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 신세하

“확고한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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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년 만의 정규 앨범. 하지만 신세하는 마치 어제 만난 듯 같은 모습 그대로 같다. 그런 채로 신세하는 새로운 자신의 표현을 위해 새 앨범 <1000>을 만들었으며 시간이 바꾼 건 없다고 말했다. 흐르는 물의 모습은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것처럼 ‘늘 새롭다’는 수식이 신세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린다. 그 흐르는 모습 그대로를 박제하고자 신세하를 남산 한옥마을의 서울천년타임캡슐 위에 세웠다.

예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색에 대해 “제 음악은 새빨간 건 아니고 한 발 물러난 부드러운 느낌인 것 같아요.”라며 자홍색에 가깝다고 표현했어요. 그게 5년 전. 그리고 2019년 새빨간 색의 앨범을 들고 왔죠. 이제 한 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요?

빨간색은 우연의 결과예요. 사진가 ‘뇌’가 여행 중 빨간 조명 앞에 절 찍었는데, 오묘해서 좋더라고요. 그래서 앨범의 커버로 결정했고, 이로 인해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빨간색을 띄게 되었어요. ‘뇌’는 이 이미지에 영감을 받아 영상으로까지 이야기를 만들어줬죠.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데, 그에 맞는 컬러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조금 더 주체적이고 확고한 태도를 표현하고 싶었던 제 무의식의 결정이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칸예 웨스트가 새파란 색의 앨범을 들고 나왔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별 생각 안 했어요. 제 앨범을 의도하고 새빨간 색으로 칠한 건 아니어서요. 지금에서야 ‘아 앨범이 아예 빨간색으로 보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정규 앨범은 4년 만이에요. 그때의 신세하와 지금의 신세하는 뭐가 가장 크게 달라졌나요?

전에는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서 오는 어떤 용감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기에 노련함이 조금이나마 첨가되지 않았나 해요.

정규 앨범을 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뭘까요?

하고 싶은 이야기의 양이 EP 때보다 많았어요. 또한 음악적으로도 표현하고 싶은, 또 만들고 싶은 것들의 덩어리도 커졌죠. 그래서 정규 앨범으로 결정했어요.

엄정화는 이번 앨범에 왜 꼭 필요한 인물이었나요?

앞서 말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앨범의 테마에서 저 자신 외에, 다른 발화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직 ‘나’ 뿐만이 아니라, 확고한 태도와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서의 ‘내’ 목소리를 빌리고 싶었죠. 대중에게는 물론 수많은 후배 가수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가수로서 꾸준히, 또 새롭게 자기 자신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가 이 앨범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 생각해 왔어요. 특히 엄정화 누나와 작업한 곡들은 앨범 중에서도 유난히 적극적인 태도의 가사를 가지고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제 가사와 만나 더욱 더 큰 의미를 발현할 것이라 믿었어요.

녹음 전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어요?

여러 음악들을 공유했어요. 한번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가의 가사를 들려 드렸어요. 여성의 서사에 관한 부분을 재치 있게, 또 그렇다고 가볍지는 않게 표현한 가사였어요. 제가 쓸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개인이 가진 확고한 태도라는 부분에서 앨범의 테마와 접점이 있을 수도 있다 생각했고, 그러한 힘이 느껴지는 가사를 써보고 싶다 말한 게 기억나네요.

힘을 빼고 날리는 듯한 보컬도 꽤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워낙 제가 좋아하는 음색을 가진 가수이고, 그 자체로 제 음악과 잘 어울릴 거라 생각을 했죠. 그래서 정확한 디렉션을 따로 주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불러주시는 그대로 담았어요.

스타일과 음악, 신세하의 표현에는 특정한 시간대의 어떤 장소에 대한 참고가 있는 것 같아요. 이번 <1000>은 대번 동아시아가 떠오르고요. 어떤 의도가 담겼나요?

50% 정도는 의도했죠. 제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항상 고민해요. 그러한 방법에 있어, 제 취향의 것들과 한데 섞어 드러내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도 하고요. 이러한 과정에서 제가 누구인지를 찾는 일은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동아시아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에요. 이는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면서 동시에 저만의 표현으로 드러낸다는 지점에서 의도가 담겼다고 볼 수 있어요. 전작들에서도 지니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였고 이는 자연스레 표현되는 ‘나’이기도 해요.

여전히 유튜브로 시간여행을 하나요? 요즘 머무르는 곳은 어느 시절의 어떤 곳인가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화에 흥미를 느껴요. 지금 머무르는 곳은 현재고요. 유튜브로 접하는 것들은 영화나 음악, 전시, 혹은 친구들과의 대화 등등, 절 표현하는 방법을 위한 영감 중 하나예요.

숫자 ‘1000’에 담긴 의미가 궁금해요.

확고한 태도에 대한 가사를 써보고 싶었어요.  종종 내 자신이 남들이 만든 카테고리 안에 너무도 간단하게 그리고 함부로 놓일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를 표현하는 것은 셀 수도 없이 많다고 생각해요. 타인에 의해 쉽게 판단되는 내가 아닌,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나’의 생각을 이 곡의 무게추로 달아봤어요.

힙합, 올드스쿨, 훵크 같은 꼬리표 또한 정말 떼어내고 싶었나요?

제가 들어 왔던 대부분의 음악들이 위의 장르, 혹은 파생된 장르일 거예요. 다만, 제 음악이 어떠한 장르들에만 국한돼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쉽게 설명할 수도, 또 하는 것도 애매하고요.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었을까요?

누구나 그렇듯, 제 안에도 다양한 면들이 존재해요. 강박은 아니고 그것을 차근차근 표현하고 있는 것 뿐이에요.

‘1000’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는 또 어떤 면을 표현하고 싶었나요?

아이디어는 앨범 커버로부터 시작됐어요. 이를 빨간 조명, 불, 불이 프린트된 배경 이미지 등으로 확장시켰고, 저 외에 확고한 자신의 태도를 지니고 발현하는 인물들에 앞서 말한 여러 빨간 이미지를 대입해 곡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어요.

이번 앨범을 위해 차용한 노래 ​다섯 곡과 그것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해줄 수 있나요?

아래는 작업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그리고 가사에 인용한 구절이 담긴 다섯 곡이에요.

DJ Quik ‘Pitch in On a Party’는 제 노래 ‘불러모아 Empty’ 에 인용했어요.

ATCQ ‘Bonita Applebum’ 가사 “Ain’t no need to question the authority”를 수록곡 ‘Blank Music’에 인용했어요.

Rexy ‘Perfect Day’ 앨범 <Runnig Out of Time>에 수록된 곡인데 앨범의 모든 곡들을 너무 좋아해서 정말 많이 들었고 또 들어요. 새 앨범의 구성에 있어 많은 영향을 끼친 앨범이고요.

Wally Badarou ‘Keys’ <Echoes> 역시 좋아하는 앨범이에요. 사운드나 바이브 부분의 영향을 받은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James Pants ‘Clouds Over The Pacific’ <James Pants>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고등학생 때 정말 좋아했어요. 최근에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더욱 더 좋더라고요. 작업하면서 자주 들었던 앨범 중 하나죠.

패션은 신세하의 음악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음악과 패션은 어떤 문화를 만드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도 역시나 분리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고요.

스타일이 늘 꾸준한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씩 바뀐다는 인상이에요. 실제로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나요?

스타일도 음악과 마찬가지로 취향의 외연이 조금씩 늘어나기도, 바뀌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들을 대하는 태도는 늘 변함없고요.

옷은 주로 어디서 사나요?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해 사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은 어떤 옷을 입었나요?

벨벳 소재의 폴로넥을 입었어요.

왜요?

기온이 뚝 떨어졌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바로 챙겨 입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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