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왼 인터뷰 - 오왼 오바도즈에서 오왼으로

“오왼은 선을, 오바도즈는 악을 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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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오왼이 새 앨범 <Smile>로 돌아왔다. 앨범 커버에는 게슴츠레 웃고 있는 16조각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고, 이름은 오왼 오바도즈에서 오왼으로 바뀌었다. 올해 7월 그는 돌연 은퇴를 선언했지만, 4달 만에 16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을 만들어냈고, 여전히 가사에는 대중을 향한 비아냥이 서려있었지만, 정작 그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그래, 너도 그럴 수 있겠다.’라고 한다. 오왼은 이제서야 중요한 이야기를 가볍게 건네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마치 조커처럼.

올해 7월, 은퇴 선언을 했었죠. 

한창 <쇼미더머니>를 촬영하던 때였어요. 백스테이지에서 대기하던 중에 <힙합LE>에 들어갔는데 누가 대뜸 저한테 ‘극딜을 넣어놨더라고요. 너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여태 못 떴고, 앞으로도 같은 이유로 잘 안될 거고, 혹여나 잘 되더라도 안좋았던 네 과거가 다시 들춰지면서 결국 너는 실패자가 될 거다, 하는 식의 내용이었어요. 솔직히 그때 화가 나기보다는 무서웠어요.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니었지만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악플에는 늘 시달려왔는데. 유독 충격이 컸던 이유가 있나요?

사실 제 주변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말하던 사람들도 있었거든요. 그 일 뒤로 제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앞에서 못할 말은 뒤에서도 안 해요. 그런데 저를 아는 사람들조차 뒤에서 저를 비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정말 아무도 못 믿겠다더라고요.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과 이런 식으로 계속 싸워야 되는 거면그냥 나 음악 안 할래싶었던 거죠.  

하지만 4 뒤에 3 정규 앨범을 냈어요. 이겨낼 수 있었던 계기가 있나요?

우선 스윙스 형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스윙스 형이 “너는 너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까지 통틀어서 비난하고 화를 낸다. 네 팬들이 이런 모습을 본다면, 어떻게 목소리를 내서 너를 응원할 수 있겠냐. 네가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절대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리고 스스로 이렇게 물어봤어요. ‘비난하는 사람들을 이해는 못 할지언정, 포용할 수 있는 정도의 그릇은 되어야하지 않나’라고요.

그래서 이름도 오왼 오바도즈에서 오왼으로 바꾸게 됐나요?

사실 오왼 오바도즈는 선과 악의 양면성을 담은 이름이에요.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뺨도 대라’라는 성경구절에서 따온 ‘오왼’은 선이고, ‘과다 복용’을 뜻하는 ‘오바도즈’는 악이에요. 하지만 이제는 내 안의 부정적인 면은 지워내고, 그냥 오왼으로서 좀 더 큰 그릇이 됐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 <Smile> 커버를 보고 누가 만든 가짜 앨범인 줄 알았어요. 누구의 아이디어인가요?

제 아이디어에요. 디지털 커버에는 웃는 버전만 들어갔는데, 실제 앨범에는 무표정 버전도 들어있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세상만사를 다 비꼬고 싶었어요. 영화 <올드보이> 대사와는 반대되게웃어라. 너만 웃을 것이다.’하는 식으로요. 미국 교도소에서 찍는 머그샷 느낌도 담고 싶었어요. ‘뭔가 잘못은 했지만 상관없어, 난 그냥 웃을게’하는 식인데, 그래서 잘 보면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무표정이에요. 다 비아냥인 거죠. 

스스로 이번 앨범의 콘셉트가 ‘밈(meme)이라고 설명했는데, 이것도 같은 의도인가요? 

밈은 누구나 가볍게 소비하잖아요. 덕분에 민감한 이야기라도 야, 이거 봐바. 웃기지 않냐?”하면서 툭 건넬 수 있고요. 이번 앨범에서는 사람들이 다 알고는 있지만 모르는 척하면서 지나치는 것들을 건드리고 싶었어요. 그럼 분명 사람들은 반감을 일으킬텐데, 그 반감을 줄이고 싶어서 일부러 더 가볍게 보이도록 만들었어요. 일종의 ‘Why So Serious?’죠.

여태 발매된 정규 앨범 이름을 모으니 ‘Problematic, changes, Smile’ 돼. 혹시 의도한 건가요?

의도한 건 아니에요. 그때마다 앨범 작업 당시 제가 처한 상황을 제목으로 썼어요. <Problematic>을 만들 때는 정말 문제가 많았어요. <changes>를 만들 때는 문제로 꽉 찬 이 상황을 바꾸자, 바꿔보자, 바꿔야만 한다는 뜻을 담아서 지었고요. 반면 <Smile>을 만드는 동안은 정말 많이 웃을 수 있었어요. 웃으면서 살아야겠다가 아니라, 실제로 웃음을 되찾아가면서 만든 앨범이에요

이번 앨범은 유독 많은 프로듀서와 작업을 했어요

전 어떤 곡이든 다 소화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은 처음 듣자마자 바로 가사가 나오는 곡들로만 작업하고 싶었어요. 다양한 곳에서 보내준 비트를 일일이 체크했고, 그때그때 선택한 곡으로 작업하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나요?

원래는 ‘amazing’을 가장 좋아했었어요. 가장 1차원적으로 가사를 쓴 곡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her’이라는 곡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her’는 녹음이 끝났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16곡 중에 제일 특색이 없었어요. 그런데 믹스마스터가 끝나고 나니까, 곳곳에 걸어둔 장치들이 잘 살아났더라고요. 주변 동료들도 앨범 ‘샤라웃’을 할 때 ‘her’를 제일 많이 언급해줬어요. 음악만 놓고 생각해보면, 내가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해본 적이 있었나 싶어요. 그런 점에서 제가 여태 만든 것 중에 가장 새로운 곡이기도 하고요.

<Smile>에서는 오왼 특유의 붐뱁적인 요소가 상당히 수그러들었어요. 이 또한 이유가 있나요?

이번 앨범에서 붐뱁 트랙은 ‘crossroads’, ‘questions’, ’lane’ 3곡이 전부에요. 앨범을 만드는 동안 붐뱁을 하고 싶은 감정이 아니었거든요. 저 스스로 붐뱁에는 무거운 걸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는 강박 비슷한 것이 있어요. 그렇다고 일부로 붐뱁을 제외한 건 아니에요. 다만,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장르가 붐뱁이 아니었던 거죠. 예전처럼 남들에게 소리치듯 말하기보다, ‘나 그냥 지금 상태가 이래’, 혼잣말하는 느낌으로 랩하고 싶었고, 거기에 맞는 사운드를 찾다 보니 지금의 결과가 나오게 됐네요.

‘love & hate’ 들으면서 오왼이 로맨틱한 가사도 잘 쓰는구나 싶었어요.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쓴 곡인가요?

그럼요. 지금은 헤어졌지만, 당시 만나던 친구와 나눴던 감정, 추억을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덕분에 작업하는 내내 행복했고요. 제목을 번역하면 사랑과 증오잖아요? 두 단어는 정반대의 뜻으로 쓰이지만, 저는 결국 사랑도 증오도 같은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가 줬던 사랑 때문에, 지난 사랑뿐만 아니라 제 안의 증오까지도 돌아볼 수 있었어요.

‘makaveli’ 마지막에는 내레이션이 들어가 있어요. 어떤 내용인가요?

목소리 주인공은 칸예 웨스트에요. ‘난 세상의 모든 걸 다 봤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악마는 그 모든 걸 잊어버리게 할 만한 것들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건넨다. 하지만 내가 감히 이야기하건데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주님보다 귀한 것은 없다.’라는 내용이에요.

makaveli’에만 내레이션을 넣은 이유가 있나요?

작업을 다 끝낸 후 우연히 칸예의 설교를 듣게 됐는데, 제가 이 노래에 담고자 했던 내용이랑 같은 이야기였어요. 칸예가 말한 것처럼, 제게도 언제나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건 주님뿐이거든요. 그래서 믹스 과정에서 내레이션을 삽입하기로 했어요. 곡 이름도 바뀐 거예요. 원래는 ‘오 나의 주’였어요. 사실 ‘makaveli’ 전 트랙인 ‘survive’에서 오바도즈라는 인격체가 죽어요. ‘나는 폭력적인 인간이고, 나도 이런 내 모습을 알아. 난 더 이상 어떻게 살아야 될지 모르겠어.’하고 곡이 끝나거든요. 그리고 ‘makaveli’에서 다시 살아나요. ‘makaveli’는 투팍의 예명이기도 하지만, 단어를 다시 배열하면 ‘make a live’가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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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problematic to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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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도 여러 변화가 생긴 것처럼 보여요

요새는 제가 관리하고 있어요. 사실 한동안 회사에서 관리했던 적도 있는데 다시 저한테 돌아온 거에요. 저는 SNS 가지고 별 걸 다 해봤잖아요. 이제는 톤 앤 매너를 유지하려고요. 만약 회사와의 계약이 끝나고 개인으로 활동하게 되면 좀 달라질 수도 있겠죠. 아,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미친 짓은 다시 안 할 것 같아요(웃음). 원래 하고 싶은 말은 다해야 하는 성격인데, 이제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잘생긴 얼굴 쓴다고 속상해하는 팬들이 많아요. 이번 앨범 커버를 보고 놀랐을 팬들에게 해줄 말이 있나요.

예전 같았으면 이 질문에 ‘닥치고 음악이나 들어’ 같은 답변을 했을 거에요(웃음). 하지만 요즘에는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고 있는 만큼, 외모도 곱게 써볼 생각이에요. 그래서 요즘 머리 기르고 있어요.

오왼도 어른이 되어 가는 걸까요?

그냥 좀 더 큰 그릇이 됐다고 생각해요. 어른이 되는 거랑은 좀 다르죠. 전 아마 죽을 때까지 어른은 못 되지 않을까요?(웃음)

앞으로의 오왼은요?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음악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이 ‘아, 그럴 수 있겠다’에요. 나부터 남들의 행동 앞에서 ‘그래,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할 때, 저한테도 ‘그래, 너도 그럴 수 있겠다’ 말해주는 사람이 나타나더라고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비로소 내가 틀리거나 잘못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수 있겠다.’ 저는 이게 한국에 정말로 필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다들 그 정도의 여유는 마음속에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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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Hyeonuk Joo
Photographer
Seunghoon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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