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배드낫굿 인터뷰 - 재즈 밴드라는 수식에 대하여

오는 11월 19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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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힙합을 넘나들며 케이트라나다부터, 고스트페이스 킬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와 함께 작업을 펼치는 배드배드낫굿(BadBadNotGood). 이들은 지금 힙합을 넘어 팝 신에서도 가장 뜨겁게 이름을 알리고 있는 토론토 출신의 밴드이자 음악 그룹이다. 버질 아블로의 첫 루이 비통 런웨이와 각종 재즈 페스티벌을 아우르는 무대로 그 활동 범위를 넓히며 이 시대 새로운 재즈의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는 배드배드낫굿이 오는 11월 19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첫 내한에 앞서,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의 큐레이터인 DJ 소울스케이프가 직접 배드배드낫굿과 이야기를 나눴다.

대학 시절 한 재즈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다고 들었다. 밴드의 시작은 어땠는지가 궁금하다. 배드배드낫굿의 음악을 듣자마자 여느 실용음악 학교의 재즈 모임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우선 저 체스터(Chester)와 알렉스(Alex)가 친구의 한 공연에서 함께 연주를 시작했죠. 그리고 알렉스가 다시 매티(Matty)를 소개시켜주면서 구성이 갖춰졌어요. 이후 정말 빠른 속도로 합주와 녹음까지 마치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같은 학교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던 릴랜드(Leland)가 밴드에 합류하게 됐죠.

배드배드낫굿은 소위 ‘젊은 재즈 뮤지션들의 반란’이라고 불리우는 ‘Young Jazz Rebel’ 무브먼트를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실용음악 전공자들의 희망처럼 여러 장르와 영역을 넘나들며 젊은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게 진정한 재즈의 정신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인들은 정작 이 재즈 밴드라는 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스스로를 재즈의 반동분자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냥 우리가 좋아했고 또한 우리에게 영향을 끼쳤던 음악들을 바탕으로 우리의 것을 만들었다. 그리고 결국 그것들은 다 연결돼 있고 따라서 그런 다른 소리들을 조합하는 것이 당시 우리로서는 자연스러웠다. 우리를 재즈 밴드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깊히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게 가장 쉬운 표현인 것 같다(웃음).

배드배드낫굿의 음악적 특징은 전통적인 장르의 관습을 탈피한 여러 음악의 요소를 한 데 버무리고, 그걸 다시 새롭게 해석하는 과정에서 발견된다고 생각한다. 포스트 밥의 영향, 크라우트 록 및 프라이빗 레어 그루브의 독특한 접근, 그리고 라이브러리 뮤직 같은 것들이 배드배드낫굿 만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는 듯한 느낌이다.

고마운 해석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만든 곡들은 워낙 저마다 다른 사운드를 지니고 있어서 그걸 하나로 정의하거나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냥 많은 장르의 음악이 선사한 영향이 재즈라는 언어로 묶여져 있다, 정도로 설명하고 싶다.

캐나다, 특히 토론토의 언더그라운드 음악 신이 궁금하다. 1970년대 캐나다의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로 불리운 크랙 오브 던(Crack of Dawn) 등의 일부 밴드를 제외하고는 과거 캐나다의 재즈 훵크 및 소울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꼭 들어야 할 음악이 있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인데, 닐 영(Neil Young)과 릭 제임스(Rick James)가 함께 밴드를 한 적이 있다. 토론토에서는 마이나 버즈(Mynah Birds)라는 이름으로 두 장의 싱글을 발표했다. 추천할 만한 뮤지션으로는 우리의 친구이기도 한 케이트라나다(Kaytranada), 리버 티베르(River Tiber), 샤를로트 데이 윌슨(Charlotte Day Wilson) 그리고 한국에서 인상적인 라이브를 펼친 앤디 샤우프(Andy Shauf)를 꼽고 싶다. 물론 조니 미첼(Joni Mitchell)이나 닐 영은 기본이다.

글로벌과 로컬의 경계가 희미해진 시대다. 브라질리언 부기, 1970년대 에티오피아의 재즈, 아프로센트릭 뮤직의 여러 요소가 클럽 프로듀서부터 팝 레이블에까지 골고루 영향을 미친다. 관심을 두고 있는 특정 로컬 뮤직 신이 있나?  

인터넷의 가장 순기능이 바로 이런 특정 시대와 특정 지역의 음악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1930년대 레어 블루스터부터 1970년대 아프리카의 훵크까지 어떤 시대의 어떤 음악이든 찾아 들을 수가 있다. 특별히 우리는 1960 ~ 70년대의 브라질리언 재즈와 MPB(Musica Popular Brasileira), 트로피칼리아에 열광한다.

배드배드낫굿 하면 협업 얘기를 안할 수 없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부터 칼리 우치스까지, 특별히 기억나는 인물과 에피소드가 있을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콜린 스텟슨(Colin Stetson)과의 협업이다. 작업 내내 정말 엄청난 영감을 받았다. 또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우리의 우상과도 같은 아르튀르 베로카이(Arthur Verocai)와 함께 공연을 펼쳤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이외에 또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

한정하고 싶지 않다. 그 누구든지, 각자의 활동 궤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그것은 엄청난 우연이 아닐까.

멤버 모두 엄청난 바이닐 콜렉터로 알려져 있다. 가장 좋아하는 다섯 장의 음반을 소개할 수 있을까? 

<Arthur Verocai> Arthur Verocai

<Os Afro-Sambas> Baden Powell and Vincius Morares

<In Rainbows> Radiohead

<Madvillan> Madvillany

<A Love Supreme> John Colt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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