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제네 더 질라

용산역에 출연한 ‘새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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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 더 질라는 늘 솔직하다. 그에게는 열차를 타고 춘천과 서울을 오가던 날들도, 단칸방에 살던 시절도 감춰야 할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다. 오히려 힘든 시기를 함께 헤쳐온 친구들과의 사이를 돈독히 다지고 지금의 성공을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장치에 가깝다. ‘Family, Love Over Cash for Clout’, 그가 앨범 제목에서 돈보다 친구, 가족을 더욱 중요시 여기는 것도 당연하다.

자신과 친구들을 ‘새떼’라고 일컫는 제네 더 질라는 <FLOCC>의 디럭스 버전을 발매한 이후 어떤 비행을 준비하고 있을까. 그의 손등에 새겨진 고향 춘천과 서울을 잇는 ITX의 출발지이자 종착지, 용산역에서 제네 더 질라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ITX’ 가사에 언급되던 용산역 근처로 촬영을 왔어요. 마지막으로 ITX를 타러 온 게 언제예요?

10월 31일에 강원 FC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가 있어서 그걸 보러 갔던 게 마지막이에요. 이제는 축구에 관심이 별로 없는데 ‘강원 FC’라는 노래를 냈으니까 약간 책임감에 보러 가게 됐어요. 그래도 막상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얼마 전 강원 FC 유튜브 채널에 ‘강원 FC’ 커버 영상과 제네 더 질라 님의 리액션 영상이 올라왔잖아요.

강원 FC 측에서 먼저 리액션 영상을 요청해주셔서 흔쾌히 수락했죠. 제가 강원 FC에서 신세계 선수를 제일 좋아하는데 감사하게도 신세계 선수가 영상에서 ‘강원 FC’ 립싱크를 하셨더라고요. 가사를 다 외우실 줄은 몰랐어요.

이번에 <FLOCC> 앨범의 디럭스 버전이 나왔는데요. 디럭스 버전을 발매한 이유가 있나요?

한국에도 앨범 디럭스 버전을 내는 문화가 조금씩 들어오는 것 같아서 저도 해보고 싶었어요. 기존 <FLOCC> 앨범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고도 싶었고요.

<FLOCC>의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나요?

완성하고 들어 보니까 앨범의 전체적인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더라고요. 곡과 곡을 이어줄 연결 다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체적인 유기성을 좀 더 고려해서 만들어진 게 디럭스 버전이에요.

말씀해주신 유기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서울시 상공 새떼 출현’부터 ‘순풍’까지인 거 같아요. 스탠다드 버전과는 다른 고조감이 있더라고요.

디럭스 앨범에서 신곡을 맨 앞이나 뒤로 미는 경우가 많잖아요. 근데 저는 좀 더 부드러운 앨범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울시 상공 새떼 출현’이 끝난 뒤 새떼가 ‘V’를 그리면서 ‘순풍’을 탄 다음에 새로운 친구는 없다는 의미의 ‘No New Birds’가 등장하는 흐름을 만든 거죠.

‘여보세요’에서 이야기하는 대상은 누구인가요?

‘썸’ 타는 상대죠. 애인은 좀 더 편한 사이인데 ‘썸’ 타는 사이는 좀 더 맞춰주고 작업한다고 양해도 구해야 하고 이런 게 있잖아요. 녹음할 때도 그때의 감성을 생각하면서 막 웃으면서 녹음했어요.

‘Prada Bag’은 만들고 나서 개인적으로 많이 뿌듯했을 것 같아요.

기타 치는 ‘유월’ 형이랑 ‘아케이드’라고 베이스도 치고, 피아노도 치는 천재 같은 친구랑 프로듀서 ‘슬로’, 이렇게 넷이서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만들었어요. 애착도 많이 가고, 성공을 담백하게 표현한 곡 같아서 타이틀로 골랐죠. 제목에 약간의 노림수도 있었어요. 돈 자랑하는 곡을 생각하고 틀었다가 반전 요소가 ‘꽝’ 하는 거죠.

왜 많은 아이템 중 프라다 가방이었나요?

실제로 어머니께 사드린 거였어요. 어머니가 작은이모에게 루이 비통 가방을 선물받았다고 자랑하시길래 제가 더 좋은 걸 사드린다고 호언장담을 했었거든요. 선물을 고르려고 처음에는 버버리 매장을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예쁜 게 없었어요. 그러다 프라다 가방을 사게 됐죠.

아버지가 서운해하시진 않아요?

아버지께는 작년에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사드렸어요. 웃긴 건 아버지가 ‘Prada Bag’ 가사에 본인이 한 번밖에 안 나온다고 삐지셨다고 하더라고요. 선물 자체는 본인이 더 큰 걸 받으셨는데 말이죠. 아버지랑 얘기를 한번 해야겠어요. (웃음)

앨범 아트워크도 그렇고 제네 더 질라의 옆에는 항상 프로듀서 슬로가 있잖아요. 제네 더 질라가 생각하는 슬로라는 프로듀서가 가진 ‘맛’은 뭔가요?

‘야마’. 슬로는 야마 하나로 살아남은 녀석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랑 오래 한 만큼 저를 되게 잘 알고 있어요. 이번 앨범을 만들 때도 자기가 생각하는 제네 더 질라의 멋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 싶다더라고요. 그래서 총괄을 맡겼죠. 야마와 대중들이 좋아하는 자극적인 맛을 잘 내는 프로듀서.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설명만 들어보면 한국의 메트로 부민 같아요. (웃음)

요즘은 모르겠는데 실제로 그 친구가 한때 메트로 부민을 좋아했었어요. 맥북 바탕화면도 메트로 부민이에요.

오늘 입고 온 옷들을 소개해줄 수 있나요?

모자는 휴게소에서 들렀는데 그냥 예뻐서 샀고요. 시계는 제가 ‘세이프’라고 친구들이랑 하는 단체 같은 게 있는데, 관련된 물건이 있을 것 같아서 찾다가 번개장터에서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시계를 5천 원에 샀어요. 팔찌는 같은 크루의 다비드가 만든 거고요. 저는 뭐 없어요. 이쁘면 사고 안 이쁘면 안 사고, 비싸면 못 사고.

특별히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을까요?

수비 진을 좀 좋아해요. 오늘 입고 온 것도 수비 거예요. 지퍼에 박힌 재봉 모양이 원(₩) 사인처럼 보여서요. 그리고 생 로랑을 좋아해보려고 했었는데 실패했어요. ‘생 로랑을 밀어야지’라고 다짐했는데 너무 비싸서…. 사도 못 입을 거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메구의 ‘제네 더 질라’와 더콰이엇의 ‘제네 더 질라 What’s Up’. 두 시그니처 사운드 중 뭐가 더 좋아요?

메구가 한 게 더 찰진 거 같아요. 제 목에 있는 문신도 그 시그니처의 파형을 본 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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