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서울의 바이커

커스텀 시티 100부터 1980년대식 올드 할리데이비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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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거듭할수록 빽빽해지는 서울의 도로 속에서 바이크를 탄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찍이 바이크 문화가 자리한 일부 지역에서는 바이크를 상류층의 여가 생활이나 교통 체증 완화 수단으로 여긴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바이크’하면 빳빳한 가죽 재킷을 입고 굉음을 내며 달리는 ‘아재’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이같은 바이크에 편견을 깨부술 이들이 있다. 경리단의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산악용 바이크를 지나,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 정착한 1980년대식 올드 할리데이비슨까지. 저마다의 이유와 흥취로 바이크에 올라탄 서울의 다섯 바이커를 만났다.

마일로 / 타투이스트 @o40.8

바이크부터 소개를 부탁한다.

대림 시티 100을 커스텀 한 언더본 바이크다. 원래는 전시용 바이크라고 들었는데, 같은 타투숍 더스트캠프에서 활동하는 형을 통해 운 좋게 구매했다.

말이 나온 김에 바이크 자랑을 좀 더 한다면?

빈티지함. 컬러도 마음에 들지만, 자연스럽게 여기저기 녹슨 모습은 볼 때마다 흐뭇하다. 새 바이크는 많지만, 멋스러운 빈티지 바이크는 드문 탓에 어딜 가든 주목받는다. 구하기 힘든 혼다 각인 엔진부터, 스케이트보드를 달 수 있는 고리 등 커스텀을 거치면서 하나밖에 없는 바이크를 만들었다.

평소 바이크를 탈 때도 오늘처럼 입는 편인가?

그렇다. 언더본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스타일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는 데 있다. 평소 스트리트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바이크와도 잘 어울린다. 사실 언더본 바이크는 정장을 입어도 잘 매치되긴 하지만.

바이크만큼 헬멧도 멋지다. 

처음 바이크를 탈 때부터 지금까지 쭉 함께 해온 녀석이다. 크고 작은 사고들을 같이 겪으면서 동료애가 생겼다. 여기저기 슈프림, 디스이즈네버댓 스티커를 붙여뒀는데 지금은 많이 훼손됐다. 그런데 또 그 나름대로 멋이 있어서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 착용하고 있다.

 

엠버 / 패션 브랜드 ‘제스’ 대표 @ember.kim

어떤 바이크를 타고 왔나?

모토구찌의 V7ii 스페셜. 최근까지 야마하 SR400을 탔는데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아 고배기량 바이크를 구입했다. 2기통 엔진에서 전해지는 고동감이 끝내준다. 앞으로 하나하나 커스텀 해가면서 완전히 새로운 바이크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바이크를 타기 전과 후,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

17살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바이크를 타서, 타기 전이 딱히 생각이 안 난다(웃음).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날이면 하루가 너무 피곤하다. 아, 바이크를 타면 좋은 점 하나 있다. 신기하게도 살이 안 찐다.

평소 입는 스타일과 바이크를 탈 때의 스타일이 다른가?

거의 매일 바이크를 타다 보니 크게 다르진 않다. 평소에 슬리퍼를 신는 걸 좋아하는데 바이크 탈 때는 못 신는 정도? 차를 타는 분들보다는 비나 미세먼지 등 그날 그날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바이크 타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있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 그런 시선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신경 안 쓴다. 바이크에 대해서 긍정적인 사람은 나와 비슷한 사람, 부정적인 사람은 나와 다른 사람으로 여긴다. 이렇게 생각하면 문제 될 게 하나도 없다.

바이크를 탈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돈 없으면 사지 마세요(웃음).

 

맥코이 / 압구정 바 ‘도라지 위스키’ 운영 @mccoy_mcpala

타고 있는 바이크의 모델명은?  

모델명은 따로 없다. 부품 하나하나를 모아 새로 만든 바이크니까. 로데오 프레임에 80년대 쇼블 헤드 엔진을 얹은 커스텀 할리 데이비슨. 이 정도로 설명하면 충분할 것 같다.

바이크를 구입한지 얼마나 됐나?

수중에 들어온 지는 11년 됐다. 일본에서 바이크를 수입했고, 다시 여기저기서 부품을 모으고 커스텀 하여 완전히 새로운 바이크로 만들었다. 당시에는 주변에서 “뼈다귀 같은 바이크에 왜 그렇게 큰돈을 들이냐”라며 타박 주더라. 그런데 요즘은 올드 바이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긍정적으로 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올드 할리 데이비슨은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장점은 감성. 할리 데이비슨 엔진이 선사하는 고동감은 어떤 바이크와도 비교할 수 없다. 단점은 손이 많이 간다는 점. 진동이 심해서 나사도 잘 풀리고 자주 수리해야 한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기쁨도 크다.

맥코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얻게 됐는지?

1960년대 NBA 선수 중 맥코이 맥클레모어라는 선수가 있다. 그 사람 닮아서 생긴 별명이다. 그 뒤로는 워낙 브랜드 맥코이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됐다.

평소에도 오늘 입은 것처럼 입나?

지금 입고 있는 복장이 내 평소 생활복이다. 바이크 탈 때도, 출근할 때도, 아침에 세수할 때 이렇게 입는다(웃음).

커스텀 할리 데이비슨 말고도 가지고 있는 차가 많다고 들었다. 

자동차 2대, 바이크 2대 있는데 모두 빈티지다. 차는 재규어 82년식 xj6 3시리즈와 93년식 쉐비 G30 카고 밴. 재규어 xj6 3시리즈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가장 사랑했던 차로도 유명하다. 바이크는 96년식 혼다 퓨전이 있다. 얼마 전까지 12년 동안 타던 65년식 빨간색 올드 베스파가 있었는데 경리단길에서 도난당했다. 밤새 술먹다 정신차려보니 없더라. 지금도 찾고 있다. 바이크가 아니라 훔친 놈을. 여러분의 많은 제보 부탁한다.

주노 / 모델 @youknowjuno

어떤 바이크를 타고 왔나?

야먀하의 XTZ 125R이라는 모델이다. 산악용 바이크로 만들어진 녀석이라 정말 튼튼하다. 엔진은 125cc로 작은 편이지만 특유의 주행감이 아주 근사하다.

바이크를 타기 전과 후, 무엇이 가장 달라졌을까?

무릎. 많이 다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크 위에 올라타 바람을 맞고 있으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입은 옷은?

신발을 제외하고 모두 브랜드 ‘친다운’의 제품이다. 평소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친구들과 함께 차린 브랜드다.

평소 스타일과 바이크를 탈 때 스타일이 다른가?

처음에는 바이크가 파란색인 탓에 어울리는 색이 뭘지 자주 고민을 했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바이크에 옷을 맞추기 보다, 바이크를 타고 누구를 만나러 가냐에 따라 옷 입는 스타일이 달라진다.

바이크를 탈지 말지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웃음). 정 타고 싶으면 주변 친구 바이크 잠깐 빌려 타 보길 추천한다.

 

켐베트와 / 래퍼 @kembetwa

바이크 소개를 부탁한다.

모델명은 야마하 BWS 125. 같은 크루의 맥대디가 차를 살면서 아주 싼값에 판다고 하는 걸 단숨에 데려왔다. 평범한 스쿠터처럼 보일진 몰라도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녀석이다. 지금 유튜브에 ‘맥대디-Shut Up(Feat. Ja Mezz)’을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진짜 멋있다.

서울에서 바이크를 탈 때만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이 있다면?

바이크 자체가 지닌 매력은 너무 많지만, 서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주차 공간에 대한 제약이 없다는 점이 아닐까? 서울에서는 주차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오늘 스타일링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기사 콘셉트를 듣고 평소 바이크 탈 때처럼 입고 나왔다. 바이크 탈 때면 늘 가방을 멘다. 바지는 GARSING이라는 브랜드의 택티컬 팬츠다. 예전부터 군대는 싫었지만 군복은 좋아했다. 그래서 지금도 지금도 주머니가 많은 텍티컬 아이템이나 액세서리를 사 모으는 걸 좋아한다.

후디가 독특한데.

최근 내가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 ‘니세모노 아리마스’ 제품이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모조품(짝퉁) 있습니다”라는 뜻인데 패러디와 표절, 오마주의 경계를 건드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만 일본어고, 원단과 실크스크린은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구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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