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평균 초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추천 첫 자동차 8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현명한 선택을 위해.

요즘의 청년들은 정말 힘들 것이다. 졸업 후 취직까지, 약 10.8개월의 시간을 들인 청년 30%가 첫 직장에서 1백50에서 2백만 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다. 휴학까지 마다 않으며 인턴십을 통해 경험을 쌓았지만 대개 그 대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와중에도 때로는 자동차가 필요한 순간이 생긴다. 대중교통이 지나는 곳에 직장이 있다면 그나마 좋으련만, 도심으로만 한정해도 대중교통의 사각지대에 있는 직장들이 많다. 지붕이 열리는 근사한 스포츠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소형차, 좀 더 돈을 쓴다면 준중형차가 한계다. 이건 중고차 선택을 꺼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행히,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소형차 그리고 준중형차를 고를 수 있다. 옵션을 포기한다면 중형차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가이드일 뿐, 선택은 오롯이 여러분의 몫이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만약 꼭 최신 모델을 사야겠다면, 쉐보레의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에 주목하자. 날렵한 형태의 중형 SUV 블레이저의 디자인을 소형 SUV에 맞춰서 줄였는데, 따라서 역동성과 함께 위압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멋 좀 부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추천. 4.4m가 넘는 길이와 1.8m가 넘는 폭은 라이벌인 기아 셀토스를 조금이나마 앞서는 것으로, 그만큼 넓은 실내를 확보할 수 있다.
TIP: 추천하고 싶은 트림은 프리미어. 1.35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4륜 구동을 갖추고도 2천4백90만 원이라는, 쉐보레로서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첫 직장에서의 1년 평균 연봉을 생각하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기아,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등장 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덩치가 큰 소형 SUV였다. 직선을 위주로 구성된 박스 형태의 디자인은 ‘조선 이보크’라는 별명을 얻으며 SUV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소형 SUV라는 등급을 생각하면 색을 다르게 입힌 대시보드와 부드러운 재질은 첫 자동차에 정을 붙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뒷좌석에 부모님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TIP: 가장 인기있는 트림은 2천4백90만 원의 ‘노블레스’ 트림이지만, 만약 장거리 주행이 많고 승차감이 중요하다면 ‘프레스티지’ 트림에 4륜 구동 시스템을 붙이는 것을 추천한다. 장거리 주행이 많지 않다면 제법 경쾌하게 주행할 수 있는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이 좋다.
쌍용, 코란도
SUV가 필요한데 소형은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든다면, 옵션을 약간 뺀 준중형 SUV를 고를 수 있다. 쌍용 코란도는 비록 ‘불어난 티볼리’라는 평을 듣고 있기는 하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선택한다면 다른 준중형 SUV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그만큼 공간도 티볼리보다는 더 넓고, 모든 좌석에 성인이 탑승해도 불편함이 없다. 트렁크도 최대 551리터나 되니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도 유용하다.
TIP: 가장 인기있는 트림은 2천4백81만 원의 ‘프라임’ 트림. 4륜 구동과 화려한 그래픽의 블레이즈 콕핏, 운전 보조 시스템인 ‘딥 콘트롤’을 선택하려면 그만큼 돈을 더 들여야 한다. 오프로드를 주행할 일이 별로 없다면, 4륜 구동을 과감하게 빼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현대, 아반떼
SUV에 꼭 집착하지 않는 편이라면, 같은 돈으로 급을 한 단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비록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며 ‘삼각떼’라는 오명을 갖긴 했지만, 아반떼는 꽤 괜찮은 선택이다. 경쾌하지는 않아도 적당한 출력을 갖고 있으며 연비를 고려하고 있는 엔진과 CVT, 대부분의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넓은 실내공간과 트렁크의 구성이 매력적이다. 만약 현재의 모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올해 등장한다는 풀체인지 모델을 기다릴 만 하다. 아니면 형제 모델인 기아 K3도 있다.
TIP: 가장 인기있는 트림은 2천32만 원의 ‘베스트 초이스 패키지’. 내비게이션에 하이패스 시스템 그리고 편안한 운전을 돕는 ‘현대 스마트 센스’가 탑재된다. 만약 옵션이 필요 없고 수동변속기도 능숙하게 다를 수 있다면 가격은 1,437만 원까지 낮아진다.
기아, K3 ‘GT’
남들과 다른 스타일의 자동차가 필요하다. 그리고 때로는 고성능을 발휘하며 경쾌하게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만약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 차에 주목하자. 일반적인 형태의 4도어 세단 모델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해치백과 슈팅브레이크 그 사이에 있는 5도어 모델을 추천한다. 트렁크 또한 넓어서 실용적이며, 경쾌하기로는 이쪽이 한 수 더 위다.
TIP: 5도어 모델 베이직 트림의 가격은 2천2백65만 원이다. 고성능 서스펜션을 적용한 퍼포먼스 패키지를 선택하려면 이보다 더 비싼 상위 트림을 선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일반 모델도 성능은 상당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쉐보레, 스파크
경차는 무조건 싫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자동차세 할인과 등록 및 취득세 면제,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할인 등 아직 경차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많다 말하고 싶다. 게다가 고장력 강판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안전성도 확실히 올라갔다. 티코 시절부터 오랜 기간 경차를 만들어 온 쉐보레를 믿어보자.
TIP: 스파크의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어에 CVT 변속기를 선택했을 때의 가격은 1천4백48만 원. 이 안에는 전방충돌 경고, 차선이탈 경고 등 웬만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모두 포함된다. 적어도 옵션 때문에 다른 모델을 선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기아, 쏘울 ‘부스터’
박스 형태의 소형차 쏘울은 비록 한국에서는 인기가 적지만 미국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효자 모델이다. ‘다이나믹 박스’를 테마로 다듬어진 외형도 그렇지만 실내 역시 개성이 강한 형태이며, 무엇보다 이 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운드 무드 램프’가 인상적이다. 1.6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은 주행 중 답답함을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든다.
TIP: 가격 때문인지 2천3백90만 원의 최상위 트림 ‘노블레스 스페셜’이 가장 잘 팔린다. 이 안에는 웬만한 옵션이 다 포함되어 있다. 박스 형태의 디자인은 꾸미기 나름이기 때문에 스티커 또는 랩핑으로 개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
르노, 트위지
만약 자신이 도심에서만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그리고 장거리 주행이 필요 없으며 속도에도 욕심이 없다면 르노의 전기차 트위지를 진지하게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최대 두 명 밖에 못 타는 차체는 꽤 좁고, 파워 스티어링도 없어 주차 중에는 팔에 힘이 들어가나, 220V 플러그의 간편한 충전과 기동성은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장점이다. 주행 감각 또한 직관적이기 때문에 운전이 즐겁다.
TIP: 많이 선택하는 인텐스 트림의 판매 가격은 1천4백30만 원 이지만, 국고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모두 더하면 약 6백 ~ 7백만 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지자체마다 주는 금액이 다르니 구매 전 확인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자동차들이 사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옵션을 포기하고서라도 중형 세단을 구매할 수도 있고, 프로모션 등의 할인과 함께 수입차를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좀 더 저렴한 이동수단인 모터사이클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가 꼭 필요하다면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직접 시승도 하며 자동차와 운전자의 궁합을 맞춰보는 것이 중요하다. 부디 모든 청년들이 자신이 원하는 자동차를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