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대체 왜 트래비스 스콧에 열광하나?

음악, 패션 그리고 스니커의 세 가지 관점으로 따져봤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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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고 거칠다. 트래비스 스콧을 보면 대번 떠오르는 인상. 어떤 색깔이 담긴 표현은 아니다. 투박하다는 것은 그대로 매력이 될 수도 있으니까. 실제로 트래비스 스콧은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거칠게 ‘찢어’ 놓는다. 단순히 음악 만이 아닌, 트래비스 스콧은 지금 칸예 웨스트와 패럴 윌리엄스를 이을 포스트 스타일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어디든 신고 등장하는 나이키 협업 스니커는 연일 인스타그램을 들썩이게 하며, 그가 입고 나온 후디와 팬츠는 곧바로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그런채로, 트래비스 스콧이 차세대 패셔니스타로 소비되는 방식은 칸예 웨스트와는 궤를 달리하기도 한다.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새 아이콘 자리를 거머쥔 트래비스 스콧. 도대체 사람들은 그의 어떤 모습에 희열을 느끼는 걸까? 음악, 스타일 그리고 스니커의 세 가지 관점으로 분석했다. 지금, 우리는 도대체 왜 이렇게 트래비스 스콧에 열광하게 됐나?

“이츠 릿, 스트레이럽!”

트래비스 스콧의 인기 비결, 음악, 스니커, 패션, 스타일, 에어 조던 1 캑터스 잭

Kevin Winter/Staff/Getty Images

트랩 비트와 오토튠은 이시대 힙합의 뻔한 공식이지만, 그것으로 트래비스 스콧이 구현하는 바는 뻔하지 않다. 실제로 키드 커디와 칸예 웨스트의 음악을 흡수한 밀레니얼 세대의 아티스트 중 트래비스 스콧 만큼 그 유산을 자기 것으로 훌륭하게 소화해낸 인물은 없다. 그의 팬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트래비스 스콧은 프로듀서로 먼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여러 사운드 소스가 축축하게 808 드럼을 뒤덮는 중독적 사이키델릭 트랩 사운드와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비트 스위치는 그의 음악적 실험의 성과다.

오토튠을 사용할 때도 트래비스 스콧은 기존 트랩 래퍼들과는 또 다른 질감과 활용법을 선보인다. 특히 한 곡 안에서도 다양한 톤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튜닝과 보컬 사이사이를 메우는 적극적인 애드리브 사용은 트래비스 스콧의 음악을 릿하게 만드는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게 트래비스 스콧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것으로 보였던 트랩 싱잉 랩 장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했고, 수많은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주었다. 남부 힙합에 대한 오마주를 담아낸 <ASTROWORLD>는 트래비스 스콧이 로데오처럼 자신을 뒤흔드는 세상 위에서 명실상부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앨범이다. 이처럼 그는 앨범 단위로 확실한 테마를 설정하고, 뮤직비디오와 콘서트를 통해 그 세계관을 연장하는 능력도 있다. 어마어마한 파괴력으로 악명이 높은 라이브 실력도 그가 아티스트로서 지닌 커다란 매력이다. 최용환, 프리랜스 에디터

캑터스 잭

트래비스 스콧의 인기 비결, 음악, 스니커, 패션, 스타일, 에어 조던 1 캑터스 잭

Emma Mcintyre/Getty Images

2019년, 트래비스 스콧이 손을 대는 것 모두 금으로 변했다. 특히 트래비스 스콧과 캑터스 잭의 시그너처가 새겨진 신발들은 2019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우리는 왜 그토록 트래비스 스콧의 스니커에 열광한 걸까? 그와 나이키의 협업은 2017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F100’ 이벤트에 참여해 디자인한 에어 포스 1 ‘트래비스 스콧’을 시작으로, 나이키와의 인연은 2018년 6월, 에어 조던 4 ‘캑터스 잭’으로 이어졌다. 물론 지금 만큼의 인기는 아니었다.

트래비스 스콧이 스니커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2019년 2월. 그는 ‘2019 그래미 어워드’와 함께 에어 조던 1 레트로 하이를 기습 발매하며 신드롬의 신호탄을 쐈다. 극소량의 기습 발매로 스니커 마니아들은 더 큰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인기는 5월 정식 발매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소량 발매되며 사람들의 갈증을 키웠다.

물론 단순한 소량 발매만이 지금의 인기를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나이키와 조던 브랜드는 매년 많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진행해왔지만 그 중 대부분은 기존 모델의 색상을 살짝 바꾸는 정도의 ‘색깔 놀이’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조던 브랜드는 드레이크의 OVO와 여러번 협업을 이뤘지만 트래비스 스콧 협업 시리즈 만큼의 파괴력은 없었다.

트래비스 스콧은 스니커에 자신만의 상징을 곳곳에 더했다. 에어 조던 1에는 거꾸로 달린 스우쉬를 에어 조던 4에는 점프맨 로고를 떼면서까지 캑터스 잭의 로고를 넣었다. 에어 조던 6에는 발목 패딩을 제거하고 작은 포켓을 다는 디테일을 넣기도 했다. 나이키가 브랜드의 로고를 각색하도록 허락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한 이런 디테일과 함께 트래비스 스콧의 협업 모델은 모두 프리미엄 소재가 사용됐다.

소재, 디테일, 그리고 스토리까지 지금 가장 잘나가는 아티스트는 자신의 온 애정을 쏟아 협업 모델들을 완성했다. 그야말로 스니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지금, 단순한 ‘색깔 놀이’는 스니커 마니아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지 않다. 트래비스 스콧의 신발은 그가 마치 그의 팬들에게, 그리고 스니커 마니아들에게 표하는 일종의 경의 같다. 김은수, 스니커 칼럼니스트 ‘오렌지킹’

포스트 칸예 웨스트

트래비스 스콧의 인기 비결, 음악, 스니커, 패션, 스타일, 에어 조던 1 캑터스 잭

Carla Speight/Getty Images

트래비스 스콧은 눈치를 보지 않는다. 그저 입고 싶으면 입고, 아니다 싶으면 벗어 던진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건 바로 스타일로서 힙합의 태도다. 힙합은 단순히 크게 입고 늘어트리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데뷔 이후 거의 바뀌지 않은 헤어스타일과 나이키 에어 조던 시리즈와 후디로 대표되는 정통 ‘힙합’. 사람들이 트래비스 스콧을 두고 ‘진짜’라고 말하는 건 바로 그의 이런 태도에 기인한 게 아닐까. 다시 말해 진정성 혹은 오리지널리티. 지방시, 헬무트랭, 릭 오웬스, 나이키 등 그는 당대 트렌드 최선선의 브랜드를 통해서도 자신만의 멋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렇게 트래비스 스콧은, 거칠지만 결코 천박하지 않은, 트래비스 스콧의 고유한 스타일이라는, 영역을 만들어냈다.

한편, 그의 음악 또한 그의 스타일을 뒷받침한다. 굿 뮤직 컴필레이션 앨범 <Cruel Summer>의 ‘Sin City’ 벌스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드러낸 트래비스 스콧은 2020년 칸예 웨스트를 대체할 가장 영향력 있는 힙합 아티스트로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다. 그가 그저 스타일에 탐닉하는 뮤지션이었다면 지금의 위상을 얻을 수 있었을까? 그가 자신의 모든 영역에 담은 진정성은 그를 차세대 스타일 아이콘으로 설명하는 데 좋은 뒷받침이 된다. 백규원, 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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