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자 스미스 인터뷰 - 한 송이 꽃처럼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노래가 된다.

2년 전, 드레이크가 <OVO> 라디오쇼에서 극찬한 스무 살 소녀가 있었다. 영국 월솔 출신의 무명 소녀는 사운드클라우드 노래 하나로 급기야 드레이크의 ‘Get It Together’, 켄드릭 라마의 <블랙 팬서> OST ‘I am’에 피처링하는 등 초고속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리고 지난 6월 발매한 정규 앨범 <Lost & Found>로 공식 데뷔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투어 공연들을 속속이 매진시키는 당찬 그녀의 이름은 조자 스미스다.
이번 주 서울 프로모션을 위해 방한한 스미스를 만났다. “지금 음악 시장에는 솔직함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던 그녀는 삭막한 도시의 콘크리트를 뚫고 피는 꽃 한 송이 처럼 아름답고 강했다.
서울 방문은 어떤가?
이틀밖에 안 됐지만, 정말 좋다. 그냥 여행하러 다시 오고 싶다. 어제는 ‘코리안 바비큐’를 먹었는데, ‘판타스틱’ 그 자체였다(웃음).
<Lost & Found>를 발매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처음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작업한 노래를 한꺼번에 많이 공개하는 건 처음이었다. 난 내 앨범이 정말 좋다. 발매할 때 전혀 긴장하거나 걱정하지 않았다. 그저 앨범을 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앨범 발매 이후 변한 것이 있다면?
더 바빠졌다. 할 게 많아졌다. 그게 다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나를 알게 돼서 좋다.
앨범 작업과 발매의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뭘 하든 급한 마음으로 하지 말 것. 본인의 일에 행복을 느낄 것. 시간을 가질 것. 그게 제일 중요하다. 남들과 경쟁하며 급하게 작업하면 안 된다. 그저 본인이 갈 길을 가면 된다.
스스로가 그래미 어워드를 받을 만한 거 같은가?
너무 이른 게 아닌가 싶다. 언젠가는 꼭 받고 싶지만, 잘 모르겠다. 앨범은 아주 자랑스럽지만(웃음).
가장 쓰기 어려운 곡은 무엇이었나?
쓰기 어려운 곡은 없었다. 모두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저 노래를 하며 내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말이 되고 노래가 된다.
협업하고 싶은 꿈의 뮤지션이 있나?
프랭크 오션. 그의 목소리와 가사를 사랑한다.
아레사 프랭클린의 죽음에 대해 한마디 부탁한다.
너무 슬픈 일이다. 어릴 때 엄마가 집에서 아레사 프랭클린의 음악을 많이 틀었다. 열한 살 때는 그녀의 ‘I Say a Little Prayer’를 배우기도 했다. 프랭클린은 진실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언제, 어떻게 노래를 시작했나?
하도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해서 언제 시작했는지는 기억도 안 난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노래를 공개한 건 2016년이다. 거기서 모든 게 시작되었다.
영국 아티스트로서 고향보다 글로벌 연예계의 중심인 미국에서의 인기가 더 중요하진 않은지.
내 첫 미국 투어가 매진되었다. 하지만 그전에 유럽 투어가 먼저 매진되었다. 다른 곳에서 인기가 많아져도 시작은 영국이었다.
투어가 매진 될 때는 어떤 기분인가? 무대에서 팬들에게 받는 에너지는?
초현실적이다. 내 머릿속에서 나온 노래를 팬들이 같이 불러주는 건 굉장한 기분이다. 이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그냥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는 일 말이다. 그리고 내 밴드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무대에서 팬들과 함께 즐겨주는 가족 같은 식구들이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가?
영감은 모든 것에서 얻는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영화, 미술에서. 그 어떤 것에서도.
지금 음악계에는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어려운 질문이다. 현재 송라이터들은 솔직함이 부족한 것 같다. 그리고 가끔 오리지널리티도 없다. 하지만 이건 내가 아는 음악의 선 안에서만 하는 말이다. 한국에는 내가 전혀 몰랐던 또 하나의 음악 세계가 있다. 어제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를 만났는데, 그는 아주 멋지다. 스튜디오에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밖에 여성 팬들이 기다리고 있더라. 굉장한 거 같다.
본인처럼 가수가 되고 싶은 여성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내가 얻은 교훈처럼 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말자.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자. 그저 자신에게만 집중하자.
지금 서울 투어 중이니 궁금하다. 여행할 때 없어선 안 될 아이템이 있나?
내 투어 매니저 사이먼과 항상 함께여야 한다. 그리고 립밤이 꼭 필요하다. 투어 중에 입술이 건조하면 못 쓰니까(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