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계의 전설, 'Thrasher' 매거진 편집장 제이크 펠프스 사망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패션계가 최근 칼 라거펠트를 떠나보낸 듯, 스케이트계도 오늘 한 명의 거장을 잃었다. <쓰레셔> 매거진 편집장이자 보더 제이크 펠프스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세상을 떠난 것. 펠프스는 1980년대 잡지의 설립 시절부터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이후 26년 전, 서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편집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 잡지로 등극한 <쓰레셔>를 ‘스케이트계의 바이블’, ‘스케이트계의 <보그>’로 만든 장본인이다.
<쓰레셔>가 기반을 둔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케이트 커뮤니티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기억되는 펠프스. 실리콘 밸리가 들어서기 전, 하드코어 펑크와 마약 문화가 거리를 지배하던 때부터 펠프스는 지역에서 거침없는 스케이팅 스타일로 유명했다. 그는 곧 과격하고 날 것의 감성인 ‘<쓰레셔>의 인격화된 버전’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쓰레셔>의 인기가 보더 커뮤니티를 벗어나 패션, 연예계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펠프스는 ‘진짜 스케이터’가 아닌 구매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저스틴 비버나 리한나 같은 광대 같은 새끼들한테는 우리 옷 절대 안 줘. 스케이트는 하위문화, 그딴 거가 아니라 그저 스케이트일 뿐이야.”
잡지의 공동 설립자 토니 비텔로는 “제이크만큼 스케이트보딩을 좋아했던 사람은 또 없을 거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먹어야 하는 것처럼 제이크는 살기 위해 보드를 탔다. 단순한 취미, 교통수단, 삶의 방식을 벗어나 그에겐 산소와도 같은 것이었다”라는 추모글을 남겼다.
펠프스의 삼촌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 의하면, 펠프스의 죽음은 갑작스러웠다. 일부 네티즌은 그가 2017년 돌로레스 공원에서 머리를 부상당한 사고가 원인일 수 있다는 추측을 하고 있다.
지난 12월, 텐더로인에 매장을 오픈한 <쓰레셔>의 입구에는 펠프스가 직접 쓴 매니페스토가 있다. 거기엔 “스케이트보딩 vs. 샌프란시스코는 곧 전쟁이다”라고 쓰여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