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모델부터 39살 시인까지, 새로운 10년을 앞둔 ‘아홉수’들의 심경은?

02년생 하선호, 92년생 샘바이펜, 82년생 오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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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다사다난했던 2020년도 어느덧 끝 무렵에 이르렀다. 요즘 같은 연말이면 모두가 한 해를 곱씹어 보며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며칠 뒤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는, 이른바아홉수를 보낸 이들은 그 소회가 더욱 남다를 듯하다. 그들은 지난 1년 동안 어떤 생각을 하면서 보냈고, 또 어떤 심정으로 새로운 1년 혹은 10년을 고대하고 있을까? 2002년생부터 1992년생, 1982년생까지, 10년을 사이에 두고 태어난 총 여섯 명의 아티스트로부터 새해를 앞둔 심정을 듣고 왔다.

하선호

19살 모델부터 39살 시인까지, 새로운 10년을 앞둔 ‘아홉수’들의 심경은?, 하선호, 배유진, 페노메코, 샘바이펜, 오은, 권순관, 노리플라이, 스물, 서른, 마흔, 스무살, 서른살, 마흔살, 82년생, 92년생, 02년생, 2002년생

“흔히 ‘아홉수’라 불리는 관문이 내게는 해당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았던 슬럼프도 있었지만 치열하게 입시 준비를 하며 다시 에너지를 찾았다. 물론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은 내가 상상했던 열아홉 살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얼어붙은 고3 교실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새도 없이 학교 수업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됐으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사히 고등학교 생활을 끝내고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십 대를 시작하기 위해 요즘 나는 그간 미루어 왔던 크고 작은 일들을 해치우고 있다. 갤러리에 5년간 쌓인 사진 약 6만 장 정리하기, 운전면허 취득하기, 넷플릭스 내가 찜한 콘텐츠 몰아보기 등등. 사실 성인이 된다는 게 그다지 기대되지는 않는다. 성인으로서 누리게 될 자유에 대한 설렘보다는 짊어질 책임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

십 대에도 물론 스스로를 책임지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나를 보호해 주던 울타리가 사라진다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십 대에도 ‘나의 행복’을 모든 선택과 행동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 살아가야지. 10년 뒤, 삼십 대를 앞둔 스물아홉 살의 나도 지금처럼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삶을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배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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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학교 울타리를 떠나 성인이 될 내게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건넨다. “고등학교 친구가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보게 될 친구들이고, 고등학교 생활이 학창 시절을 통틀어 가장 재미있는 시절이야”라고.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정작 나와 내 친구들은 열아홉 살이라면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다. 그 흔한 졸업 사진도 찍지 못했고, 학창 시절을 마무리하는 졸업 여행도 가지 못했으니까. 여러모로 많은 추억을 쌓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각종 사회적 거리 두기로 보내야 했던 날들 속에서 자연스레 내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덕분에 스스로에 대해 반성도 하고, 앞으로 주어질 인생에 원동력이 될 새로운 목표도 세울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이다.”

페노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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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이켜보면서, 지난 1년간 아쉬웠던 점과 만족스러웠던 점을 분류하는 무미건조한 작업을 시작한다. 내가 고쳐나가야 할 부분을 찾고 새해에는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독려하기 위한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지난 1년이 아닌, 나의 이십 대를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은 똑같이 흘러갈 테지만 그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걸 보니 ‘내가 이십 대의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나?’하는 생각도 든다.

훗날 이렇게 아쉬움만 가득하다고 느끼고 있는 이십 대의 내게 보란 듯이 자랑할 수 있는 근사한 삼십 대를 살아볼 예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물아홉 살 페노메코가 삼십 대 페노메코에게 전하는 인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겠다. 지금보다 더 올바른 생각과 판단력을 가지고 새로운 10년을 살아갈 수 있도록.”

샘바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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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십 대는 대학 생활로 시작했다.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뉴욕이란 타지에서 시작된 나의 첫 독립은 두려움 반 기대감 반이었다. 그 이후 이어진 군 입대와 대학 자퇴, 서울에서 시작했던 작품 활동은 매번 새로운 환경과 상황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나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려 노력하며 뒤도 볼 새 없이 앞으로만 나아갔던 것 같다.

스물아홉 살. 10년 동안 나를 짓눌렀던 금전적인 압박에서 벗어나 다소 여유로워진 스스로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여 매너리즘에 빠진 내 모습 또한 느껴진다. 과거에는 국내 미술계에 내 나이 또래조차 없었지만, 요즘에는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본다.

여태껏 생계를 위해 오로지 나 혼자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을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한 발짝 물러나 여유를 갖고 다음 세대의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과 영감을 주고 싶다. 나아가 그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묵직한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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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잘 만나지 못했던 한 해다. 만났을 때조차 반가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부둥켜안기는커녕 악수하려고 내민 손을 급히 뒤로 빼기 바빴다. 모두에게 지난하게 흘러간 해였을 것이다. 개중 어떤 이들은 남들보다 더 많이 힘들다. 마흔이 되어도 잊지 말아야지.

삼십 대에는 직장도 다니고 작은 사업체도 꾸려보고 대학교에서 강의도 했다. 물론 더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보냈다. 길 위에서 얻은 감각은 나의 시선을 줄곧 낮은 곳을 향하게 해주었다. 그것은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는 존재에게 빛을 찾아주는 일과도 같았고, 아무리 바빠도 글쓰기를 놓지 않게 해준 동력이기도 했다.

마흔이 되어도 꽤 긴 시간 동안 나는 마흔인 걸 모른 채 지낼 것 같다. 스물에도 서른에도 그랬듯,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야 그때가 보이기 시작하니까. 뒤돌아봤을 때 마흔의 내가 여전히 낮은 곳을 응시하고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불혹의 뜻처럼, 쉽게 미혹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사십 대에는 더 좋은 시를 쓰고 싶다. 좋은 시 말고 더 좋은 시.”

권순관

19살 모델부터 39살 시인까지, 새로운 10년을 앞둔 ‘아홉수’들의 심경은?, 하선호, 배유진, 페노메코, 샘바이펜, 오은, 권순관, 노리플라이, 스물, 서른, 마흔, 스무살, 서른살, 마흔살, 82년생, 92년생, 02년생, 2002년생

“삼십 대의 마지막을 남겨놓고 나는 여느 때보다 조용한 마음으로 연말을 보낸다. 삼십 대 시절을 돌아보니 인생의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는 기분이랄까. 마구 기운을 발산하던 치기 어린 시절은 지났고, 좀 더 깊게 삶의 이유와 철학에 대해 자문하는 시간이 찾아왔던 것 같다.

조금 더 천천히 이유를 찾으며 생각하는 버릇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대답을 기다리는 누군가를 보는 것처럼 불편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굳이 나만의 흐름을 세상에 맞출 필요는 없지 않을까 결론을 냈다.

앞으로 10년은 그동안 있었던 많은 고민과 시도를 토대로 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깊게.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삶이 묻어나는 그런 노래들을 만들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가까운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 삶을 통해 배운 것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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