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놈과 스폰의 아버지, 토드 맥팔레인은 누구인가?

자신이 그린 캐릭터를 영화에 데뷔시킨 유일한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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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코믹스는 알지만 이미지 코믹스는 잘 모른다. 스파이더맨은 익숙하지만 스폰은 낯설다. 스탠 리는 들어봤지만 토드 맥팔레인이란 이름은 우리에게 좀 생소하다.

베놈과 스폰의 아버지, 토드 맥팔레인은 누구인가? 인터뷰

토드 맥팔레인은 캐릭터 베놈과 스폰을 만든 장본인이자 1990년대 미국에서 가장 높은 판매부수를 기록한 만화가다. 과거 마블 코믹스에서 근무하던 그는 1988년 스파이더맨의 숙적인 빌런 베놈을 탄생시켰고, 스파이더맨의 세계관은 토드 맥팔레인의 베놈 때문에 더 크게 뻗어나갈 수 있었다. 이처럼 토드 맥팔레인은 당시 마블에서 가장 잘 나가는 만화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마블 내에서 승승장구 하던 그에게도 갈증은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거대 출판사의 시스템에 계속해서 회의를 느꼈고, 결국 회사를 박차고 나와 짐 리, 롭 라이펠드, 에릭 라슨 등의 동료 만화가들과 함께 새 코믹스를 차리게 된다. 출판사의 이름은 이미지 코믹스다.

베놈과 스폰의 아버지, 토드 맥팔레인은 누구인가? 인터뷰

이미지 코믹스는 최초로 캐릭터를 만든 작가에게 소유권을 부여한 인디 만화 출판사다. 이미지 코믹스의 원칙은 서로의 작품에 간섭하지 않는 것. 각 만화가는 이미지 스튜디오의 이같은 시스템 아래에서 각각의 스튜디오를 차리고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펼쳤다. 자유로운 창작 환경이다 보니, 이미지 코믹스의 만화는 기존 메이저 만화들에 비해 수위가 높고 폭력성이 짙었다. 이는 곧 이미지 코믹스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토드 맥팔레인의 안티히어로 코믹스 <스폰>은 이같은 배경에서 세상에 처음 등장했다.

베놈과 스폰의 아버지, 토드 맥팔레인은 누구인가? 인터뷰

1992년, 만화 <스폰>은 출판과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스폰>은 부패한 상사에게 살해당한 전직 CIA요원이 악마와의 계약으로 부활한 내용의 안티히어로 물로, 거칠고 폭력적인 설정은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을 능가할 정도로 인기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스폰>은 연재 당시 미국에서 가장 높은 판매부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베놈과 스폰의 아버지, 토드 맥팔레인은 누구인가? 인터뷰

<스폰>의 인기는 결국 영화 제작으로 이어졌다. 1997년 마이클 제이 화이트가 주연한 최초의 흑인 히어로 영화 <스폰>이 개봉됐다. 영화는 만화처럼 폭발적인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일부 마니아들에게는 적잖은 지지를 받았다. 그로부터 약 30년 후인 2018년, 스폰의 주인인 토드 맥팔레인은 영화 <스폰> 리부트의 메가폰을 잡는다. 창조자 토드 맥팔레인의 상상력이 그대로 반영될 새 <스폰> 무비에는 제이미 폭스가 주연으로 낙점됐다. 토드는 <스폰> 리부트를 통해 그간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안티히어로를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스폰> 리부트에 앞서, 토드 맥팔레인의 캐릭터 베놈 또한 독립적인 영화로 오는 10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러니까 토드 맥팔레인의 자식과도 같은 캐릭터들이 30년만에 각각 영화로 살아 돌아오는 셈이다.

베놈과 스폰의 아버지, 토드 맥팔레인은 누구인가? 인터뷰

안티히어로, 다소 끔찍한 외모, 우울한 세계관 등 <베놈>과 <스폰>은 닮은 구석이 많다. 두 영화의 개봉 및 제작 소식에 맞춰, 더 자세한 이야기를 위해 캐릭터의 창조주이자 아버지, 토드 맥팔레인을 직접 만났다. 자신이 빚은 캐릭터를 영화로까지 만든 유일한 만화가, 토드 맥팔레인에게 만화와 영화의 차이, 첫 영화 제작의 계기, 안티히어로 등에 대해 물었다.

얼마전 트레일러 속 베놈의 얼굴을 태블릿으로 다시 그리는 당신의 영상이 SNS에서 화제를 모았죠. 토드 맥팔레인이 영화 <베놈>에 얼마만큼 관여했는지가 사람들의 관심사였어요. 혹시 영화 <베놈> 캐릭터 설정에 관여한 바가 있나요? 촬영장에는 가봤나요?

사실 영화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가 거기 끼면 영화의 그림이 더 이상해질 거라고 생각했죠. 또한 그들은 저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거기에는 저보다 더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만약 당신이 영화 <베놈>을 감독하게 된다면 뭔가 달라질까요? 

저와 여러분이 영화 <베놈>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같아요. 사실 저도 세 편의 트레일러가 제가 본 영화 <베놈>의 전부라 뭐가 어떻다 말하기가 좀 어려워요. 그저 원작자로서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점은 스파이더맨과 베놈을 각각의 개성이 담긴 하나의 캐릭터로 여겨달라는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스파이더맨 없는 베놈 시리즈가 있을 수 있지?”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특정 인물에 서로 얽혀서 존재해야만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캐릭터에 생기가 없는 거죠. 저는 베놈을 그렇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로서, 저는 베놈을 자립성이 강한 캐릭터로 만들고 키웠어요. 제가 영화 <베놈>에 대해 충고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굳이 영화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여러분, R등급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당장 그렇게 하세요. 한데, 혹시 베놈 토이를 팔고 싶은 심산이라면, 당장 그만두세요. 이거 안 팔려요.”

그렇다면 그런 아버지이자 창조주의 관점에서 베놈과 스폰 중 어떤 녀석에게 더 애착이 가나요?

스폰이요. 스폰은 제가 고등학생 때 처음 만든 캐릭터예요. 그만큼 더 애착이 있죠. 최근 제 인스타그램에 1983년 출판사로부터 받은 <스폰> 출판 거부 편지 사진을 올렸어요. 당시 받은 수백 통의 거절 편지 중 하나죠. 그러고보니 스폰과 참 오래 같이 지내고 있네요. 스폰은 저의 작은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먼저 튀어 나올 녀석이기도 하죠. 제가 마블에서 떠나 이미지 코믹스를 만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주욱 함께 해 온 유일한 캐릭터예요. 곧 만화 <스폰>의 289화가 출시됩니다.

<스폰>은 당신이 감독으로 제작하는 첫 영화예요. 우려되는 부분은 없을까요?

무려 25년 넘게 이 스폰이라는 캐릭터와 동고동락을 해왔어요. 스폰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있을 수밖에 없죠. 헐리우드는 아니지만, 저는 그 외의 여러 분야에서 나름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해요. 만화로도 상을 받았고, 장난감으로도 상을 받았어요. 그래미와 애미 상도 가지고 있어요. 백지 상태로 갑자기 영화를 만드는 건 아니라는 말이에요.

베놈과 스폰의 아버지, 토드 맥팔레인은 누구인가? 인터뷰

McFarlane, Jamie Foxx, Jason Blum

<스폰>은 어떤 영화가 될까요? 

저는 1억 달러짜리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어요. 저예산으로 기획해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의 부담을 최소화 하고 싶어요.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해요. 저를 무명 감독으로 쓰면 되거든요. 저는 <스폰>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주관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제가 기다리고 있는 건 오직 캐릭터 스폰이 영화로 살아 숨 쉬는 순간입니다. 영화의 모든 틀이 이미 제 머리 속에 있어요.

 1997년작 <스폰>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 영화에 당신도 어느정도 관여를 했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꽤 실망했다고 했죠. 영화의 어떤 점이 불만족스러웠을까요?

<스폰>의 세계는 어둡고 추악하고 굉장히 사실적이며 또한 강렬하죠. 하지만 영화는 그런 스폰의 이미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어요. 무려 PG 13등급(13세 미만은 보호자 동반이 요망되는 영화)으로 개봉됐죠. 저는 <스폰>을 R등급(17세 미만 관람불가)의 어두운 영화로 만들 거예요. 만약 10살 짜리 아이가 영화를 못 본다고 불평한다 해도 괜찮습니다. 스폰은 벌써 25년이 넘은 오래된 캐릭터거든요. 제 영화의 관객은 어른이고, <스폰>은 철저히 어른들을 위한 영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을 위한 다른 슈퍼히어로들이 많잖아요.

당신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 <스폰>의 정체를 숨기고 싶다고 말했죠. 다른 공포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요. 도대체 어느 정도로 강렬하고, 놀라운 영화를 만들 셈인가요?

깜짝 놀래키거나 잔인함에서 오는 공포와는 달라요. 저는 <스폰>을 선혈이 낭자하는 영화로 만들 생각이 없어요. 그보다는 관람객의 상상력을 이용한 공포가 영화 전체에 흐르게 할 거예요. “와 저건 너무 좀 가혹한데?”와 같은 탄식이 가득한, 보고 나면 기분이 좀 불편한 그런 영화죠.

영화는 원작의 줄거리를 따라가나요? 논의와 별도로 제레미 레너가 <스폰>의 적 트위치를 연기한다고 들었어요. 

세계관과 분위기, 장치 등 원작의 모든 것이 영화에 그대로 펼쳐질 겁니다. 물론 만화 <스폰>이 시작된 초창기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를 수 있어요. 시간이 흘렀고, <스폰> 자체의 세계관도 많이 달라졌어요. 그러니까 과거의 <스폰>과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에요. 악당 트위치 역시 1화에 등장한 캐릭터예요. 어떤 이미지의 <스폰>을 지니고 있을 지 모르지만, 그것 또한 하나의 <스폰>이 될 겁니다. 1화에 등장한 악당 트위치 역시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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