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과 사회를 이야기한 발렌시아가 2020 SS 컬렉션
젠더, 나이, 권위를 모두 파괴했다.
유럽 연합을 상징하는 푸른색의 발렌시아가 런웨이. 폭발적인 로이크 고메즈의 사운드 트랙과 함께, 공포 영화 속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모델들이 등장한다. 런웨이 쇼 노트에 의한 이들의 실제 직업은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 저널리스트, 화가 등 다양하다. 일부러 과장된 광대뼈, 부푼 입술 등의 분장은 남과 여, 젊고 늙음의 차이를 파괴하고 대신 익명성을 강조한다.
뎀나 바잘리아는 복식에 대한 사회적 디자인을 풀어내며 동시에 발렌시아가의 DNA를 재해석했다. 선거철에나 등장할 법한, 권위가 느껴지는 남성과 여성의 복식을 부드럽고 실키한 소재,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변형해 그 권위를 무너뜨렸다. 바잘리아는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권위를 파괴하고 누구나 입기 편안한 옷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쇼의 마지막을 장식한 크리놀린 드레스는 발렌시아가의 창립자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가 과거 디자인한 19세기 복식 실루엣으로, 바잘리아의 손길을 통해 더욱 웨어러블한 디자인으로 다시 탄생했다.
이 밖에도 ‘b@len©i@9a’, ‘X-RATED’ 등이 적힌 그래픽 티셔츠, ‘TYREX’로 추측되는 발렌시아가 차기 스니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곱사등이를 연상시키는 과장된 재킷, 헬로 키티와의 협업 가방 등은 컬렉션 공개와 동시에 소셜 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뎀나 바잘리아는 최근 <WWD>를 통해 베트멍의 수석 디자이너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관련한 내용은 이곳 링크에서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