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브컬처의 터줏대감 발란사의 서울 스토어, ‘釜山 to 特別市’

부산에서 특별시로, 하지만 여전히 발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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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부산을 대표하는 편집숍이자 브랜드인 발란사. 발란사는 특별한 마케팅보다 패션과 서브컬처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입소문으로 조용히 이름을 알린 곳이다. 2008년 부산에서 시작돼 13년째 부산 서브컬처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는 발란사가 2020년 7월 24일, 드디어 서울에도 스토어를 오픈했다. 비바스튜디오부터 캐럿츠까지 다양한 브랜드 협업과 하이츠 스토어에서의 팝업 개최 등 늘 공간을 넘어선 새로운 움직임을 선사해온 발란사가 대한민국 수도에 매장을 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홍대입구역 6번 출구 5분 거리에 위치한 발란사 서울 스토어는 부산 스토어와 마찬가지로 김지훈 대표의 취향이 한껏 반영돼 있다. 1990년대 미국의 유스 컬처를 반영한 가정집 스타일의 스토어 한편에는 침대와 빈티지 포스터, 쿠션, 액세서리가 장식돼 있고, 찬장에는 트로피와 피규어가 가득 들어차 있다. 방처럼 꾸며진 공간 바로 옆의 문을 열고 나가면 마치 수영장을 옮겨놓은 듯한 디자인의 테라스가 마련돼 있다. 방처럼 꾸며진 공간과 판매 아이템 비치 공간 사이에 위치한 DJ 부스에서는 바이닐을 통해 힙합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작은 공간들이 모두 아기자기하게 그리고 저마다의 역할에 맞게 꾸며져 있다.

매장에는 빈티지 컵과 재떨이, 미국에서 공수한 트로픽 베스트의 인센스 스틱 등 발란사만의 셀렉션이 돋보이는 물건들을 비롯해 서울 스토어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한정 아이템들이 준비돼 있다. 발란사 서울의 오픈을 기념해 제작된 인센스 홀더는 30개 한정으로만 판매되며, 발란사의 로컬 아이덴티티를 나타낸 ‘釜山(부산)’ 대신 서울특별시를 뜻하는 ‘特別市(특별시)’가 로고에 삽입된 모자와 티셔츠 등의 아이템은 오직 이곳 발란사 서울 스토어에서만 판매된다. 위니치와의 협업으로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KTX를 형상화해 만들어진 ‘釜山 – 特別市’ 티셔츠와 서울 스토어 한정 반려동물 의류도 눈에 띈다. 그 밖에 교토에서 목욕 문화를 베이스로 활동하는 크루 후로 클럽(FRO CLUB)과 함께한 티셔츠와 타월도 독특한 아이템.

이처럼 특별하게 특별시에 문을 연 발란사를 <하입비스트>가 직접 방문해 김지훈 대표와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 발란사가 서울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앞으로 발란사 서울 스토어로부터 어떠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을까?

발란사는 오랫동안 부산을 거점으로 이어져왔는데요. 새롭게 서울에 매장을 열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서울에 있으면 더 많은 교류와 협업이 가능해진다는 점 때문이죠. 그리고 웝트샵, 헤리티지플로스, 하이츠 스토어 등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고 좋은 기회도 많이 생겼거든요. 이 사람들과 같이 하기엔 서울에 매장이 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딱히 어느 시점에 서울에 매장을 열어야겠다는 계획을 갖고 진행한 건 아니었고, 자연스럽게 일이 많아지면서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또 저희 손님의 80%는 일본인이에요. 특히 작년에 저희가 파르코에서 팝업을 진행한 뒤에 일본 손님이 더 많아졌고요. 하이츠 스토어에서 팝업을 했을 때도 대부분 일본 사람들이 와서 구매를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나머지 20%는 서울 사람들이에요. 부산에 있다는 점이 특별하기 때문에 그렇게 멀리서 찾아오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꼭 부산에서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어 새로운 스토어를 여는 데 좋은 시기가 아닐 수도 있어요. 지금 열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요즘 오프라인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에 저희가 굉장한 걸 보여주겠다는 포부나 큰돈을 벌어야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서울에 온 게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어요. 실제로 부산에서도 처음부터 금방 주목을 받아서 크거나 한 것이 아니라 꾸준히 저희 스타일대로 해와서 지금까지 온 거고요. 서울 스토어도 천천히 하나하나 스텝을 밟아나가는 방식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그러니 지금 단기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건 크게 관여치 않아요. 저희는 저희 템포로 가야죠.

이러한 상황에 맞춰서 온라인 스토어에 더 힘을 싣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요?

발란사는 온라인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아요. 왜냐면 매장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매장에 저희의 취향과 아이덴티티가 담겨 있고, 그걸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즐겨줬으면 하거든요. 그래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의미가 있어요. 단순히 파는 물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공간 자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서울 스토어는 부산과 다른 콘셉트나 셀렉션으로 전개될까요?

저희가 완전히 숍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브랜드도 아닌 독특한 포지션이잖아요. 사람들도 그걸 재밌게 받아들이는 것 같고 저희도 의도적인 건 아니었지만 그런 포지션이 맘에 들어요. 그래서 서울 스토어도 콘셉트나 셀렉션에서 부산과 다른 점은 없을 거예요. 어쨌든 서울이나 부산이나 같은 발란사니까요.

그래도 다른 점이 있다면 서울 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아이템들이 있다는 거죠. ‘서울’은 한자가 없기 때문에 ‘特別市’를 활용한 로고 디자인을 여러 아이템에 적용해봤어요. 그 로고가 들어간 아이템들은 서울 스토어에서만 판매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스토어를 만드는 사람들은 같더라도 어쨌든 서울과 부산이라는 지역 자체의 분위기가 다르니까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차이점은 생길 것 같아요.

최근 협업을 여러 차례 진행했는데요, 어떤 과정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나요? 예정된 협업도 있나요?

자연스러움과 재미를 중시해요. 실제로 저희가 재미있게 하는 걸 사람들이 또 좋아하고요. 최근 캐럿츠와 함께한 협업도 재미가 있었죠. 일본 브랜드나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어반 리서치에서 많은 도움을 줬어요. 예정된 협업으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스포츠 브랜드와 함께 스니커를 제작하고 있어요. 아웃도어 브랜드와도 준비하고 있는 게 있고요. 그 외에도 계속해서 재밌는 것들을 해나갈 생각이에요.

서울 스토어를 여는 시점 발란사의 감회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과거를 생각해보면 신기해요. 어렸을 때는 일본 브랜드의 옷을 사 입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브랜드가 일본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고 인기도 얻고 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 브랜드에 일본 친구들이 관심이 많아요. 헤리티지플로스와 발란사, 디스이즈네버댓이 하라주쿠에서 팝업을 열게 될 거라곤 예전엔 생각하지 못했죠.

그런 시장의 변화와 저희의 성장을 즐기면서 재밌게 해나가고 있어요. 앞으로 저희뿐만 아니라 저희 같은 규모이면서 이런 재미있는 것들을 할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져서 이 문화가 더 풍성해졌으면 좋겠어요.

발란사 서울 스토어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161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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