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FW 런던 남성 패션위크 베스트 컬렉션 5

패션위크를 채운 젊고 새로운 이름들.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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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디자이너들의 부재’ 2020 가을, 겨울의 런던 패션위크는 이렇게 요약 가능하다. 런던 패션위크의 간판, 크레이그 그린키코 코스타디노프는 이번 시즌 돌연 파리로 떠났고 사무엘 로스어 콜드 월은 밀라노에 새 둥지를 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떠난 런던 패션위크가 텅 비었다는 건 아니다. 마틴 로즈나 웨일스 보너 같은 이름들은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며 실험정신으로 대표되는 런던의 런웨이를 장식했으며, 스타 디자이너의 공백은 로빈 린치, 비앙카 손더스, 스튜디오 ALCH와 같은 젊고 새로운 이름들이 채웠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런던 패션위크의 여러 컬렉션 중에서, 2020 가을, 겨울 <하입비스트>는 이렇게 다섯 이름을 꼽았다.

로빈 린치

패션 이스트 출신의 디자이너 로빈 린치가 선보이는 첫 홀로서기 컬렉션. 로빈 린치는 이번 컬렉션을 아일랜드 아란 제도에 위치한 인구 2백60 명의 작은 섬 이니시어에서 생활하며 얻은 영감들로 완성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니시어 섬에 대해 “그곳에서는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이니시어 섬에 사는 이들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자신들만의 규칙에 따라 살고  있다. 옷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주기 때문에 나는 옷을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방증하듯 아일랜드 북단의 작은 도시 도니골에서 직조한 리넨, 아일랜드 봅슬레이 팀에서 영감받은 라이크라 소재, 아일랜드 텔레텍스트 채널을 차용한 프린트가 적용된 아이템들이 컬렉션의 주를 이뤘다.

비앙카 손더스

“본 컬렉션은 내가 살아온 배경과 내가 가진 유산, 즉 블랙 캐러비안 출신에 대한 일종의 회고록이다.” 비앙카 손더스가 직접 밝힌 2020 가을, 겨울 컬렉션에 대한 설명이다. 비앙카 손더스는 자신의 정체성 표현을 위해 VHS로 촬영된 댄스 파티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과장된 어깨 패드의 재킷, 숄더백, 그리고 텍스트가 쓰여진 스카프 등이 그 예. 특별히 비앙카 손더스는 RCA 출신 헤르난 과르다마냐의 구두를 컬렉션에 끌어들였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남성복을 바라보는 어떤 시선에 대해 주목했다. 그리고 그것을 좀 비틀었고, 이와 같은 컬렉션이 탄생했다.”

베서니 윌리엄스

2019년 떠오르는 영국 패션 디자이너로 손꼽힌 베서니 윌리엄스는 이번 시즌 맥파이 프로젝트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선적 요소를 담은 컬렉션을 완성했다. 맥파이 프로젝트는 주거 문제에 직면한 어머니와 아이들을 지원하고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을 제공하는 기구다.

모성애, 어린 시절, 자매애, 선택에 의한 가족. 윌리엄스는 이번 시즌 컬렉션을 가족과 관련한 감정과 구성원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정의하면서, 옷의 구조와 제작에 쓰인 크래프트 기법을 소개했다.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재활용 침구, 퀼팅, 패치워크 등의 충돌과 조화. 윌리엄스는 영국의 미래인 맥파이 프로젝트의 아이들을 위해 한 편의 아름다운 추상화와도 같은 룩을 여럿 만들어냈다. 정서적 공감, 단순하지만 확고한 가치관, 윤리적 틀, 양육을 매개체로 이룬 유대감. 윌리엄스가 이번 시즌에서 강조하고자 한 것은 패션 미학에 대한 집중보다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위한 시선과 공감이다.

이스트우드 단소

런던 남성 패션위크에서 눈여겨봐야 할 브랜드 중 하나인 이스트우드 단소는 우리가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 지에 대한 관계에 초점을 두고 컬렉션을 제작했다. 그는 여기에 기독교적 생각을 더해 ‘부활’이라는 테마를 발전시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고전적인 아이템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새로운 형태로 비틀어 얻은 결과는 테일러링과 레저웨어의 결합이었다. 전체적으로 무채색을 바탕에 둔 이스트우드 단소의 컬렉션은 누구라도 시도하기 좋은 룩으로 구성됐다. 트랙팬츠, 풀오버, 스웨트셔츠는 물론, 패디드 재킷, 가죽 소재의 코트, 레일러드 아우터 등 남성에게 필요한 의류가 가득한 것이 특징. 이와 함께 컨버스와 공동으로 제작한, 테크니컬한 패브릭으로 만든 ‘프로 레더’ 역시 주목을 받았다.

스튜디오 ALCH

알렉산드라 헤켓이 이끄는 스튜디오 ALCH의 2020 가을, 겨울 컬렉션은 지속 가능성과 재활용 기술에 집중했다. 앞서 이케아 프레타백을 활용한 드레스, 모자, 스니커 등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디자이너답게, 알렉산드라 헤켓은 의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감소시키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캐리어백, 데님, 저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 커다란 원단에서 잘라낸 패브릭 조각들이 적극 활용됐으며, 소재는 대부분 재활용이나 유기농으로 만든 원단이 사용되었다. 오렌지 컬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아이템에는 무채색이 적용되었는데, 이는 ‘단순함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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