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S 뉴욕 남성 패션위크 컬렉션 탑 5
화려한 스트릿 스타일도.
유럽의 3대 패션위크를 거쳐 드디어 뉴욕 패션위크: 멘즈까지 막을 내렸다. ‘패피’들의 스트릿 스타일은 여느 때처럼 화려했지만, 이번 주를 빛낸 2019 봄, 여름 컬렉션들은 조금 더 엄숙했다. 그 어떤 나라보다도 많은 인종이 거주하는 미국의 패션 행사인 만큼 이방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국, 인도, 멕시코, 네덜란드계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이번 시즌의 탑 컬렉션을 알아두자.
2019 봄, 여름 남성 패션위크 더보기
베스트 파리 컬렉션
베스트 밀라노 컬렉션
베스트 런던 컬렉션
신발 협업 총 모음
선데 스쿨 ‘챕터 3: 떨선비’ 컬렉션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선데 스쿨. 한인 남매 임대원, 임지원이 전개하는 ’스모크웨어’ 브랜드가 이번 뉴욕 패션위크: 멘즈에서 첫 프레젠테이션을 가졌다. 한국의 아트 프로덕션 컴퍼니 ‘스케치드 스페이스‘와 합작한 한자 캘리그래피를 배경으로 이세와는 또 다른 감성의 한복-스트릿웨어 퓨전을 제안한다. 메인 디자인 모티브는 조선 시대 선비. ‘떨’을 피우는 선비의 영감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지식인들이 더욱 더 창조적이고 색다른 경험을 하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코트, 재킷, 셔츠, 티셔츠, 바지 등으로 구성된 s.k. 매너 힐의 이번 라인업은 아주 시원하다. 제품군의 편안한 실루엣 역시 지난 시즌처럼 품격과 자유분방함 사이 어디쯤에 위치한다. 도미닉 손닥은 잡다한 요소를 배제하고 흰색과 남색의 간결한 조화를 이루는 데 몰두, 일관된 톤을 유지하면서 넉넉한 핏을 완성했다. 손닥은 화려하지도, 결코 뻔하지 않은 감각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물론 브랜드의 자연 친화적인 고급 소재는 새로운 시즌에도 빛을 발한다.
윌리 차바리아 x 험멜
‘패션’이라는 플랫폼으로 화두를 던지는 윌리 차바리아. 그의 다섯 번째 전언은 과연 무엇일까? 차바리아는 ‘축구’를 매개체로 이민자를 포용하는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멕시코계 미국인인 그는 나라의 상징과 아름다움을 먼저 감싸 안았다. 덴마크 기반의 축구 브랜드 험멜과 협업해 ‘U.S.A.’, ‘SPORT’, 데님, 성조기 등 미국적 요소를 적극 활용한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룩으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뼈가 있는 메시지는 메시지대로, 브랜드의 시그너처는 시그너처대로 강하게 드러난 신작이다.
린더
린더의 컬렉션은 언제나 디자이너 자기 자신에 대한 고찰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그는 동성애자 남성으로서 내면의 삶을 드러내 왔던 지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새 컬렉션은 1800년대에 독일을 거쳐 미국에 정착한 네덜란드 이민자였던 어머니의 흔적을 담았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네덜란드 나막신, 고조할머니가 가지고 계시던 사진 속 자녀들이 입고 있던 인타르시아 스웨터의 레플리카 등, 샘 린더를 채우는 삶의 유산들이 그의 패션 세계와 조우했다.
보드
2019년 봄과 여름을 위해 에밀리 보드는 아주 사적인 유산을 하나 끄집어 냈다. 바로 그녀의 친구이자 공동 작업자인 아론 아우즐라의 선조에 대한 역사다. 그의 할아버지는 20세기 초 새로운 세계를 찾아 인도를 떠나 캐나다에 정착했다. ‘캐나다 개척 시대의 낭만이 만난 인도의 전통’. 2019년 봄, 여름 에밀리 보드 컬렉션의 요약이다. 실크와 린넨 위에 수놓은 색색의 프린트, 고전적인 실루엣의 재킷과 셔츠, 한 편의 낭만주의 서사시가 런웨이 위에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