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연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왓챠플레이 추천 영화 6선
단 가족과 함께 보기에 쉽지만은 않을 영화들.

비혼과 1인 가구, 가족에 대한 무게는 꽤나 가벼워졌다지만, 명절인 설 만큼은 다르다. 어쩌면 가장 아끼는 이들이어야 할 가족, 그러나 살갑게 구는 건 맘처럼 쉽지 않다. 설 연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영화 6편을 왓챠플레이에서 고르고 골랐다. 다만 마냥 아름다운 가족 영화는 아니다.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기쁨과 슬픔 등, 가족이라는 공동체 아래 겪게 되는 이야기들이 아래 펼쳐진다.
<아무르>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프랑스 거장 감독, 미카엘 하네케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무르>는 아내 안느의 마비 증세로 하루아침에 달라진 노부부의 삶을 그렸다. 남편 조르주는 지극정성으로 그녀를 간호하지만, 그녀의 긴 병세에 어느새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영화는 노부부를 통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과 고통을 풀어낸다. 아무르는 프랑스어로 사랑을 의미하지만 영화는 그 제목 만큼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어떤 삶의 경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윤희에게>
설 연휴를 앞둔 23일, 왓챠플레이를 통해 VOD로 최초 공개된 <윤희에게>는 명절에 모처럼 만난 엄마와 딸이 같이 보기 딱 좋은영화다. 2019년 <윤희에게>는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공개된 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 ‘윤희들’이란 팬덤까지 만들어졌다. 퀴어 영화인 동시에 가족 영화인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가 잊고 지내던 첫사랑의 기억을 찾아, 딸 새봄과 함께 설원이 펼쳐진 일본 오타루로 여행을 떠나는 ‘모녀 로드무비’다. 영화는 김희애와 걸그룹 I.O.I 김소혜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단지 세상의 끝>
영화는 불치병에 걸린 유명 작가 루이가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단지 세상의 끝>은 젊은 거장으로 발돋움한 자비에 돌란 감독의 영화로, 칸영화제에서 2관왕을 거머쥔 바 있다. 사랑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가족의 이야기. 이는 얼핏 우리내 가족들이 눈 감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가족의 의미를 넘어서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불완전함, 외로움, 슬픔, 열등감 등, 돌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증인>
좋은 사람이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 <증인>은 신념을 접고 출세를 위해 혈안이 된 변호사, 순호가 살인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자폐를 앓고 있는 지우를 만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다룬다. 재판에 이기기 위해 순호는 지우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지만,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지우의 질문에 삶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할지 고민한다. 영화는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 배려, 소통 등을 다채롭게 녹이며 가슴 찡한 감상을 선사한다. 영화는 배우 정우성에게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의 2관왕을 남겼다.
<파파>
미국 애틀랜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파파>는 시민권이 필요한 춘섭과 법적 보호자가 필요한 6남매가 생존을 위해 가족으로 뭉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억지로 가족이 된 이들이 가족처럼 보이기 위해 벌이는 상황과 인생 한 방을 노리는 춘섭으로 인해 발생하는 에피소드 등. <파파>는 대안 가족을 소재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
‘난해하고 어렵다’라는 평과 달리, 영화의 전제는 간단하다. ‘세상은 우호적인 동시에 적대적이다.’ 영화는 스크린을 압도하는 화려한 영상으로 거대한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신비를 그리며, 그 속에 어느 한 가족 내 오해와 아픔, 이별의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드라마로 엮었다. 작은 생명의 시점을 통해 존재의 모든 것을 망라하는 <트리 오브 라이프>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그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설날, 영화는 가족 안에 잊혀진 사랑을 새롭게 일깨워 줄 뿐 아니라 존재에 관해 물음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