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은 정말 옷을 못 입는 걸까?

농구 황제의 패션을 재평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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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마이클 조던은 전설적인 농구 실력으로 아낌없는 찬사를 받아왔지만, 그의 패션 센스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최근 ESPN의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가 주목을 모으면서 과거 마이클 조던의 패션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데, 대부분 매체에서는 그의 패션 스타일을 ‘피해야 할 패션’의 예시로 들고, 대중 역시 그의 옷차림을 비웃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노골적으로 마이클 조던의 패션 센스를 비난하는 텀블러 페이지까지 있을 정도다.

마이클 조던의 아들 마커스 조던은 그러한 사람들의 반응에 불쾌함을 표한다. 그는 인터넷상의 각종 조롱에 대해 “다들 SNS에서는 자기가 무슨 잘나가는 코미디언이나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버지는 자기 스타일에 당당했고, 편안해했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당당함’은 마이클 조던의 스타일링을 재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키워드다. 지난 몇 십 년간 그가 선보인 패션은 다시 평가받을 가치가 충분할 뿐 아니라 때로는 시대를 앞서가기까지 했다.

마이클 조던의 패션 센스를 지지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착장 중 ESPY 시상식에서 착용한 슈트처럼 세련되지 못한 옷도 꽤 많았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2003년 선보인 완벽하게 떨어지는 피트의 청바지처럼 멋진 착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뚜렷하게 양극단을 달리는 스타일링은 마이클 조던이 패션에 있어서 늘 한계에 도전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이클 조던의 모험적인 복불복 스타일링은 현 시대 남성 패션 인플루언서들보다 한발 앞선 것이었다.

마이클 조던은 실제로 패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까다롭고 구체적인 취향도 있었다. 마이클 조던은 맞춤 셔츠를 만들기 위해 재단사를 고용해 정확한 길이로 커팅을 시키고, 프리미엄 원단을 공수해왔으며, 국제적인 디자이너들의 셔츠 커프스를 연구했다. 그가 자동차, 시가와 마찬가지로 옷에 있어서도 호불호가 확실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1990년대의 루즈 피트 유행이 한참 지나간 뒤에도 마이클 조던은 오늘날의 와이드 테일러링이나 자이언트 카고를 예고하는 듯한 배기하고 편한 피트의 옷을 즐겨 입었다. 그가 언제나 비슷한 옷을 입은 건 아니었지만, 어떤 옷을 입든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일정한 코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그런 고집스러운 취향은 자연스럽게 오늘날 남성복의 자유도에 영향을 끼쳤고, 많은 남성들이 패션계의 유행보다 본인의 취향에 맞춰 스타일링을 하도록 용기를 줬다.

마이클 조던의 ‘냉장고 피트’ 테일러링에 대한 비판도 재고돼야 한다. 그 피트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잔니 베르사체의 슈트를 떠올리게 하며, 오늘날 주목받는 발렌시아가, 자크뮈스, 루이 비통의 실루엣보다 앞서간 것이었다. 마이클 조던이 남성 패션계의 뮤즈였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그는 늘 자신에게 넉넉한 사이즈를 착용함으로써 이후 세대가 편안함을 우선하는 스타일을 발전시키도록 길을 열였다.

자기가 원하는 옷을 잘 알고 자기 취향을 우선해 옷을 입는 사람들에게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멋이 있다. 그렇기에 마이클 조던도 충분히 재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스트리트 패션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위노나 라이더나 샤이아 라보프 같은 패션 아이돌이나 전통적인 패션 리더들처럼 마이클 조던 또한 늘 자기 취향과 성격에 따라 옷을 입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조던이 와이드 실루엣 스타일을 선보인 유일한 셀럽은 아니지만, 패션에 대한 농구 선수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 그의 넓직한 트랙슈트는 패션 브랜드와 대형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에게 힌트를 줬고, 커다란 블레이저와 통 넓은 청바지는 이 시대 남성복 브랜드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마커스 조던은 과거 마이클 조던의 패션을 떠올리며 “그 시절 아버지의 사복 패션은 본인의 스포츠 패션을 그대로 다른 옷으로 재현하는 것에 가까웠다. 배기하고 길다란 반바지, 스웨트팬츠 위에 걸친 반바지 같은 것들이 그렇다.”라고 설명한다. 즉, 그 여유 있는 피트는 코트에서 길거리로 이식된 것이다. 마이클 조던은 큰 옷을 좋아하는 자신의 일관적인 패션 성향에 대해 “난 언제나 왜소하고 마른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 몸을 오버사이즈 피트로 가리곤 했다. 그리고 난 언제나 내 발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는데, 배기 팬츠를 입으면 발이 작아 보였다.”라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피어 오브 갓이나 오프 화이트와 같은 패션 브랜드들은 코트 위 유니폼과 코트 밖 사복 양쪽 모두에 걸쳐 바스켓볼 스타일을 많이 참고했다. 물론 이 브랜드들이 특별히 마이클 조던만을 참고한 것은 아니겠지만 스포츠 저지, 넓은 통의 슈트와 배기 진 같은 몇 가지 스타일 코드들은 마이클 조던의 편안함을 추구한 스타일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마커스 조던은 “현 시대의 스니커 컬처는 아버지가 업계에 끼친 영향력의 산물이다.”라고 단언한다. 또한 그는 “전통적인 슈트를 편안한 피트로 입게 된 변화나 스니커와 슈트를 함께 착용하는 스타일링, 티셔츠와 후디를 슈츠, 모자, 베레모와 함께 착용하는 착장도 모두 아버지에게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레트로 스타일이 새로운 힘을 얻어 돌아왔을 때, 해당 스타일을 창시한 사람이 혁신가로 높이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다. 마이클 조던의 개척가적인 성향 덕분에 그의 옷들이 향후 패션계 변화의 단초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을 다시 평가해 마땅하다는 이야기다. 루즈 피트 청바지와 블레이저뿐 아니라 마이클 조던은 이미 시대에 앞서 힐 부츠를 신고, 모크넥을 착용했던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흥미를 갖기도 전에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온 마이클 조던의 패션은 그 시대의 기준보다는 선구자적 성격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이 마이클 조던의 스타일링이 객관적으로 멋지다고 정당화할 근거는 안 된다. 하지만 그는 분명 의도를 가지고 스타일링을 했고, 그 스타일링은 패션계에 새로운 맥락과 접근법을 가져다주었다. 최근 사랑받는 스웨터 베스트 등 청키한 니트웨어와 배기 워시아웃 진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패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마이클 조던은 몸소 그 옷의 매력을 보여준 바 있다.

마이클 조던의 시그니처 카고 통바지는 요즘 패션위크에서 볼 수 있는 바지보다 약간 큰 정도고, 마이클 조던의 모크 넥 셔츠는 스티브 잡스의 데일리 패션이 보여준 ‘무심한 멋’의 선배 격이다. 그리고 그 아이템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멋져 보이려는 목적이 아니라 본인이 해당 디자인과 감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한 것들이다. 그러한 개인적인 감각에 기반한 접근이 스타일링 센스를 발전시키는 열쇠이며, 트렌드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창조해내는 길이다.

마이클 조던은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패션에 있어서도 요령 따위 없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취했다. 마커스 조던의 이야기에 따르면 마이클 조던이 늘 옷보다 신발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스타일이긴 했지만, 그가 농구와 마찬가지로 패션에 있어서도 늘 승리를 향한 욕망이 있었던 것은 위에서 설명한 수많은 스타일링으로 알 수 있다.

옷을 잘 입는 것의 기준은 누구나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지만, 마이클 조던의 경우 그 기준은 오직 자신의 취향 단 하나였다. 그 결과물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긴 하지만, 그 태도는 분명 높이 평가해 마땅하다. 스타일에 신경 쓴다는 소비자들 중 몇이나 본인이 이제 경지에 다다랐기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러한 정신은 마이클 조던에겐 작은 점프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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