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릴 체리 & 골드부다

남매가 선사하는 ‘셰프 이야기’.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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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이야기’를 끝냈으니 ‘셰프 이야기’를 할 차례다. 릴 체리 & 골드부다 남매가 선사하는 코스는 ‘새우튀김’부터 ‘레몬즙’까지 미각을 요리조리 자극하는 맛으로 가득하다. 첫 등장부터 한국 힙합 신에 ‘뉴 웨이브’를 가져오며 각광받아온 이들이 2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가장 신선한 음악을 보여준다는 것은 그동안 소스 개발과 재료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증거.

릴 체리의 생일 바로 다음 날, 뉴욕과 마이애미, 서울의 키친을 오가며 탄생한 새 앨범이 한 차례 소화가 됐을 팬들을 위해 <하입비스트>가 맛의 비밀을 묻고 왔다. 앨범과 타이틀곡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시트콤 같은 어린 시절 에피소드부터 유니크한 스타일링을 선사하는 인물의 정체, 트와이스의 샤라웃에 대한 이야기까지, 궁금하다면 스크롤을 내려보자.

파-이-, 먼저 생일 축하해요. 어제 릴 체리 생일이었더라고요. 생일은 어떻게 보냈나요?

체리: What a blessing! 감사합니다. 아침 10시까지 밤새 작업하고, 자다 일어나서 가족과 저녁 먹고, 음악 가족에게 서프라이즈 파티 선물받고 케이크 먹었더니 아름다운 생일이 끝났어요.

듀오로 첫 앨범이 나왔어요. 상당히 오랫동안 준비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체리: 숙성 타임! 소스를 숙성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어요.

부다: 이번 정규 앨범은 사운드에 많은 집중을 했습니다. 닥터 드레가 앨범 발매 전에 1년 이상 차와 야외에서 여러 번 트랙을 듣고 느끼면서 완벽한 믹싱을 추구한다고 하는데, 저희도 마지막 단계의 완벽한 오븐 베이킹에 집중했어요.

앨범 제목이 2년 반 전에 나온 릴 체리의 <SAUCE TALK>의 연장선으로 보여요.

체리: 맞아요 <SAUCE TALK>이 소스 맛보기 느낌의 믹스테입이었다면, 이번에 <CHEF TALK>에서는 정말 셰프가 된 거죠.

부다: <SAUCE TALK> 때는 힙합 장르 내 여러 가지 소스들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이번 <CHEF TALK>은 그 소스들을 활용해 요리를 하듯 저희만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셰프로서 보여줄 시그니처 메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트랙 제목도 음식이나 맛이 표현된 것들이 많아요. 릴 체리가 바나나 우유 좋아하는 건 잘 알고 있어요. 골드부다가 환장하는 음식도 궁금해요.

체리: 골드부다 별명이 옛날부터 ‘치킨 킬러’였어요.

타이틀곡 ‘하늘천따지 1000 Words’의 테마는 어디에서 온 건가요?

체리 & 부다: ‘천 마디의 말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다(A picture is worth a 1000 words)’는 말이 있죠.

새롭게 공개된 ‘하늘천따지 1000 Words’ 뮤직비디오가 굉장히 아름답고 독특해요.

체리 & 부다: ‘ALL-YOU-CAN-EAT’, ‘get a whiff of dis’, ‘MUKKBANG!’ 뮤직비디오의 경우에는, 물론 저희가 한국인이니까 한국이 주체지만, 전반적으로 동양적 미학이 담겼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get a whiff of dis’ 뮤직비디오는 대만 친구가 감독을 해서 경계가 딱히 없는 ‘동양적’인 감성이 많이 섞였죠. 그래서 이제까지 글로벌한 반응을 보면 “동양인 것 같긴 한데 어느 나라 사람이지?”라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이번 ‘하늘천따지 1000 Words’는 우리가 한국 사람이란 걸 더 알려주는 트랙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아름다움을 한국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모두가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 이 노래를 듣고 잠시라도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도 그렇지만, 공개된 모든 뮤직비디오나 영상에서 비주얼이 굉장히 스타일리시해요. 스타일링을 어머니가 직접 해주신다고 들었어요.

체리: 얀투고(Yarntogo, 어머니의 닉네임)에게 감사를 보내요! 어머니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공개적으로 알려지는 걸 좀 꺼리거든요. 하지만 저한텐 어머니가 스타일 아이콘이에요.

부다: 저도 패션에 관심이 많지만, 얀투고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제 패션이 너무 난해해지지 않는 선에서 유니크하고 멋진 스타일로 완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앨범 커버가 남매의 어릴 때 사진이에요. 이 사진을 고른 이유는 뭔가요?

체리: 많은 OG 래퍼들이 어릴 때나 아기 때 사진을 앨범 커버에 쓰잖아요. 나랑 부다가 이 사진을 발견했을 때, 둘 다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죠. 자세히 보면 부다가 총을 들고 있고, 저는 카세트 테이프를 들고 있어요.

커버 때문인지 둘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가 좀 더 듣고 싶어요.

체리: (웃음) 오빠는 저를 항상 친구처럼 대해줬어요. 에피소드는 너무 많죠. 어릴 때 오빠는 정말 재밌고 저를 항상 웃게 해줬거든요. 그중에 한 가지만 얘기할게요.

어릴 때 아이스바를 먹을 때, 오빠가 저를 놀리려고 나무 스틱까지 먹는 거라고 얘기했어요. 그래서 먹어보라고 했더니 정말로 그걸 씹는 거예요. 그러더니 목이 막혀서 죽을 것 같다며 물을 갖다 달랬어요. 제가 물을 가지러 가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살금살금 발소리를 죽여서 몰래 봤더니 나무 조각을 뱉어 내고 있었어요. 저는 모른척하고 물을 갖다 줬죠. 최근까지 비밀(?)을 지키다가 얼마 전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얘기하면서 함께 웃은 적이 있어요.

시트콤 같네요. 실제로 둘은 어릴 때부터 친구 같은 관계였다고 들었어요.

부다: 네, 제가 먼저 태어났다고 해서 동생이 양보하거나 이해해 주는 상황이 없길 바랐어요. 오빠나 형이라고 불릴 때 좋은 느낌도 있지만, 그 편안함 때문에 ‘윗사람이 아랫사람 부리는’ 행동은 하기 싫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항상 같이 집에 있었는데, 집에 있을 때 서로 말을 안 하면 어색하잖아요? 그래서 항상 집 분위기를 재밌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아요.

체리는 내성적인 편이고 저는 외향적인 성격이었는데, 저의 외향적인 성격을 체리에게 많이 전파해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일부러 도전적인 상황을 만들어준다고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체리가 스키 타는 첫날에 저는 체리를 가장 높은 곳으로 데리고 올라가서 설명없이 그냥 내려왔어요. 체리도 바로 내려올 줄 알았죠 (웃음) 당시에 얼마나 놀라고 힘들었는지 체리가 아직도 종종 그 얘기를 해요.

이번 앨범도 가사 대부분이 영어예요. 언제 한번 완전히 한국어로 된 노래를 내볼 계획은 없나요?

체리: 자신 있게 나온 곡이 있다면 당근이죠. 코로나19가 오기 전에 공연했을 때, 팬들에게 정말 큰 감동을 받았던 게, 가사 공개를 따로 안 했는데도 팬들이 노래를 모두 다 같이 불러주고 떼창을 해줬어요. 마치 음악이라는 마법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 한국말이 더 많이 담긴 곡을 꼭 만들어야겠다고 느꼈어요.

부다: 한국어로 된 앨범도 물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그림이 있어요. 모든 언어가 수록된, 그러나 모든 언어가 아닌, 전 우주 통틀어 호환되는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언어를 이해 못해도 이해할 수 있는, 매번 들을 때마다 다른 경험을 선사해주는 그런 유토피아적인 사운드를 꿈꿉니다.

이번 앨범에 골드부다가 프로듀싱한 트랙도 있어요. 제목도 ‘GOLDBUUDA’인데, 사운드도 가사도 독특해요. 가사에서 올라가는 숫자 단위는 역시 돈 이야기일까요?

부다: 가장 표면적인 건 돈의 액수지만, 저는 유튜브의 조회수도 연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엔 ‘우리가 위로 올라간다, 영향력이 커진다’ 이런 의미가 함축되어 있어요. 사람 심리가 참 신기한 게, 숫자가 올라갈 때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웃음)

YBN 나미르와의 작업이 화제가 됐었는데, 혹시 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살짝 스포해줄 수 있나요?

체리: 쉿!

트와이스 채영의 ‘ALL-YOU-CAN-EAT’ 샤라웃이 화제가 됐었어요. 이번 앨범도 트와이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체리: #CHAERRY 채영 님 연락주세요. 그때 너무 고마워서 고마움을 전달하고 안아주고 싶었는데 연락이 안 닿아서 아직 직접 감사 인사를 못했어요.

원래 미국 시장을 겨냥해 활동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계획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체리 & 부다: 맞아요. 360도 바뀌었어요. 하지만 저희는 어디까지나 커리어를 한국에서 시작했고, 저희의 첫 팬 베이스도 여기에 있고, 항상 ‘홈’으로 생각하는 곳은 한국이에요. 계획은 많이 바뀌었지만 변함없이 키친에서 멋진 음악을 요리하고 있어요. 오히려 이런 시기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더 힐링 할 수 있는 음악이 필요하겠죠?

앨범 발매 이후 계획 중인 것들을 알려줄 수 있나요?

체리: 디지털 세계에서 공연을 할 거예요. 그리고 곧 솔로 컴백을 할 겁니다. 빅체리파이 여러분과 다시 춤 출 수 있는 그날까지 PYEEE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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