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코도모 인터뷰: 사회에 첫발을 내딘 고등 래퍼

소코도모가 첫 EP를 들고 교문을 나섰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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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코도모에게 낯선 고향의 향수가 느껴진다. 그는 이웃 행성 출신임이 분명하다.” – 김아일

“소코도모의 음악과 함께 ‘Good Life’ 즐기세요!” – 데프

“멀쩡한 또라이?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전혀 억지스럽지 않아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여러모로 좋은 기운이 가득한 친구다.” - 어글리덕

“행복합시다. 모두, 소코도모처럼!” – 보이콜드

소코도모가 첫 EP <WWW.III>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2월, <고등래퍼3>를 통해 자신을 세상에 알리려 부단히 노력한 고3 소코도모. 그는 지구에 내려온 외계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독특한 래핑과 제스쳐, 그리고 시그너처인 프로펠러 모자를 쓰고 나와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소코도모는 <고등래퍼3>에서 보여준 유쾌한 모습과 다르게, 올 한 해가 마냥 즐겁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회의 차갑고 어두운 이면을 느꼈고, 새로운 앨범을 선보여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벗어나 사회에 발을 들인 그는 과연 무엇을 보고, 느끼고, 생각했을까? 소코도모의 앨범 작업을 도운 기린, 썸데프, 수민, 어글리덕, 김아일, 보이콜드와 함께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하입비스트: 학교에서 촬영을 진행했어요. 1 만에 다시 학교에  소감이 어때요?

사실 학교에 대한 추억이 그닥 좋지 않아요. 다른 매체와 학교에 와야했다면 거절했을 것 같은데, <하입비스트>와 함께라면 그림이 재밌을 것 같아 흔쾌히 응했어요. 즐겁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생각이 나서 슬프네요.

어글리덕: <고등래퍼 3> 이후 성인으로서 보낸 2019년은 어땠나요? 

많은 것을 배운 해였죠. 특히 세상이 얼마나 냉정한 곳인지 많이 느꼈어요. 특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다만, 학교와 집은 그나마 버틸 만한 곳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죠. 안전하고 예쁘게 포장된 울타리랄까요. 무서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재밌었어요. 제 성격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고요.

하입비스트: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소코도모는 어떤 사람이에요

개인주의자요.(웃음) 음악을 할 때 개인주의적 성향이 있어야 편하더라고요. 그런데 가끔 일이 너무 안 풀리면, 혼자 어느 외딴 섬에 있는 느낌이 종종 들기도 해요.

하입비스트: 외로움을 이겨내는 자신만의 방법이 뭐예요

주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풀어요. 심리상담의 기본은 대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병원을 가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터놓고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하입비스트: 소코도모의 첫 EP가 나왔어요. 소감이 어때요? 

실감이 안 나요. 뭔가 아직도 작업을 해야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방송 이후에 빨리 앨범을 내야 한다는 강박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입비스트: 조급함을 느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얼른 발매해야 다른 사람은 물론 저도 들을 수 있으니까요. 원래 제가 제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해요. 평소에도 자주 듣고요. 또 첫 앨범이기 때문에 음원과 아트워크가 함께 조화를 이룬 것도 눈으로 보고 싶었어요.

하입비스트: 이번 앨범, 만족스럽나요?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을 줄 것 같아요? 

나름 만족해요. 7.5점 정도?

하입비스트: 나머지 2.5점은 왜 뺀 거예요? 

아직 첫 EP라 만점은 줄 수 없어요.

하입비스트: 드디어 사회에 첫발을 디뎠어요. 첫 앨범에 특별히 담고 싶었던 것이 있나요?

사회에 나와 혼자 사는 것과 음악을 만드는 작업은 공통점이 있어요. 두렵긴 하지만, 반대로 재밌거든요. 두 감정을 한 앨범에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장르로 나눴어요. 1번부터 4번 트랙은 제가 느낀 두려움을 표현한 트렌디한 힙합인 반면, 5번부터 7번 트랙은 멜로디컬해 좀 더 밝고 희망찬 느낌이 들어요.

하입비스트: 앨범에는 힙합과 이지 리스닝, 두 장르는 물론 댄스, 힙합, 알앤비, 발라드 등 여러 가지 실험적인 사운드도 섞여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고등래퍼3>에서 힙합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제가 보여주고 싶은 건 힙합이 다가 아니에요. 사실 이번 앨범도 새로운 걸 많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좀 아껴두느라 다 못 꺼냈어요. 벌써 다 보여주면 흥미가 사라질까봐요. 그래서 어느 정도 귀에 익숙한 곡과 실험적인 곡을 섞어서 앨범을 구성했어요.

기린: 직접 작업을 해보니 특별히 손발이 잘 맞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그건 정말 어려운 질문이에요. 특별히 한 명을 선택하기 힘들어요. 애초에 각 곡마다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아티스트를 골랐어요. 그리고 그분들이 가장 잘하는 것을 부탁했죠. 그래서인지 모두와 호흡이 잘 맞았어요.

수민: 그렇다면 ‘WANT LOVE?’의 피처링 아티스트로 저를 선택한 이유는요?

‘WANT LOVE?’에 수민 누나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요. 수민의 목소리는 아무리 리버브를 세게 넣어도 다 뚫고 나오는 느낌이거든요. 뭘해도 수민을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리는 목소리죠. 그리고 원래 수민의 노래를 다 좋아해요.

하입비스트: 이번 앨범에서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곡은 뭐예요?

‘Good Life’요.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가사나 멜로디 모두 익숙하지만, 왠지 모르게 신선한 느낌도 들어요.

하입비스트: 프로듀싱에 참여한 썸데프와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인스타그램에서 ‘맞팔’한 사이인데, 썸데프가 먼저 연락을 줬어요. 이번에 앨범을 낼 건데 도와줄 수 있는 지 물어보길래,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때 ‘Good Life’를 들려줬고, 기꺼이 비트를 만들어줘서 그와 손을 잡게 됐어요.

썸데프: 그럼 소코도모가 생각하는 굿 라이프(Good Life)는 뭐에요?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하지 않은 삶이요. 그냥 희망차고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하입비스트: 그럼 지금은 굿 라이프인가요?

지금은 쏘쏘(So so) 라이프같아요.

하입비스트: 여러 아티스트가 소코도모를 ‘괴짜 외계인’이라고 칭했어요. 왜 동료들이 이렇게 표현한 것 같아요? 

김아일: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데, 소코도모는 외계인인가요? 왜 이렇게 우주에 관심이 많아요? 

가끔은 지구를 이해할 수 없어요. 건물을 쉴 새 없이 올리다가, 환경 파괴를 이유로 들며 다 무너뜨리고, 그러다 또 다시 짓고. 아마 이런 부분 때문에 질린 것 같아요. 과학 기술이 더 발전하면 다른 행성에 가서 살아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를 괴짜라고 말한 동료들이 더 괴짜예요.(웃음) 아직 저를 잘 몰라서 그래요.

하입비스트: 참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라고 느껴지기도 해요. 요즘 음악 말고도 관심 갖는 분야가 있나요?

패션, 건축, 그래픽 등 디자인에 관련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하입비스트: 그래서일까요? 직접 참여한 뮤직비디오 <Go Home>도 큰 화제를 모았어요. 

패션이나 영상은 예전부터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싶었던 분야예요. 지금도 기본적인 영상 제작은 거뜬히 하고요. 그런데 음악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른 분야에 음악 이상으로 에너지를 쓰기 힘들겠다고 느꼈어요.

어글리덕: 뮤직비디오 말고 도전해보고 싶은 비주얼 아트는 뭐예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패션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요. 원래 베이퍼웨이브나 밈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밈 자체로 끝나지 않고 뭔가 세련된 감성을 입혀서, 전례 없는 옷을 만드는 게 제 바람이에요.

하입비스트: 소코도모는 ‘한국 어린이’라는 뜻이잖아요. 이제 성인이 됐는데, 릴 우지 버트처럼 이름을 바꿀 의향은 없나요? 

바꿀 의향은 있는데, 마음에 둔 이름은 아직 없어요. 더 성장해서 바꿀래요. 아직 마음과 머리가 너무 ‘어린이’라서요.  

하입비스트어엿한 성인이 지금, 음악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저는 호기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게 넘치는 사람이에요. 몸이 10개라도 부족할 정도죠. 그래서 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 역시 무엇이든 호기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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