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가 덴마크 호수에?
민주주의의 침몰.





현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대표적인 건축물 ‘빌라 사보아’가 덴마크의 한 호숫가에 반쯤 가라앉았다. 실제 건물이 아닌 덴마크 바일레에서 개최되는 <2018 수상 미술 축제>의 미술품이다. ‘홍수의 현대성’이라는 이름의 모형 건물은 실제 ‘빌라 사보아’와 동일한 크기로 제작되었다. 왜 건물을 통째로 복제해서 물에 빠뜨렸을까?
조형물이 품은 의미는 꽤 진중하다. 작품이 비유하는 건 페이스북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 작가 아스문드 합스텐 미켈슨은 ‘빌라 사보아’가 근대성과 계몽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즉,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는 근대 민주주의의 침몰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SNS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빅데이터를 악용하는 세력들이 출현하고, 새 시대의 홍수에 과거의 정치 제도는 몰락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작가는 물 위의 예술 작품을 통해 정치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위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설치 예술을 만나볼 수 있는 덴마크의 수상 미술 축제는 9월 2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