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거펠트 부고에 대한 샤넬과 펜디의 추도 전문

“그가 사무치게 그리울 것입니다.”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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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난 칼 라거펠트. 그는 193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1955년 피에르 발망의 어시스턴트로 패션 디자인의 세계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1960년대 중반까지는 모더니즘 기성복의 선구자 장 파투의 밑에서 일했으며, 또한 클로에에서 프리랜스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펜디에 처음 들어간 건 1965년이다.

칼 라거펠트를 상징하는 두 브랜드, 펜디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건 각각 1974년과 1983년. 특별히 그가 약 37년동안 이끌어 온 샤넬은 그의 분신과도 같은 브랜드로, 한때 칼 라거펠트는 ‘샤넬의 집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는 임종 전까지 펜디와 샤넬 그리고 본인의 레이블을 포함하여 총 3개의 브랜드를 지휘해온 전례 없는 디자이너였다.

칼 라거펠트의 부고와 관련하여, 펜디와 샤넬은 각각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칼 라거펠트는 펜디의 DNA를 형성한 인물인 동시에 우리를 비추는 등대와 같은 존재였으며, 앞으로도 언제나 그럴 것입니다. 그가 사무치게 그리울 것입니다.”, “우리가 칼 라거펠트에게 바치는 가장 큰 헌사는 그가 생전 샤넬을 통해 추구했던 그 길을 계속 따르는 것입니다.” 펜디와 샤넬의 추도 전문은 아래와 같다.

 

From FENDI:

2019년 2월 19일, 로마 – 펜디는 세상을 떠난 칼 라거펠트에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합니다.

칼 라거펠트가 펜디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습니다. 1965년에 파올라, 안나, 프랑카, 카를라, 알다 펜디는 칼 라거펠트라는 이름의 젊고 선구적인 독일인 디자이너를 영입했습니다. 이 디자이너는 이내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면서, 50여년 동안 순수하고 한결 같은 혁신 정신으로 펜디를 이끌고 패션의 경계를 확장하는 작품들을 탄생시켜왔습니다. 펜디와 함께 한 첫날부터, 패션 역사에서 가장 오래 된 디자이너와 패션하우스의 협력 관계를 이어오는 과정에서 칼 라거펠트는 광고 캠페인에서부터 레디 투 웨어와 쿠튀르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손대는 모든 영역에서 선구자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계를 타파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는 그는 특유의 미적 담대함을 지닌 현대 패션계의 천재로서 모든 세대의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칼 라거펠트의 독보적인 창조정신,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와의 협업 덕분에 오늘날 펜디는 시대를 초월하는 품질, 견고한 전통, 지칠 줄 모르는 실험정신, 대범한 창조정신의 동의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의 영면은 펜디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실입니다.

“칼 라거펠트와 함께 일하면서, 저는 펜디가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비결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칼의 방대한 문화, 언제나 활기를 유지하고, 모든 예술을 음미하고, 어떤 스타일도 간과하지 않는 능력, 결코 과거로 돌아가거나 스스로를 복제하지 않는 집념을 진심을 다해 존경합니다. 그는 결코 쉬는 법이 없는, 성미 급한 사람이었습니다. 늘 쇼가 끝나자마자 “이제 다음!”이라고 외치곤 했지요. 그는 우리에게 앞으로 계속 이어가야 할 어마어마한 유산, 절대 마르지 않을 영감의 원천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저 자신, 그리고 펜디의 모두는 그를 열렬히 그리워할 것입니다.” 세르주 브륀슈위그, 펜디 회장 및 CEO

“오늘, 펜디와 저 자신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선사한 특별한 사람이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디자이너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에 저는 슬픔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칼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어린 아이일 뿐이었습니다. 끈끈하고 진심 어린 애정을 바탕으로 우리는 아주 특별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온 마음을 다해 존중했습니다. 칼 라거펠트는 저의 멘토이자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지요. 창작에 대한 칼 라거펠트는 펜디의 DNA를 형성한 인물인 동시에 우리를 이끄는 등대와 같은 존재였으며 , 앞으로도 언제나 그럴 것입니다. 그가 사무치게 그리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은 저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 펜디 남성복 / 액세서리 / 아동복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From CHANEL:

1983년 이래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칼 라거펠트의 부고를 전하는 것은 샤넬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입니다.

뛰어난 창의력을 지닌 칼 라거펠트는 가브리엘 샤넬이 만든 브랜드의 상징, 재킷과 슈트, 블랙 미니 드레스, 트위드, 투톤 슈즈, 누빔 핸드백, 진주 장식 등을 새롭게 창조한 인물입니다. 그는 가브리엘 샤넬을 두고 “나는 그녀가 한 일을 다시 하는 게 아니라, 그녀가 했을 법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샤넬의 가장 좋은 점은 무한히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라는 점에 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무한한 상상력을 지닌 그는 또한 패션 디자인 뿐만 아닌 단편영화와 사진까지 아우르는 예술적 세계를 탐구하는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샤넬은 1987년부터 브랜드의 켐페인을 비롯한 이미지 작업 일련에서 그의 도움을 받아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샤넬은 칼 라거펠트의 타고난 자조적 재담을 좋아했음을 덧붙입니다.

“칼 라거펠트는 특유의 천재성과 관대함 그리고 뛰어난 직감으로 시대를 앞서간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 점은 샤넬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저는 오늘 친한 친구를 잃었으며, 1980년대 초 백지 상태의 브랜드를 오늘날에 이르게 한 창조적 정신을 또한 상실했습니다.” 알랭 베르하이머, 샤넬 CEO

“거듭된 패션쇼와 컬렉션을 통해 칼 라거펠트는 가브리엘 샤넬이 일군 브랜드의 유산에 깊은 발자취를 새겼습니다. 그는 샤넬 아틀리에와 최고급 컬렉션인 ‘메티에 다르’의 전문성을 공고히 다지고 세계에 전파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그에게 바칠 수 있는 가장 큰 헌사는 그가 생전에 한 말 ‘현재를 끌어안고 미래를 개척해 나갈 것’을 가슴에 새기며 그의 발자취를 이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루노 파블로프스키, 샤넬 패션 부문 사장

칼 라거펠트의 뒤를 이어 샤넬을 꾸려 나갈 인물로는 지난 30년간 라거펠트의 곁을 지키며 그의 오른팔로 군림한 비르지니 비아르가 낙점됐다. 칼 라거펠트를 향한 SNS 추도 행렬은 이곳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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