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기린

착한 남자 중에 가장 나쁜 남자, ‘Baddest Nice Guy’.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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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스와 서태지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가 있는 반면, 시대를 초월한 듯한 가수도 있다. 기린이 그렇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를 맞은 기린은 1980년대부터 2010년대를 넘나들며  ‘한국형 뉴 잭 스윙’의 대표주자로 자리했다. 첫 앨범 <Space Anthem>부터 올해 발매한 <Baddest Nice Guys>와 <YUNU IN THE HOUSE>까지, 기린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가길 원하고 있을까. 자신의 노래 제목처럼 ‘착한 남자 중에 가장 나쁜 남자’라 자신을 소개하는 기린을 <하입비스트>가 만나고 왔다.

셔츠가 무척 탐나네요.

감사합니다. 올해 봄 즈음 연남동에 있는 빈티지숍에서 구입했어요. 여름 내내 일주일에 4번 이상은 입었습니다. 저녁에 샤워할 때 같이 빨래해서 널어두고, 아침에 마르면 다시 입었어요. 가격은 단추 때문에 조금 비싸더라고요. 3만5천 원이었나?

다들 그런 아이템이 하나씩 있죠. 내친김에 오늘 룩에 대해서도 설명한다면요?

데님 팬츠는 일본에서 샀어요. 타미 빈티지고요. 물론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에 산 겁니다. 선글라스는 LMC와 더블러버스 협업 선글라스에요. 힌지의 금장 엠블럼 때문에 가끔 베르사체로 오해를 받곤 합니다. 신발은 컨버스에서 보내주신 원스타 스웨이드 제품이고요. 시계는 세이코 빈티지인데 시간이 안 맞네요. 팬티는 유니클로입니다. 물론 이것도 불매운동 전에 산 겁니다.

목걸이가 있네요?

군번줄이에요.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는 뜻으로 늘 군번줄 차고 다녀요. 독자분들께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군번이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보여 드릴 수가 없네요. 아침에 세수할 때도 무대에 오를 때도 늘 차고 다닙니다.

빈티지 외 특별히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생 로랑이요. 아직 사보지는 못했지만, 셔츠가 참 예쁜 것 같아요.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정장만 7벌 맞춰 일주일 내내 입는 게 꿈입니다. 진짜로요.

오늘 입은 룩을 추천하고 싶은 동료가 있을까요?

음, 딱히 없긴한데. 아, 유라! 유라가 입으면 중성적인 매력이 묻어나면서 되게 멋질 것 같아요. 수민이도 생각했는데 바지 기장이 길 것 같아서(웃음).

음악과 패션, 둘의 롤 모델이 각각 다른가요? 

다르죠. 일단 패션의 롤 모델은 퍼프 대디. 정장 입은 퍼프대디요. 너무 루즈하지도 않고, 너무 타이트하지도 않은 적당한 핏이 멋지잖아요. 음악은 그때그때 다른데 요즘은 필 페리 음악 많이 들어요. 외모만 보면 탈모로 고통받는 중년 아저씨인데 워낙 감성이 풍부하고 모든 노래의 소절을 있는 힘껏 표현해요. 외모와 실력 사이의 괴리가 주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필 페리는 조금 의외네요. 내친김에 가을밤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럼 지금 제가 요즘 듣는 곡들 중에서, 가을밤에 잘 어울릴만한 것들로 골라볼게요.

<기린 추천, 가을밤을 적실 음악 5선>
2MC – 판타지
VEN – 밤과 함께
탕웨이 – 만추
퀸시 존스 – Setembro
민트 컨디션 – So Fine(Remix ver)

공개하는 뮤직비디오마다 늘 화제에요.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뭔가요?

마감일. 감독이 저희한테 영상을 넘겨줘야 하는 납기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퀄리티도 결국은 납기일이 맞아야 챙길 수 있는 거니까요.

이제는 뉴 잭 스윙, 올드 힙합 장르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많아졌어요.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숙제 같은 게 있나요?

되려 작업할 때 자극이 돼서 좋아요. 예전에는 혼자 음악을 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많아져서 좋죠. 특정 장르에서 인지도 있는 아티스트가 많아지면, 그 장르 자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져요. 아직은 경쟁을 하기보다 제가 속해있는 장르의 덩치를 키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린 인터뷰 및 스트리트 스냅, KIRIN, 에잇볼타운, 뉴잭스윙, Baddest Nice Guys, YUNU IN THE HOUSE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셨잖아요. 새로 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트와이스요. 뭐가 나올진 모르지만 해보고 싶어요. 이효리도 좋아요. 옛날에 이효리는 한국의 제니퍼 로페즈였잖아요. 레트로하면서도 섹시한, 그런 느낌을 살려서 듀오로 무대에 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해외 아티스트는요?

음···트래비스 스콧?(웃음) 트래비스 스콧 너무 멋지잖아요. 한 인터뷰를 봤는데 트래비스 스콧 팬들은 트래비스 스콧 음악을 들으면 그냥 ‘턴업’ 되는 게 아니고, 그 순간만큼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선한 영향력인 거죠. 너무 특별하고 멋져요. 그런 면에서 칸예 웨스트도 좋아해요.

고향이 대전이죠. 트래비스 스콧의 <ASTROWORLD>처럼 <대전 엑스포로 월드> 같은 앨범을 내면 어때요?

실제로 생각은 하고 있어요. 소금, 제이 클레프가 대전 출신인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전에서 공연 만들면 재밌겠다고 했죠. 그런 날이 오면 좋겠네요.

복고, 뉴 잭 스윙, 빈티지 등등. ‘기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확실해요. 바꿀 생각이 있나요?

바뀌겠죠. 지금도 차근차근 바뀌고 있다고 생각해요. 원래 뭐든 조금씩 바뀌니까요. 빨리 퍼프 대디처럼 정장 7벌만 두고 입고 싶은데 아직은 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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