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보이 인터뷰 - 아크로님, I4P 그리고 <공상과학음악>

0차원으로 떠나고픈 우주 소년.

음악 
42,422 Hypes

기리보이는 하고 싶은 게 많다. 이미 우주비행 크루와의 각종 활동과 <쇼미더머니777> 프로듀싱, 그리고 최근에 론칭한 의류 브랜드 I4P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기리보이지만, 그는 뭐든 “지금보다 더 많이, 빡세게” 하고 싶어 한다. 지난 주말에 공개된 따끈따끈한 <공상과학음악> 앨범과 ‘acrnm’ 뮤직비디오는 그 많은 것 중 일부에 불과하다. 당장이라도 sci-fi 영화의 세상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는 기리보이. 매일 슈퍼히어로의 파워를 쓰는 상상을 하며 사는 기리보이와 만났다. 그가 다른 차원, 0차원의 세계로 떠나기 전에 말이다.

<공상과학음악> 트랙리스트

    1. I4P.KR
    2. 키보드
    3. 키스 ft. 염따
    4. hook송
    5. Skyblue ft. 더콰이엇, 비와이
    6. acrnm ft. 고어텍스
    7. vr ft. 저스디스, 스윙스
    8. www

요즘 <쇼미더머니>와 많은 음악 작업물로 굉장히 바쁠 거 같다. 근황은 어떤가?

계속 앨범을 내고 음악을 만들고 있다. <쇼미> 곡도 많이 만들고 옷도 만들고 있다.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어서 정신이 없다. 활동 기간에는 두 시간, 30분만 자고 나갈 때도 많다.

<공상과학음악> 앨범의 첫 뮤직비디오로 공개한 ‘acrnm’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acrnm’은 내가 하고 싶은 멋있는 걸 극대화해서 만들어졌다. 옛날에 의미 없이 브랜드 옷을 많이 샀는데, 1년 정산을 해보니 거의 80%의 돈을 옷에 썼더라. 술도 안 먹고 놀러 다니지도 않는데 너무 아까웠다. 그게 질려서 그만 사고 싶어졌다. 오래 입을 수 있는 것만 찾다가 저스트뮤직박성진 형이 들어왔다. 그 형이 딱 아크로님 풀세트를 입은 걸 보고 그때부터 외국, 아니면 이베이그레일드 같은 곳을 매일 보면서 아크로님이 뜰 때마다 하나씩 샀다. 그래서 곡의 피쳐링도 고어텍스(박성진)다. 만들자마자 무조건 이 형이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기리보이 <공상과학음악> 앨범 인터뷰 2018

타이틀 곡 ‘키보드’, ‘스카이블루’의 영감은?

사랑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SF 영화 <그녀> <어바웃 타임>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이별하고 난 널 디지털 속에서만 볼 수 있다. 실제로 보고 싶다.’ 이런 가사를 썼다. 앨범 콘셉트에 맞는 독특한 걸 하고 싶었다.

직접 프로듀스한 곡이 남다를 거 같다. 특별히 애정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

일단 내 비트로 만든 노래 중에서는 ‘acrnm’이 제일 마음에 든다. 요즘 유행하는 트랩에 웅장함을 얹고 싶었다. 한국에서는 비와이가 그런 걸 많이 한다. 비와이한테 피드백 받으려고 곡을 보냈는데, 완전 자기 스타일이라고 해서 ‘아, 이제 됐다. 내자’라고 생각했다(웃음).

기리보이 <공상과학음악> 앨범 인터뷰 2018

비와이를 포함한 앨범 피처링진을 각각 한마디로 표현해달라.

염따: 빡센 형.
더콰이엇: 귀여운 형.
비와이: 엄지손가락.
고어텍스: 넘사벽. 정말 멋있어서 넘사벽.
저스디스: 그냥 저스디스.
스윙스: 넘어가자. 뭐라고 하지? 애증의 관계. 애증의 관계다.

지난 <하입비스트> 인터뷰에서 스윙스가 기리보이와 새 레이블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지금 어떤 단계인가?

프로필 사진까지 다 찍었고 앨범 계획도 다 해놨다. 지금은 언제 발표할지만 기다리는 중이다. 내일 당장 발표할 수도 있고.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알 거다. 인스타그램에 스포일러들이 많다. 곧 공개하겠다.

새 레이블은 언제 발표할지만 기다리는 중이다. 내일 당장 발표할 수도 있고.

기리보이 <공상과학음악> 앨범 인터뷰 2018

모두 아티스트 소장 아크로님

우주에 대한 노래도 많고, 크루도 우주비행 크루인데. 지구를 탈피하고 싶은 건가?

완전 탈피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다.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에일리언> 같은 세계에서 딱 한 달만 살아보고 싶다. 좀비 세상도 좋다. 매일 뭔가 특별한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슈퍼파워를 가지고 있다던지. 다른 세계로 가고 싶다. 0차원의 세계.

공상과학에는 언제부터 관심이 생겼나?

고등학교 때부터 특별한 소재의 드라마, 영화, 만화를 좋아했다. 마법류, 판타지적인 걸 좋아한다. 요즘 <블랙 미러>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다. 내용이 찝찝하고 기분 나빠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다음 시즌을 계속 체크하고 기다릴 정도로 좋아한다. 그리고 <그녀>도 어마어마하게 좋아한다.

의외로 액션이 아니라 로맨스다. ‘공상과학’ 하면 액션이 아닌가.

로맨스는 로맨스로 끝날 수도 있는데, <그녀>는 신기한 장치를 두지 않았나. <스타워즈> 같은 것도 인물 계보를 다 외울 정도로 좋아한다(웃음).

기리보이 <공상과학음악> 앨범 인터뷰 2018

젠틀몬스터 x 샌더주 재킷 외 모두 아티스트 소장 아크로님

기리보이에게 우주비행 크루란?

나의 베스트 프렌드.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동생들. 내가 원래 말이 없고 사람들 만나기 무서워하는데, 우주비행 크루는 힘들어도 부르면 나가서 재미있게, 편하게 놀 수 있는 진짜 친구들이다.

기리보이에게 <쇼미>란?

너무 힘든 거 같다. 나는 프로듀서로서 보여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이 그 기회인 것 같다. 한 사람을 더 멋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증명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쇼미>는 나를 프로듀서로서 보여줄, 증명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기리보이 <공상과학음악> 앨범 인터뷰 2018

기리보이 <공상과학음악> 앨범 인터뷰 2018

헤론 프레스턴 티 by 분더샵, 스타일리스트 소장 오버롤, 메종 마르지엘라 슈커버

좋은 래퍼, 좋은 프로듀서의 조건이 뭔가?

좋은 음악가에게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의 음악에 자기가 취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다. ‘와, 내가 이런 걸 만들다니,’ 하면서 재밌게 작업할 수 있는. 또 자기 자신을 잘 끌어내고 똑같은 것 안에서도 자신만의 표현 장치를 가지고 있는 게 좋은 래퍼다.

패션 얘기로 돌아가자. 언제, 어떻게 패션에 눈을 떴나?

중학교 시절 형들이 조던 신고 다니는 걸 볼 때부터인 거 같다. 그때 빅뱅이 한창 유행했는데, 빅뱅이 베이프 후디 같을 걸 입고 나오면 사고 싶었다. 어쩌다 압구정에 가면 멋있는 형들이 많았다. 돈이 없어서 아이쇼핑만 하고, ‘이거는 이거랑 입으면 좋겠다’, ‘나중에 저거 사야지’ 생각만 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돈을 조금씩 벌면서 조던, 슈프림을 띄엄띄엄 샀다. ‘플렉스’라는 노래에 내가 브랜드를 욕해서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나는 구찌, 발렌시아가 등이 다 좋다. 나 웃자고 쓴 가사다. 베트멍, 라프 시몬스는 갖고 싶어서 매 시즌 나를 괴롭힌다. 죽겠다. 검소해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크로님 신발은 두세 켤레 더 살까 고민 중이다(웃음).

기리보이 <공상과학음악> 앨범 인터뷰 2018

언더커버 바지 by 분더샵, 디가웰 맨투맨, 헤론 프레스턴 바지 by 분더샵, 아티스트 소장 액세서리

지난봄에 론칭한 브랜드, 그리고 앨범의 1번 트랙이기도 한 ‘I4P’가 궁금하다. 무슨 뜻인가?

‘일사팔’ 혹은 ‘아이사피’라고도 읽는데, 꿈에서 나온 숫자다. 148권의 만화책이 떨어지는데, 내가 그걸 잡으려다 깨어났다. 그리고 나중에 그 숫자와 연관된 일이 하나 있었다.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 구독자분들이 조금만 검색하면 나올 거다. 꿈에서 나온 숫자를 어딘가에 쓸 생각을 하다가,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했을 때 딱 들어맞았다. 슬로건 ‘Don’t save on sehtolc eht!’는 ‘don’t save on the clothes’이라고 읽는 거다. 멋있어 보이려고 ‘clothes’를 그냥 뒤집었다(웃음). 원래는 다른 문구였는데, 먼저 나온 키드밀리의 Nondisclothes와 겹쳐서 뒤집은 거다. ‘옷을 아껴 입지 말자’는 뜻이다. 그냥 막 입자. 신발 같은 걸 아껴 신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옷을 그냥 편하게 입는 문화, 움직임을 보여주고 싶다.

옷을 그냥 편하게 입는 문화, 움직임을 보여주고 싶다.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내가 평소에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었다. 비싼 브랜드를 사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내가 만들어 입는 게 멋있을 거 같았다. 또 취미가 없어서 일을 벌였다. 음악 만들고 영화 보고 자는 게 전부였는데, 그렇게 사니까 재미가 없더라.

키드밀리의 Nondisclothes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진짜 멋있다. 자극을 준다. 원래 작년 초부터 밀리와 같이 브랜드를 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바빠져서 못하게 되었다. 지금은 서로의 옷을 보내준다. 오히려 따로 해서 좋은 점은, 나중에 협업할 때 시너지가 더 강할 거 같다. 서로 잘 되고 합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스타일이 좀 다른 것도 있고.

기리보이 <공상과학음악> 앨범 인터뷰 2018

기리보이는 어느 별에서 왔나?

지구의 도봉구 왕십리에서 왔다. 하지만 다른 곳, 다른 별로 가고 싶다. 0차원으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를 좋아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 몇 년 전에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음악을 들어주는 분들 덕에 계속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더 꾸준히, 지금보다 더 빡세게 하려고 한다. 고마운 만큼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꾸준히 움직일 테니 계속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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