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스 인터뷰 - 석촌호수 컴패니언 & 팝업 후기

“삭막한 도심 속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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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카우스: 홀리데이> 컴패니언이 드디어 석촌호수 위에 떴다. 롯데 그리고 홍콩 기반의 올라이츠리저브드(이하 ARR)와 함께 지난 1년간 진행한 프로젝트가 열매를 맺은 것. 새로 28m, 가로 25m, 높이 5m에 달하는 초대형 풍선은 역대 카우스의 가장 큰 조형물이자 그가 사상 처음으로 물 위에 띄우는 작품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휴식의 참된 의미와 잠시만이라도 일상으로부터 탈출하라는 현대인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

편하게 누워있는 컴패니언 건너편에는 앉아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썬베드와 파라솔이 구비되었다. 계단에 올라 더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는 6m ‘포토 타워’도 있지만, 나무에 가려져 피규어가 잘 보이진 않는다.

오늘 오전 문을 연 굿즈 팝업은 오픈 전부터 카우스의 팬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에 서서 기다리는 시간은 최소 두 시간. 리셀러들은 피규어에 가장 집중하고 구매 전 제품의 컨디션을 꼼꼼히 살펴보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ARR 측은 굿즈가 빠르게 조기 품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든 제품은 품목별로 1인당 다섯 점씩만 구매할 수 있으며 교환, 환불은 불가능하다. 팝업과 설치물 현장은 위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카우스: 홀리데이' 석촌호수 컴패니언 & 팝업 후기 2018 서울 인터뷰

월드투어를 서울 석촌호수에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물 위에 뜨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는데, ARR가 석촌호수를 추천했다. 수영장 물에 작품이 떠 있는 상상을 했는데, 그게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자세라고 생각했다. 요즘 사회에서 아주 황당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삭막한 도심 안에서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수많은 미술관과 도시에 전시하는데, 특별히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면?

난 직감으로 움직인다. 그때그때 자유롭게 행동하는 편이다. 서울은 아주 흥미로운 도시다. 이곳에서 전시를 할 수 있어 영광이다.

<홀리데이 코리아>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뭔가?

쉬자. 퇴사하자. 당신들은 왜 여기 있는가? 집에서 쉬고 있어야지.

<Passing Through> <Clean Slate> <Seeing/Watching> 등 아시아의 대형 프로젝트는 ARR와 함께 하고 있다. 이들과 만남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 난다. 하버 시티의 <Passing Through>를 계기로 처음 함께 일했는데, 그들과 잘 맞았다. 신뢰하는 파트너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좋은 에이전시는 드문 것 같다. 내가 모든 디테일에 일일이 간섭하고 신경 쓰거나 수정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미쉐린맨, 스누피, 피노키오, 심슨, 세서미 스트리트, 미키 마우스, 아톰 보이 등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자주 선보였다. 캐릭터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라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지만, 캐릭터라는 건 보편적이고 대중적이다. 언어장벽 없이 경계선을 넘어서는 무언가, 그리고 어디서든 함께 존재하는 그 매력에 끌린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는 이념을 갖고 있다.

당신의 시그니처이기도한 X-자 눈은 이번 ‘휴식’ 테마에 알맞다고 생각하는가? 익사한 시체 같다는 의견도 있는데.

피규어나 스컬프처 전에 그라피티를 할 때는 주로 알파벳을 매개로서 활용했다. 어떻게 하면 나의 뿌리인 그라피티 정신과 알파벳을 핵심 요소 하나로 단축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는데, 그 결과물이 ‘X’였다. 이제는 내게 피부의 점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 익사한 시체 같다는 반응에는 이렇게 답변해주고 싶다. 컴패니언은 수영을 할 줄 안다고.
이번 <홀리데이 코리아> 프로젝트는 특별히 씨엘의 티저 영상이 이슈됐다. 얼마 전 만난 방탄소년단과 카우스 피규어 컬렉터로 유명한 지드래곤 같은 한인 아티스트에 대한 생각은?

내 작품이 한국에서 일으킨 반응은 아주 놀랍다. 씨엘도 직접 만났는데, 그녀처럼 전 세계에 큰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가 나를 서포트 해주니 좋다.

20년간 활동하며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작품 하나를 고를 순 없다. 작품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그것을 다음 작품에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내 작품을 제각각 따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컬렉션으로 생각한다.

당신이 정의하는 공공미술은?

난 항상 퍼블릭 아트를 해왔다. 내 머릿속 아이디어를 세상 밖으로 내놓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건 대중과 소통, 대화하는 것이다. 공공미술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할 때 깜짝 놀래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갤러리, 뮤지엄의 틀에 박히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게 좋다.

아직 공식으로 발표된 바는 없지만, 곧 공개될 수원 아파트 단지 설치물에 대한 생각은?

부동산 개발업자가 이미 존재하는 작품을 구매해서 설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누가 작품을 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좋은 거라 생각한다.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는가?

ARR와 오는 11월에 있을 뉴욕전, 그리고 가을 멜버른전을 준비 중이다. 내셔널 갤러리 오브 빅토리아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아까 쉬자고 말한 것과는 모순되지만, 난 바쁜 게 좋다. 재밌으니까.

*본 인터뷰는 단체 기자간담회에서 취합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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