

서울을 찾은 것도, 이곳에서 공연을 한 것도 처음이다. 그럼에도 반응이 꽤 뜨거웠는데, 소감이 어떤가?

믿을 수 없었다. 항상 한국에 가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공연할 줄 몰랐다.

짧은 일정을 쪼개 <하입비스트>와 ‘서울 포토 에세이’를 진행했다. 어땠나? 전달한 일회용 카메라 3개에 무엇을 담고 싶었나?

하나는 내가 갖고, 나머지 2개를 매니저와 함께 온 디제이에게 나눠줬다. 48시간 정도 머무른 서울에서 눈에 담은 것을 고스란히 기록했다.

서울에서 가장 좋았던 건?

프라이드치킨.(웃음) 세계에서 단연 최고다.

이번 내한은 당신의 첫 정규앨범을 서울에 소개한 첫 번째 자리가 됐다. 어떤 앨범인가?

솔직하게 말하면, 내 앨범을 소개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들어보길 권유하는 거다.

그렇다면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을 하나 꼽아본다면?

‘The Isle of Arran’.

아, 그 곡! 여운 참 길더라. 아버지에 대한 메시지가 담기지 않았나. 나 역시 사연깨나 있는 사람이라 그 곡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다.

간단명료하다. 나의 전부.

‘Florence’라는 곡에서는 가상의 여동생도 등장한다. 그것도 당신이 굉장히 사랑하고 아끼는. 가상의 여동생으로 다시 한번 ‘가족’이라는 주제를 다룬 이유가 있을까?

내가 무척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이 곡을 썼다. 그 당시 ‘여동생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Ain’t Nothing Changed’ 가사가 남다르더라. 노인이 된 인물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어른의 부담감과 고충을 토로한다. 곡의 화자 즉, 본인은 한창 청춘 아닌가? 깊이 있는 가사의 원천이 무엇인가?

하하, 어리지만은 않지. 나는 애늙은이다. 이 곡을 쓴 계기는 간단하다. 그 시기에 주변에서 “넌 항상 같은 것에 대해서만 가사를 쓴다”라고 말했다. 나의 모든 곡이 같은 주제를 담은 이유가 나에게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싶었다. 나는 아직도 아버지가 그립고, 내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으며, 조금 외롭거든.

그러고 보니 로일 카너의 음악은 가족, 연인 등 모든 종류의 사랑을 아우른다. 당신에게 사랑은 뭘까?

최근에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 것. 무조건적인 것이다.

“나에게 변한 건 없다. 나는 아직도 아버지가 그립고, 내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으며, 조금 외롭거든.”

로일 카너 서울 포토 에세이 인터뷰 서울재즈페스티벌 2018 loyle carner seoul photo essay inteview seoul jazz festival

누군가 당신의 음악을 올드 스쿨 장르에 가까운 힙합이라고 설명했다. 내 경우는 누자베스가 떠올랐고. 본인은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어떻게 생각하나?

아, 누자베스 정말 좋아한다. 항상 드는 생각인데, 누군가의 음악을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앞서 얘기했듯, 이해하고 흡수하려면 직접 듣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는 게 답이다. 나의 설명이나 의견은 무의미하다.

음악 작업 시 누구와 자주 소통하나? 조력자가 있나?

나의 남동생과 엄마. 그리고 일상을 함께하는 그녀? (웃음)

조력자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샘 스미스 보컬 피처링과 켄드릭 라마 랩 피처링 중 하나를 고른다면?

켄드릭. 그걸 말이라고!

센트럴세인트마틴 드라마 센터에서 공부한 이력이 독특하더라. 연기자가 아닌 음악을 본격적으로 파고든 계기가 있나?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인가?

늘 라임은 썼다. 하지만 나에게 래퍼가 되는 건 축구 선수로 전향하는 것만큼 불가능한 일이었다. 집안 사정이 바뀌었고, 나는 돈을 쓰기보단 벌어야 했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래퍼’라는 직업을 가졌다. 뮤지션을 업으로 삼은 건 그렇게 시작됐다.

전공 덕분일까? 당신의 뮤직비디오는 스토리텔링에 충실하고 독창적이다. ‘Florence’ ‘Ain’t Nothing Changed’가 특히 그렇다. 곡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강력한 수단 같다고 할까. 당신의 참여도가 높을 것 같은데,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나?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때 먼저 스토리보드를 그린다. 그리고 내 남동생에게 보여준다. 필름 전문가거든. 그러고는 약간의 수정 작업을 거친다. 내가 좋아하는 몇몇 영상 디렉터에게 연락하고, 그중 연결된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한다. 내 모교 덕을 많이 봤지.

미래에 정극을 연기하는 로일 카너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

언젠가는 다시 연기를 하고 싶다. 나에게 맞는 대본을 만나길 기대한다.

YSL ‘Y’ 향수 캠페인 모델로 활약했다. 신인인 당신에게 얼굴을 알린 좋은 기회가 됐을 듯 한데. 어떻게 연이 닿았나?

굉장히 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요약하자면, 프랑스 방송에서 일기예보를 진행했다(거봐. 사연이 길다고 했지?). 마침 그 방송을 YSL 고위 관계자가 본 거다. 그 다음날 바로 연락이 왔다. “당신이 YSL의 새 얼굴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가장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는? 혹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 브랜드가 있나?

커클랜드. 그중에서도 흰색의 기본 티셔츠를 좋아한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갖고싶은 아이템은 뭘까?

품질이 좋은 양말 몇 켤레. 걸을 때 벗겨지지 않는 것으로.

중지에 낀 그 반지. 인스타그램에서도 눈에 띄던데, 의미가 있는 물건인가?

삼촌에게 받았다. 내가 가진 주얼리는 모두 물려받은 거다.

흥미로운 프로젝트 계획이 있나? ADHD 아이들을 위한 쿠킹 클래스처럼.

당연하지! 올여름 말에 런던에서 새로운 요리학교를 열 거다. 바라건대, 세계 곳곳에서 요리학교를 전개하고, ADHD 인식 향상이 필요한 곳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좋겠다.

로일 카너 서울 포토 에세이 인터뷰 서울재즈페스티벌 2018 loyle carner seoul photo essay inteview seoul jazz festival

앨범이든, 공연이든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새 앨범은 작업이 마무리 되는 대로 낼 예정이다. 그리고 단언컨대 앨범 발표하면 서울로 곧장 올 거다. 믿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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