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FW 파리 남성 패션위크의 가장 주목할만한 컬렉션 9

소포모어 징크스 대란?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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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조끼 시위로 여러 컬렉션의 일정이 연기되는 부침을 겪으면서도 2019 가을, 겨울의 파리 패션위크는 그 마지막 일정까지의 마침표를 찍었다. 특별히 이번 컬렉션은 ‘네임드’ 디자이너들이 새 하우스에서 컬렉션을 펼치는 두 번째 시즌으로, 과연 이들이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다. 셀린의 에디 슬리먼은 자기복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킴 존스는 디올과의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버질 아블로는 이번 루이비통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디자인적 가치를 오롯이 증명해낼 수 있을까? 안과 밖으로 요란했던 2019 파리 가을 겨울 패션위크, <하입비스트>는 이 외에도 아크네, 톰 브라운, 릭 오웬스, 알릭스, JW 앤더슨, 헤론 프레스턴, 피어 오브 갓 등의 이름들에 주목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2019 FW 파리 남성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협업 총 모음
2019 FW 밀라노 남성 패션위크 & 피티 워모 95 베스트 컬렉션 7

2019 FW 런던 남성 패션위크 베스트 컬렉션 6

 

셀린

정면돌파. 에디 슬리먼셀린 하우스 최초의 남성복 컬렉션을 펼치며 지난 자기복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날렵한 실루엣을 강조하는 재킷과 팬츠 그리고 폭이 좁은 타이와 벨트, 반복되는 흑백의 대비 등은 여전히 과거 에디 슬리먼의 유산에 닿아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고전적인 재단과 소재 등이 돋보이는 일부 재킷과 팬츠, 코트는 수많은 이들이 셀린의 남성복에서 보고 싶어하던 바로 그것인 바, 에디 슬리먼은 하우스와 디자이너 유산 사이의 합당한 지점을 만들어냈다. 셀린 혹은 에디 슬리먼이라고 불러도 고개가 끄덕여질 디자인. 에디 슬리먼은 우직할 정도로 고집스러운 사람일까? 혹은 당면한 문제를 돌파할 줄 아는 고단수일까? 셀린이 앞으로 가져올, 남성복 트렌드의 변화에 그 대답이 있겠다.

 

아크네 스튜디오

매 시즌마다 물오른 기량을 증명하는 아크네 스튜디오. 조니 요한슨은다양한 문화권이라는 카드를 꺼내 과감하고도 아름다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나는 우리가 가진 반문화가 생활과 생존 방식과 함께 변형되는 것을 상상하고자 했습니다.” 학계, 무정부주의자, 보헤미안 등 다양한 아웃사이더가 뒤섞여 설립된 새로운 공동체를 떠올리며 컬렉션을 설계했다는 요한슨의 말. 이는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긴 프린지 장식의 청키 니트, <그레이 아나토미> 속 이미지를 활용한 저지 톱, 바삭바삭한 소재감이 돋보이는 트위드 코트, 자연스러운 광이 있는 소가죽 코트, 수수한 들꽃을 더한 체크 코트, 가지각색의 투박한 스니커와 부츠 등 각기 다른 개성의 아이템을 한데 조합해 완벽한 룩을 완성한 그의 컬렉션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디올

카우스, 소라야마 하지메디올의 협업을 성사시킨 킴 존스는 브랜드의 2019 가을, 겨울 컬렉션을 위해 아티스트 레이몬드 페티본을 섭외했다. 재킷, 니트, 셔츠 등에 프린트된 페티본의 작품들은 컬렉션의 어두운 색감과 어우러져 다소 시크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매튜 윌리엄스의 버클 하드웨어, 기능성 나일론 소재가 디올의 고전적인 새들백을 완벽한 ‘모던 잇백’으로 업그레이드했고, 앰부시의 윤이 디자인한 ‘CD’ 반지, 반투명 B23 스니커도 2019 가을, 겨울 발매 시즌을 한껏 기대하게 만들었다. 진부한 캣워크 대신 무빙워크를 무대로 택한 존스의 안목. 역시는 역시다.

 

헤론 프레스턴

헤론 프레스턴의 2019 가을, 겨울 ‘나이트 시프트’ 컬렉션 런웨이는 수 많은 CCTV 설치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쇼장의 연출뿐만 아니라 프레스턴의 옷과 액세서리 역시 보는 이의 극찬을 받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그의 시그니처 트랙슈트, 스웨츠류는 경량의 기능성 소재로 한 층 업그레이드 되었고,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제작한 신발 역시 컬렉션을 깔끔하게,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헤론 프레스턴의 대표적인 학 그래픽과 커스텀 나이키 운동화 역시 반가운 디테일. 이번에는 특별히 어그와도 세 가지 부츠를 제작했다.

 

J.W. 앤더슨

2018 12, 파리를 거점으로 할 것을 발표한 J.W. 앤더슨은 미국 미술가 폴 테크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2019 가을, 겨울 남성 컬렉션을 선보였다. 2017년 프리 폴 컬렉션을 시작으로 이어온 이 예술적 탐구의 결과는 폴 테크와 그의 작품 <Personal Effects of the Pied Piper>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다섯 개의 방에서 발표됐다. “옷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입어야하는 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연속적 언어로서 디자인했습니다. 실용적이고도 유목적인 느낌을 담아서요.” 청키한 니트, 오버사이즈 재킷, 큼직하고 간결하게 재단한 후드 액세서리, 컨버스와 공동으로 제작한 플랫품의 런 스타 하이크 등 앤더슨의 섬세하고 예술적인 감성으로 완성된 실루엣과 레오퍼드, 패치워크, 스트라이프 등의 패턴으로 펼친 색채의 향연의 앙상블. 독특하고도 자극적이다.

 

1017 알릭스 9SM

1017 알릭스 9SM 2019 가을, 겨울 컬렉션은 특별한 시너지의 향연이었다.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참여한 나이키 협업과 매킨토시 협업을 비롯해, 이탈리아 섬유 브랜드 마요키 그리고 일본의 가죽데님 브랜드 블랙민즈와의 합작을 내놓았다. 알릭스 고유 디자인의 진화도 엿볼 있었다. 그들의 시그니처 버클이 대표적인 . 나일론 소재를 활용한 변주로 가벼운 느낌을 더했다. 장인들의 손을 거쳐 색다른 느낌을 구현한 카무플라주 역시 변화를 꾀하려는 브랜드의 노력이다. 컬렉션의 신발 제품군은 비브람 밑창으로 스포티한 미학을 표현했다. 나이키 기본 스타일을 해체해 알릭스의 문법으로 다시 대망의알릭스 나이키 에센셜프로젝트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피어 오브 갓

지난해, 자레드 레토를 모델로 내세운 룩북으로 첫선을 보였던 피어 오브 갓의 식스 컬렉션. 100 장의 룩북에서 시선을 훔쳤던 디자인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워크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재킷, 오버사이즈 셔츠, 슬라우치 트라우저 , 브랜드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가득한 컬렉션이 파리에서 베일을 벗었다. 컬렉션의 주요 테마는 색감에서 출발한다. 이번 컬렉션에서 제리 로렌조 새로운아메리칸 럭셔리색감을 제시했다. 클래식한 워크웨어 컬러인브릭 클래식한 밀리터리 컬러올리브‘, 아름답고 남성적인 컬러메를로 면면이다. 1 반의 공백을 깨고 내놓은 식스 컬렉션을 통해, 피어 오브 색채만으로도 컬렉션의 어떤 깊이를 완성할 있음을 보여주었다.

 

릭 오웬스

릭 오웬스의 ‘래리’ 컬렉션은 1970년대에 파격적인 퓨처리즘 의상을 선보인 미국의 디자이너 래리 레가스피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레가스피는 전설적인 록 밴드 키스와 걸그룹 라벨르의 의상을 디자인하며 시대를 앞선 감각을 발휘하기로 유명했다. 릭 오웬스의 이번 컬렉션은 검은색 패딩, 일본풍 데님, 플랫폼 부츠를 비롯해 다양한 범위의 제품, 그리고 키스의 상징적인 번개를 모티브로 삼은 조끼와 아우터도 포함했다. 최근 새로운 비건 스니커 브랜드 베자와 협업한 신발도 눈여겨볼 만하다.

 

톰 브라운

‘틀 부수기.’ 이번 톰 브라운 컬렉션은 그야말로 고정관념을 깨부순 컬렉션이다. 재활용 버블 랩을 이용해 디자인한 무대와 좌석부터 강아지 모양의 ‘헥터’ 핸드백까지. 심지어 모델의 얼굴까지 플라스틱 랩으로 감싸 파격적임의 연속을 보여주었다. 전통적인 트위드와 플란넬의 질감을 사용해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했고 다양한 체크무늬의 조합으로 신선함을 선사한 톰 브라운. 다음 시즌에는 어떤 식으로 에디터를 놀라게 할지 기대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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